전(全) 군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컴팩트 시티(Compact City)’ 사업
하동군은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미래도시 종합발전계획으로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이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대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층·고밀도 개발 방식의 컴팩트 시티 모델과는 차별화된 ‘농촌형 컴팩트 도시’를 통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도보 15분 이내에 교육·의료·공공서비스 등 공공시설과 주요 거점시설을 집약하는 효율적인 공간 구조를 만들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생활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정책의 목표다. 이를 위해 하동군은 우선 ‘하동읍 매력화 사업’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원 및 평생학습관 건립, 체육시설, 공공기관의 이전·신축, 하동읍 예쁜거리 조성사업, 정원형 공공청사 조성사업 등, 하동군은 앞으로 전 군의 역량을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을 완성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동읍 미래도시 종합발전계획 조감도[출처: 하동군청]
하 군수의 의지와 하동군이 꿈꾸는 미래
하동군은 컴팩트 시티 정책을 통해
△주요 기능을 특정 거점에 집약하여 생활 서비스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넓은 지역에 분산된 기반 시설을 한 곳에 집중시켜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매력적인 거점 지역을 조성하여 청년층이나 귀농·귀촌 인구를 유인함으로써 지역소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에 직면한 하동군의 문제를 컴팩트 시티 정책을 통해 돌파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승철 군수는 이와 관련하여 “지역 현황과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주민수요를 적극 반영한 사업인 만큼,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지방소멸 위기에 필수적·획기적 대안인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을 반드시 완성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문제들
그러나 본래 ‘대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고밀도 개발을 통해 효율적이고 압축적인 도시공간을 만들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컴팩트 시티 개념을 인구밀도가 낮고 지역이 넓은 군 단위 농촌 지역에 적용할 때는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물리적 분산과 광활한 면적으로 인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서울시(605.25km²)보다 넓은 면적(675.5km²)의 하동군은 인구밀도가 매우 낮고 주거 지역이 넓게 분산되어 있어, 물리적으로 모든 생활 시설을 도보권 내에 집적하기가 어려워 컴팩트 시티의 본래 목적을 실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외곽 지역의 슬럼화’ 문제가 있다. 콤팩트 시티는 주요 기능과 인구를 특정 거점 지역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상대적으로 개발이 제한되거나 배제된 외곽 농촌 마을들은 오히려 더욱 빠르게 쇠퇴하고 슬럼화할 가능성이 있다.
△‘자산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주요시설의 도심 집중으로 중심지 내 주거 및 토지 가치가 상승하면서 자산 가치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하동읍 등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생활 환경의 양극화’로 외곽 농촌지역의 고질적인 ‘생활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정 거점에 인구와 시설, 투자를 집중시킴으로 인해, 여전히 넓은 농촌 지역에 흩어져 사는 주민들은 대중교통 부족,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교통 약자’, ‘사회·경제적 소외자’로 더욱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 있다.
△농촌 지역 ‘공동체의 기능이 상실’될 위험성이 있다. 인구를 중심지로 유인하는 컴팩트 시티 정책은 주변 농촌 지역의 인구 유출을 초래하여 기존에 존재하던 소규모 농촌 마을 공동체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사실상 소멸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 ‘컴팩트’와 함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대도시의 고밀도 개발 중심의 컴팩트 시티 모델을 농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동군은 기존의 모델과는 다른 ‘농촌형 컴팩트 시티’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차별점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하동군이 추진하고 있는 컴팩트 시티 정책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 고밀도 개발로 지역 간 불균형 및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외곽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나 개선이 없이 행정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컴팩트 시티 사업에서 배제된 개별 마을이나 면 단위의 소규모 중심지들을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거나, 상호 보완이 가능한 지역 간의 연계를 통해 군 전체 지역의 균형 발전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뚜렷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심 거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컴팩트’하게 개발하되, 인접 지역들을 효율적인 교통 및 정보통신망으로 ‘네트워킹(연결)’하여 상호보완을 도모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거점 지역에 대한 대규모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유연한 계획으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컴팩트 시티 정책을 수정·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컴팩트 시티의 성공사례로 잘 알려진 일본의 도야마시도 도심 1곳에 인구와 시설을 집중시키는 대신, 주변 여러 지역을 대중교통으로 연결하는 ‘컴팩트-네트워크 구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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