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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지방선거

2026년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방선거의 역사, 제기되는 문제들, 해결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기사는 「지역, 지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하승수, 2007, 후마니타스)를 바탕으로 해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쟁점이 되는 사안들을 재구성하여 작성하였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지방선거 부활

1952년 첫 지방의회 선거 이후 실시되어 오던 지방자치제도를 5·16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중단시켰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1991년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부활되어 1995년 6월 27일 전국 동시선거 방식으로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실시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제2공화국 헌법 “적어도 읍·면의 장은 주민이 직접 선거해야“ 명시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 이후 들어선 제2공화국에서는 헌법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방법은 법률로 정하되 적어도 시·읍·면의 장은 그 주민이 직접 이를 선거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여 이승만 정권에 의해 퇴행되었던 지방자치를 확대하여 복원시켰다. 그러나 5·16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과 12·12 군사반란과 광주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지방자치를 없애고 중앙정부의 지방단체장 임명과 관변단체를 통한 주민통제 방식으로 30년간 지방을 통치하였다.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풀뿌리 보수주의의 아성’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일본의 유명한 혁신자치제 이론가인 미야모토 겐이치는 “정치의 말단으로 갈수록 보수주의가 강세로 나타나는 현상”을 풀뿌리 보수주의로 보았다.
우리도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에 형식적 민주화는 진전되었으나 지역에서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내려온 보수적인 단체들과 지역 유지들의 영향력이 유지되었고, 지방자치 부활과 함께 그들의 영향력이 제도 정치권으로 확대되었다.

유권자들의 지역과 일상에 대한 관심, 높은 투표율이 풀뿌리 민주주의 만들어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 비교해볼 때 매우 낮다. 풀뿌리 보수주의가 가능한 것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해관계가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많은 ‘유권자의 무관심과 비참여’가 필요하다. 일상에 퍼진 무관심은 지방선거에서 낮은 투표율을 초래했고, 낮은 투표율은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조직화된 이익단체나 보수적 사회단체 등의 영향력을 키운다. 유권자들의 지역과 일상에 대한 관심과 높은 투표율이 지역에서의 풀뿌리 보수주의를 풀뿌리 민주주의로 바꿔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당공천제, 생활정치 실종,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켜

지방자치 부활 이후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의원과 단체장의 정당공천 문제였다. 1991년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부활할 당시에는 기초의원은 정당공천을 배제하고 광역의원만 정당공천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러 논쟁과 파란 끝에 2006년 지방선거부터는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적용하여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기초 지자체장들의 조직인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일부 학계에서는 기초 지자체장에 대한 공천 배제를 주장했지만, 중앙정당과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 공천제의 확대를 찬성했다. 그 결과 지역에서 생활정치의 실종과 지역 풀뿌리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더욱 예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병기, 강선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시절 제7대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저질렀던 부패·비리 혐의는 그 한 예이고,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이다. 적어도 기초 지자체장과 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는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장이 중앙정부, 중앙정당 또는 중앙 정치인과의 관계에서는 ‘약자’일 때가 많다. 그러나 지자체 안에서는 ‘제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지자체장은 인사권(공무원 임용, 승진 등), 재정권(예산편성권)을 거의 독점하여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 인사권은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지방 공무원은 지자체장의 의중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고, 지자체장에게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 또 지자체장은 예산을 매개로 지방의원들을 ‘관리’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보조금이나 각종 사업을 매개로 지역의 여러 집단과 단체들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 지방의회와 주민들의 제도적인 견제 기능은 있으나, 역량 부족, 제도적 한계, 절차상의 까다로움 때문에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분권, 지역 안 민주주의와 함께 추진돼야

이렇듯 지자체장의 권력이 막강하고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분권은 자치단체장의 권력만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분권은 지역 안 민주화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 안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의 보완뿐만 아니라 주민의 자율적 참여와 자치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분산, 공론화 필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극 3특’ 정책을 밀어붙이고 국민의힘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는 이재명 정부와 거대 양당의 성장주의 연합이 ‘대기업유치 만능론’과 ‘토목공사형 도시개발’ 정책 등을 앞세워 대기업과 토건자본, 지역토호들에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대형 쇼핑몰이 골목경제와 지역경제를 압살하듯 5극의 메가시티가 주변의 도시와 농촌·어촌·산촌을 수탈하고 소멸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지난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졸속추진 통합특별시 특별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에서, 이승훈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지금 추진되는 통합은 권한을 분산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제왕적 권력을 가진 ‘지방영주’를 만드는 권력 집중에 불과하다.”며 “공론화 과정 없는 졸속 통합은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