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22회 윤봉길 예산 전국 마라톤 대회’에 ‘식물식평화세상’ 회원과 함께 참가후 기념 촬영.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이수삼 씨.
77세 이수삼 씨는 오늘 아침에도 부인 옥인숙(71) 씨와 함께 5킬로를 거뜬히 달리고 들어와 일상을 시작한다. 1차 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을 결합한 ‘지리산 착한 농부 협동조합’에서 종사하고 있는 이씨는 운동을 하면 지쳐서 일을 못 할 것 같지만 그 반대라고 말한다. 오히려 더 힘이 나고 피곤한 줄 모른다고 한다. 그가 오늘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100세까지 산다면 그때까지 계속 달리고, 보스톤 마라톤까지 나가는 게 목표”라고 한다. 4년 전부터 부인 옥씨와 함께 마라톤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옥씨는 올 예산 마라톤에서 ‘70대 여성 완주상’과 함께 상금도 받았다. 이씨 부부는 올해 이미 4번 참여했고 하반기에 6번 정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수삼 씨 부부가 적지 않은 나이에 어떻게 마라톤 매니아가 되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많은 운동이 있는데 왜 하필 마라톤인가요?
일단 마라톤은 많은 장비가 필요치 않아요. 운동화만 있으면 됩니다. (하하) 사실 마라톤 이야기를 하려면 ‘자연식물식’ 이야기부터 해야 합니다. ‘비건(Vegan)’이라고도 하는데 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고 식물성 식품만 먹는 사람들을 말해요. 저는 ‘식물식 평화세상 러닝클럽’이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몸은 가볍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연식물식’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달리기를 실천합니다. 자연식물식과 운동을 아우르는 삶이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치유하며 생명평화세상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실천적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 클럽에 참여하다 보니 마라톤까지 하게 됐습니다.
비건이라고 하면 ‘어떻게 풀만 먹고 사느냐, 힘이 나느냐, 영양분이 부족하지 않느냐, 특히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육식을 하지 않아도 통곡물, 채소, 과일만으로도 단백질 섭취는 충분합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은 7% 정도인데 현미에는 8%, 통밀 10-15%, 콩류에서 40%의 단백질이 들어있어요. 사실 유명 스포츠 선수 중에도 비건이나 채소 기반 식단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울트라 마라톤 챔피언 스콧 주렉(Scott Jurek)은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철저한 비건 운동선수로 유명하지요. 식물성 식단만을 고수하면서도, 엄청난 지구력과 빠른 회복력을 증명해 낸 분이죠. 그의 저서 <잇앤런(Eat & Run)>은 유년 시절부터 울트라 마라톤 챔피언으로 등극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식물성 식단의 비밀을 담은 회고록입니다.
마이크 프리몬트(Mike Fremont)는 미국의 전설적인 100세 러너이자 환경 운동가인데 철저한 식물성(비건) 식단 옹호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22년 출생으로, 은퇴한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60대에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합에 출전하기 시작하여 마라톤 및 장거리 달리기에서 여러 세계 기록을 세웠습니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공식 대회 완주를 달성했고, 103세였던 2025년에는 신시내티 플라잉 피그 마라톤(Fly-ing Pig Marathon) 1마일 부문에 출전해 역대 최고령 참가자 기록을 세웠죠.
여러 마라톤에 참여하면 마라톤마다 특징같은 것이나 다른 점이 있나요?
국내에는 1년에 약 400-500개의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열립니다. 마라톤마다 스토리와 특징이 있어요. 최근 순천에서 참여했던 ‘여순항쟁 기념마라톤’에서는 유족분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어서 많은 의미가 있었어요. 창원 마라톤은 통일을 기원하는 ‘통일 마라톤’이고요. 충남 예산 마라톤은 ‘윤봉길 마라톤’으로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것으로 마라톤마다 특색이 있지요.
마라톤 하신 지는 4년 정도 됐다고 하셨는데 하시기 전과 후 어떤 변화를 느끼시나요?
눈이 맑아졌고요, 정신도 또렷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게 됐고요.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체력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너그러워지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달리기를 하다 보면 인간의 몸은 꾸준하고 길게 달리는 데 최적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에게 달리기는 아주 자연스럽다는 느낌이에요. 달리기는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60분 달리기를 하면 수명이 7년 늘어난다.’는 영국 타임스의 헤드라인이 화제가 된 적도 있어요. 특히 전력 질주는 학습 능력과 실행 기능 등, 뇌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 달리기가 항우울제 치료 효과도 있다고 해요. 결국 선택과 습관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당장 혀에 좋은 것을 선택할 것인지 몸에 좋은 걸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도 꾸준히 달리기를 하며 습관을 들여야 하지요. 아무튼 운동은 다 건강에 좋겠지만 저는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달리기’를 추천합니다. (연락처: 010-3559-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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