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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고 선명한 음색의 트렘페터” 클리포드 브라운 (Clifford Brown)

우리들의 음악이야기 ⑤

“둥글고 선명한 음색의 트렘페터” 클리포드 브라운 (Clifford Brown)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클리포드 브라운. 그는 1930년 미국에서 태어나 악기에 능통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2살부터 트렘펫을 불기 시작했다. 델라웨어 주립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나 음악을 포기할 수 없어 메릴랜드대학에 편입, 음악을 전공하며 연주 활동을 하게 된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것은 디지 길레스피로 이후부터는 찰리 파커, 크리스 파웰, 아트 블레이키, 맥스 로치 등 당대 손꼽는 연주자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같은 트럼페터인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는 거칠면서도 현란한, 그야말로 재즈의 원형다운 연주를 들려준다면, 챗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는 느슨하고 낭만적이며 블루지(bluesy)한 느낌을 준다. 클리포드 브라운의 연주는 한음, 한음이 정확히 귀에 꽂히는 듯한 선명함과, 부드럽고 유려한 테크닉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그는 모던재즈의 한 갈래인 ‘하드 밥’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하드 밥의 특징인 즉흥성과 탁월한 멜로디라인, 소울풀한 감정표현과 펑키한 리듬감을 고루 갖춘 그야말로 천재적인 연주자였다.
어떤 블로거는 그의 연주를 ‘둥글다’라는 한마디로 표현했는데, 동의한다. 완벽에 가까운 흠없는 연주, 게다가 햇살처럼 따뜻하고 서정적이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완성도 때문에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을 두고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재즈계의 판도는 달라졌을 거라는 말이 늘 함께 따라다닌다. 그는 겨우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수많은 뮤지션과 공연하고 40여 장에 달하는 레코딩을 했다. 마치 더는 시간이 없는 사람처럼. 게다가 그는 당시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 만연하던 마약이나 술에도 전혀 손대지 않았다. 오로지 트럼펫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1956년 6월 26일 공연이 끝난 저녁, 동료였던 리치 파월 부부와 함께 자동차를 탔던 클리포드는 빗길을 달리다 미끄러져 도로 밖으로 추락하며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그의 나이, 25살이었다. 색소폰 주자인 베니 골슨은 1957년 클리포드를 추모하며 ‘I remember Clifford’를 작곡했다. 이 곡은 트럼페터 리 모건의 연주로 널리 알려졌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 그를 의식한 것인지 몰라도 연주 방식이 클리포드 브라운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 앨범으로는, <Clifford Brown & Max Roach(1954)>, <Study in Brown(1955)> 가 꼽히는데 멜로디와 테크닉의 완벽한 조화를 보이며 하드 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Clifford Brown with Strings(1955)>는 현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그의 서정적인 면모를 볼 수 있으며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음반이다. 평소 재즈를 어렵다고 생각했던 분들이라도 비교적 그의 대표곡, 또는 발라드한 연주곡들은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니 꼭 한 번 찾아 들어 보시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