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갯벌의 해홍나물(사진출처: 우리수라)
“수라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잊혀 가는 이름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
갯벌은 ‘자연의 허파’라 불릴 만큼 뛰어난 자정 작용을 하고 산림보다 이산화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 갯벌 생태계는 엄청난 태풍이나 해일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여주며, 멸종위기종 철새들의 기착지 및 수생생물의 산란장 역할을 한다. 수라갯벌은 30년 넘게 진행된 새만금 간척 사업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원형 갯벌이다.
하동에 사는 주민 중 새만금, 그중에서도 수라갯벌을 잊지 않고 가끔이라도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동의 갈사만 문제만 해도 환경을 생각하는 몇 사람 외에는 관심 밖인데 전라북도에 있는 수라갯벌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을 살리려는 사람은 있기나 한 걸까?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도 누군가 끝까지 어떤 관심사에서 끈을 놓지 않기에 결국 좋은 끝을 보게 되는 일을 우리는 종종 본다. 그리고 이런 일에 힘입어 느슨해진 내 삶의 끈을 단단히 조이기도 한다. 하동 주민에게는 다소 관심 밖인 수라갯벌에 온 힘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수라에 왜 그렇게 전력을 쏟는 걸까? 수라에 온 힘을 다 쏟겠다는 조선원(64, 악양)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언제부터 수라갯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2022년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황윤 감독, 촬영기간 2015-2022)를 본 후부터였어요. 하동에 2024년에 이사 오기 전 진안에 귀농해서 살 때 ‘진안녹색평화연대’에서 활동했어요. 여기서 영화 <수라>를 모두 함께 볼 기회가 있었어요. 갯벌에 사는 조개며 작은 생명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데 너무 충격을 받아서 눈물이 줄줄 흘렀어요. 다음날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수라와 무관하게 살 수 없다.’ 여겨져 전주로 군산으로 서울로 달려갔어요. 영화 <수라>를 보면 새만금 사업 환경영향평가가 법정보호종의 종류와 개체수를 누락하고 부실했던 것으로 나와요. 새만금에는 저어새(멸종위기 1급, 전 세계를 통틀어 4500여 마리만 남아있다), 황새(멸종위기 1급 및 천연기념물), 알락꼬리마 도요 등 50여 종 이상의 법적 보호종과 철새들이 먹이활동과 번식을 위해 찾고 펄에는 동죽, 분홍접시조개 등 작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요. 수달(멸종위기 1급)도 관찰되고요.
새만금 사업은 거의 30년 넘지 않았나요? 노태우 정부 때부터죠? 어떻게 돼가는지 사람들 머리에서 잊혀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잊힐 만하면 국제 공항이니, 잼버리 참사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은데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 거죠?
정부는 미군이 이용하는 군산공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약 9천억 원을 들여 2.5㎞의 활주로를 갖춘 새만금신국제공항을 추진 중인데 그곳이 수라갯벌이에요. 국제공항 수준에도 미달이에요. 주기장이 5대 밖에 안 되고 활주로도 짧아요. 또 공항예정지에 예상 연간 조류 충돌 횟수가 약 46회로 예측되었는데 이는 지난해 사고가 발생했던 무안공항의 600배가 넘어요. 공항이 건설되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이나 주변 환경에 미칠 중대한 악영향이 제대로 평가되지도 않았고요. 지금도 주변 섬이 썩은 물로 오염되고 있어요.
수라갯벌의 큰기러기(사진출처: 우리수라)
처음에는 세종환경청 앞에서 농성하다 사업이 전북으로 이관되면서 전북도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어요. 오늘로 1596일째(6월 19일 현재)인데 처음에는 1308명이 함께 시작했는데 매일 하다 보니 수십 명이 할 때도 있지만 한두 명이 할 때도 있고 아침, 점심, 저녁 3번 피켓시위로 이어가고 있어요. 천막에서 밤에 자는 게 제일 힘들어요. 잘 수가 없어요.
수라갯벌의 큰기러기(사진출처: 우리수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변화가 생기거나 해결점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었나요?
법원이 25년 11월 착공 예정이던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에 대해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어요. 환경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처음이라고 해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신공항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신설 또는 검토 중인 공항은 새만금신공항, 부산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울릉공항, 흑산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 모두 8곳. 아직도 말 많은 경기국제공항(수원)과 포천공항까지 더하면 총 10곳이에요. 전국 15개 공항 중에 적자 내는 곳이 11곳이라고 해요.
환경단체는 전라북도와 항소를 제기한 국토교통부를 규탄하며 항소를 포기하라고 농성하고 있어요. 또 슾지 보존을 위해 수라를 슾지로 지정하라는 서명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받고 있어요. ‘하동시민행동’에 도움을 몇 번 요청했는데 온라인 서명받는 활동들이 많으니까 눈여겨 보지 않고 넘기는 경우도 있고, 마음은 있어도 교통이 불편한 전북도청까지 가기는 쉽지 않죠. 그래도 저는 하동에서 장날이나 사람모이는 곳에 가서 오프라인 서명을 받으려고 하고, 교통이 많이 불편해도 농성에 참여합니다. 처음 수라를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는 제 나름의 다짐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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