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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하동군수 당선인 공약, 실현 가능성은?

김현수 군수가 선거기간 내세운 5대 핵심공약. 공약집을 살펴보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없어, 정치적인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하동군수에 김현수 씨가 당선되었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부자 하동’과 ‘하동 중심, 남해안 제일의 경제자족도시로 대전환’을 핵심구호로 내세웠다. 교통·물류망을 확충하고, 농축수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며, 웰니스 관광과 AI 행정, 생활복지를 결합해 ‘부자 하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자’라는 개념이 공공기관의 목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제쳐두고라도, 해당 공약들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김 당선인의 5대 공약은 ‘간선 물류망 조기 확충, 하동패스와 수요응답형 버스 도입, 연소득 1억 농가 1000호 육성, 세계 수준 문화·관광·체육 특구 조성, 하동군민지원청과 AI 행정 구축’이다. 총사업비를 합산해 보았다. 자그마치 약 2조 1800억 원에 이른다. 하동군 자체 재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재원조달 방안으로 국비, 지방비, 민간투자 유치를 말하는데 어느 사업에 얼마의 국비를 확보할 것인지, 민간투자는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김현수 군수가 6.3 지방선거 당시 배포한 공보물이다. 하동의 묵은 현안인 갈사산단 개발과 대송산단 정상화는 서부경남경제자유구역청 설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제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실패한 사업이라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핵심 공약인 ‘간선 물류망 확충’은 총사업비가 8800억 원이다. 국도 2호선과 19호선 병목 구간 해소, 남해고속도로 사천~하동 구간 6차선 확장, 벽소령 터널 개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군수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국가도로망 계획, 예비 타당성 조사, 환경성 검토, 중앙정부·경상남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특히 벽소령 터널은 지리산권 환경 훼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통행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천~하동 구간의 6차선 확장이 지역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말하고 있지 않다.
복지 공약 역시 현실성이 부족하다. ‘하동패스와 AI-DRT, 100원 택시 확대’ 공약은 교통약자에게 절실한 정책이다. 하지만 24시간 이동권 보장에는 24시간 일할 운수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지와 플랫폼 구축비 그리고 지속적인 운영비의 확보가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운영 재원과 운수노동자 확보가 문제인 것이다. 총사업비 3500억 원을 들여 시스템을 만들더라도, 이후 매년 얼마가 필요한지 또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설계되지 않으면 결국 이는 하동군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연소득 1억 농가 1000호’ 공약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팜, 푸드테크, K-푸드 수출, 로컬벤처 육성은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령화와 인력 부족, 초기 투자비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농촌 지자체가 유사한 공약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경쟁을 전제로 하는 시장에서 판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공약집에서처럼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모델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하동 농업이 첨단 농업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몇몇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과 지역 농업 전체의 소득 구조를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계 수준의 문화·관광·체육 특구’ 공약도 점검이 필요하다. K-메디컬 웰니스 리조트, 국제경기 유치급 체육시설, 트로트 레전드 전수관, 웰니스문화관광재단 설립은 모두 많은 비용과 전문적인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관광시설은 짓는 것보다 방문객을 유치하고 운영하는 것이 더 어렵다. 방문객 수요, 민간사업자 참여 가능성, 기존 관광지와의 차별성, 사후 운영비 부담을 따지지 않으면 또 하나의 전시성 시설로 남을 수 있다.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것도 숙제이다.
김 당선인의 공약은 하동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를 돌파해보려는 많은 고민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공약을 살펴보면 ‘AI’, ‘웰니스’, ‘글로벌’, ‘특구’, ‘허브’ 같은 상징적인 표현이 많고, 재원과 권한, 행정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하다. 선거를 마친 당선인에게 남은 과제는 공약집에서 제시한 화려한 구호를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바꾸는 일이다.
군민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판단과 많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계획, 연차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로드맵, 그리고 실패 가능성에 대한 대비까지를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 15만 뉴하동시티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패로 그친 갈사만의 교훈을 기억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