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궁 인근 불법 펜스가 설치된 곳의 위치. 삼성궁 출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지리산국립공원 내 탐방로에 삼성궁 측이 멧돼지의 진입을 막기 위한 펜스를 임의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립공원 내 시설물은 자연자원 보전과 탐방객 안전 등 공익적 목적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궁이 설치한 펜스는 허가 없이 설치된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삼성궁 인근 탐방로에 설치된 불법 펜스. 멧돼지를 차단하는 목적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립공원의 숲 안에 야생동물의 이동을 차단하는 펜스는 법적으로도 설치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문제의 펜스가 설치된 장소는 지리산국립공원 삼성궁~상불재 탐방로 구간이다. 삼성궁 기점 약 750m 지점에 설치되었는데, 멧돼지들이 삼성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시설이다. 그러나 국립공원 안에서 임의로 펜스를 설치하는 행위는 탐방객의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엄격하게 제한된다.
삼성궁의 이 같은 행위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이다. 과거 삼성궁~상불재 탐방로는 삼성궁을 통과하였다. 하지만 입장료 문제 등을 이유로 삼성궁이 임의로 우회 탐방로를 조성하였다. 당시 조성된 우회 탐방로는 1km 미만으로 공원위원회 심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민간인이 국립공원 내 탐방로를 허가 없이 개설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위법 행위이다.
더욱이 우회 탐방로 조성 과정에서 산죽과 나무가 무단으로 베어졌는데, 이는 국립공원자연자원 훼손에 해당한다. 탐방객을 우회시키려고 식생을 훼손하거나 임의로 시설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매우 심각한 불법 행위이다. 하지만 당시 사건은 민원인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원상회복 조치 없이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다.
지금은 삼성궁이 임의로 우회시킨 탐방로가 사실상 정규 탐방로처럼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선례가 반복되면서 국립공원 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삼성궁에 대한 특혜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국립공원공단은 이번 불법 펜스 설치 행위에 대해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위의 불법 여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히 시설물 설치 문제를 넘어 국립공원 관리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립공원 내 탐방로는 개인의 편의에 따라 임의로 설치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공간이다. 따라서 국립공원공단은 왜 펜스를 설치했는지와 누가 설치했는지, 어느 정도 훼손되었는지 그리고 기존 우회 탐방로 조성 과정까지 함께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당사자에게 원상회복을 명령하고 경우에 따라 형사 고발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립공원 내 불법 행위가 반복되어도 사실상 용인된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정환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은 “국립공원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공공 시설물에 한정된다.”며, 또한 “공공 시설물이라고 하더라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삼성궁 측에서는 ‘멧돼지를 차단하기 위한 시설이었다.’라고 답했지만, 실제 시설물이 설치된 곳을 보면 멧돼지의 출입을 막기 위해서 설치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멧돼지의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했더라도, 이는 야생동물의 이동을 방해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명백하게 야생동물보호법, 자연공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하동군의 대표 관광지인 삼성궁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요한 관광지라는 이유로 국립공원 내 불법 행위가 묵인돼서는 안 될 것이다. 국립공원은 특정 시설이나 개인의 편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포함하는 국민 모두의 자연유산이기 때문이다.
삼성궁이 불법 시설 설치와 탐방로 훼손을 반복하는 ‘초법적 단체’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국립공원공단과 하동군의 엄정한 조사와 적법한 조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