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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생태지킴이’들의 반딧불이 모니터링
하동생태지킴이(회장 김희곤, 68) 회원들은고전면 주교천 일대에서 반딧불이 모니터링을2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다. 주교천 일대에서 7월부터 9월까지 나타나는 반딧불이를 꾸준히관찰하고 있는데 점점 그 개체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성평 일대 돈사 문제로 뭉쳐 이미그 저력을 과시한 적이 있는 이들은 반딧불이를 발견하고 다시 한번 합심하여 고전면의 생태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연생태 모니터링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으며 자연환경 보전의 수단이될 수 있다.
반딧불이는 수십 년 전만 해도 밤이면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불을 켜고 다니는 흔한 곤충이었다. 그러나 많은 농약의 사용으로 그 개체수가 줄어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반딧불이가 청정지역에서만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비교적 깨끗한 계곡에서 많이 서식하는 우렁이, 물달팽이, 조개,다슬기 등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생종 반딧불이 유충은 육지에 사는 달팽이와 민달팽이 혹은 애벌레와 지렁이를 먹고 살기 때문에, 굳이 계곡을 끼고 있지 않아도 서식할 수있다고 한다.
박과 수세미를 수확하고 있는 하동생태지킴이 회원들
하동생태지킴이 회장 김희곤 씨는 반딧불이개체수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생태 축제’에대해 반짝이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성평 일대에서 유명한 정두수 공원과 반딧불이, 바가지, 수세미를 묶어 생태체험축제를 기획하고 싶다고 말한다. 모니터링하는 주교천 성평 일대에박과 수세미를 많이 심었는데, 플라스틱 제품보다는 천연의 바가지와 수세미를 더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회원강성중 씨는 박에 그림과 글씨를 쓰는 박공예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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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와 박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전화: 010-2048-4539
홍마리 기자
반짝이는 반딧불이의 눈으로 마을을 지킨다
2024년 12월 / 41호
우리마을두루두루
“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
‘2024 지리산 국제환경비엔날레’가 11월 7일 하동군 적량면 지리산아트팜에서 개막했다. ‘로컬르네상스: 생명·자연예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전시는 12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개막식에서 김성수(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69) 집행위원장은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때에“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며 로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영국의 게이츠헤드, 일본의 나오시마, 우리나라 통영 등 많은 곳에서예술이 지역을 살린 성공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리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김성수 씨
이 전시는 예술로 지역을 살리는 ‘로컬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성수, 고 백수남, 이탈리아의 마씨모 펠레그리네티, 영국의크리스 드루리 등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대지미술, 설치미술 등이 전시되었고 한국 출신의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고 백수남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백미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AI 극영화 ‘AI 수로부인’의 일부를 관람할 수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기반을 다진 심은록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 전통 설화 ‘수로부인’을 60여개의 AI 기술을 이용해 제작했다고 한다. 미디어아트 창시자 백남준을 기리는 AI 영화 굿판으로 기획되어, 인공지능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예술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한국조형예술원 실용전문학교 교수인 에리카김이 동서양이 융합된 춤을 선보였다.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1회 졸업생인 소암차제다의 정소암 씨가 찻자리를 마련해 전시장 한편을 맛있고 향기로운 곳으로 만들었고, 지역 밴드인 ‘오!지리’의 연주도 전시장의 기운을 감미롭게 돋구었다.
동서양이 혼합된 퓨전춤을 선보이는 한국조형예술원 교수 에리카김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어로 ‘2년에 한 번’이라는 뜻으로, 1895년 시작된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유명세를 얻으면서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일컫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의 최신 미술 경향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광주 비엔날레가 1995년 처음 열렸고, 현대미술 전반을 비롯해 사진, 건축, 미디어아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은 지방 도시들도 국제적인 문화 행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부산비엔날레’도 부산이라는 지역에 국한된 미술 행사에서 국제적인 미술 행사로 거듭나면서 이름을 알렸다. 2년마다 열리는 이유는 국제전이라 매년 열기에는 준비기간이 빠듯하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은 미술 경향을 제대로 선보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동비엔날레 ‘로컬 르네상스: 생명·자연예술’
2024년 12월 / 41호
우리마을두루두루
서비스 대신 값으로 승부하고 믿음으로 운영한다!
인구 4만의 작은 하동에 시선을 붙드는 특별한 가게들이 많아졌다. 바로 무인점포다. 하동읍 주변으로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점포는 품목 또한 다양하다. 무인카페, 무인반려동물 편의점, 무인아이스크림과자 가게, 무인세탁소, 무인옷가게, 무인주유소…. 고물가의 장기화 속에서 인건비 걱정 없이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무인점포는 도시는 물론 농촌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하동 초등학교 옆 무인 셀프 매장
하동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무인 아이스크림 과자 가게에는 하교 시간이면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초등학생의 코 묻은 천 원짜리 지폐를 기계에 넣고 계산하는 아이의 손은 주저함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스마트 폰으로 시작해 컴퓨터로 수업을 받은 세대에 알맞은 계산법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하교 시간에 몰린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주인이 없으니 더 편하고 마음대로 오래 물건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곳이니 계산 기계도 현금과 카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시장통에 있는 무인카페 ‘설레임’
하동시장통에 새로 생긴 무인카페 ‘설레임’ 주인 권덕현(59) 씨는 “아직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돼서 잘 모르지만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며 “뭐 한 6개월 하면 투자금은 나오겠지요.”라고 희망적으로 말한다. 자기 점포라 월세가 안 나가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또 주위 분들은 연세가 있어 자동화 기계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고 믹스커피를 더 즐겨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무인이라 커피값이 싸긴 하지만 좋은 커피를 쓰고 있다고 자랑하며 커피는 맛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혼자서도 잘해요! 늘어나는 무인 시스템!
2024년 11월 / 40호
우리마을두루두루
하동 북천면 직전마을 돌담 둘레길
지난 9월 13일 하동군 북천면에서는 두 개의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하나는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이며 다른 하나는 2회를 맞이하는 ‘직전마을 돌담길 걷기’ 행사다. 직전마을 바로 앞에서 대형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마을에서 또 다른 행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전마을 행사장을 찾아가 보았다.
돌담을 복원하여 시골스러움을 재현
북천면 직전마을은 75가구 96명이 살고 있다. 마을 뒤쪽으로 마안산, 이명산, 계명산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 산이 많으니 땅을 파면 돌이 흘러내렸다. 돌을 처리할 수 없으니 돌담을 쌓기 시작해 자연히 집집마다 돌담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 직전마을 이장 문현태(64) 씨는 설명한다.
직전마을 이장 문현태 씨
올해 2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문 씨는 40년만에 귀향했다. 신약개발 연구와 겸임교수직을 5년 일찍 정리하고,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을 지금도 잘한 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고향에 돌아오니 따스한 온정과 유년기 시골의 정취는 사라지고 그 많던 옛 돌담은 시멘트 블록담 등으로 많이 바뀌었다. 마을 분위기도 개인 중심으로 도시화되어 있었다. 직전 마을 앞에서 코스모스 축제를 하지만 막상 마을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문씨는 마을의 특징인 돌담길의 ‘시골스러움’을 복원하여 어릴적 추억을 생각하면서 걸어보고 싶어지는 돌담길 마을을 추진하였다.
‘마을돌담 둘레길’을 돌다보면 ‘아름다운 숲’으로 뽑힌 ‘서당거리’로 불리는 수령이 300년 이상 된 자연소나무숲을 만나고 이명산에서 내려오는 실개천인 ‘안골천’의 청정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는 이런 마을의 장점을 살려 2개의 둘레길을 만들고 꽃축제의 탐방객들을 마을 안쪽 돌담길로 이끌었다. 외부 사람이 자주 오다 보면 고령화로 소멸되는 마을 주민도 늘 것이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느릿~느릿~ 거닐어보자 직전 마을 돌담 둘레길, 이웃마을 사이의 교류도 행사의 한 몫
2024년 10월 / 39호
우리마을두루두루
지난 8월 하동생태해설사회(회장 박영희) 주관으로 하동군청 민원실과 금성면 면사무소에서 ‘섬진강 하구 생태환경 사진전’이 개최됐다. 이번 사진전에는 그동안 모니터링한 사진 35점이 전시되었다. 전시회를 주관한 하동생태해설사회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8월12일부터 14일까지 금성면사무소에서 진행한 생태사진전 전시회 모습, 1월부터 7월까지 섬진강 하구와 갈사만일대에서 진행한 생태모니터링 활동의 결과를 주민들과 나누는 자리였다.
Q. 무슨 전시인가?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하동생태해설사회는 하동 생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섬진강 하구 갈사만 일대는 섬진강과 남해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겨울철새의 월동지, 도요류의 중간기착지로 다양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모니터링하면서 많은 생물을 관찰할 수 있었고, 다양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을 확인하였고 자료도 많아졌다. 이런 내용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우리 하동생태해설사회의 정명희 씨가 기획하고 파타고니아의 후원으로 첫 번째 사진전을 열게 되었다. 이곳 섬진강 하구에서 살고 계시는 어르신, 그리고 아이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
Q. 하동생태해설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하동생태해설사회는 2006년에 자연생태해설사 기초교육을 받고 2007년에 심화교육을 받은 뒤 2008년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5기 양성교육을 마친 새 회원이 합류해 총 40여 명이 활동한다. 하동생태해설사회는 개개인이 생태적 삶을 사는 것이 먼저이고 그 삶을 통해 얻은 자연의 지혜를 하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전달자이며 안내자이다. 하동생태해설사는 해설과 모니터링이 주요 활동이다. 나는 고향이 서해안 갯벌이라 친숙해서 갯벌 모니터링을 일 년에 한두 번 10년 넘게 하고 있다. 고포 갯벌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게들의 서식지가 변한 것이다. 2009년 갔을 때는 초입에 콩게 종류가 많았는데 요즘은 흰발농게의 점유율이 높다. 흰발농게는 멸종위기생물 2급으로 보호종인데 고포갯벌에 넓게 분포되어 있어 무척 뿌듯하다. 올해 7월 멸종위기생물 2급인 대추귀고둥을 찾았다.
고포갯벌에서 생태해설사회 회원들이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하동생태해설사, 하동의 생태적 가치를 찾는 사람들
2024년 9월 / 38호
우리마을두루두루
환경
고령화 되어가는 한국에 필요한 의료정책 하동에서도 ‘재택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재택의료 서비스(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는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를 위한 서비스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환자를 방문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역사회 돌봄지원 등을 연계해 준다. 지난 2022년 시작된 시범사업으로 노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 사업이다.
하지만 2023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총 5만 곳인데 반하여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1.3%에 불과하다.
하동읍 중앙로 115에 위치한 하동군민여성의원, 2018년 4월에 개원하였으며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갖추고 있는 하동 유일의 산부인과이다.
하동에서는 ‘하동군민여성의원’이 이 정책에 참여해 현재 60여 명이 재택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한성천(62) 하동군민여성의원 원장은 “시설에 들어가는 거나 집에 있으면서 케어를 받는거나 비용이 비슷하게 드니까 도와줄 사람만 있으면 굳이 요양원에 가지 않고 집에 있으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더 좋은거죠. 정부에서는 그런 분들을 위해 이런 제도를 만든 겁니다.”라고 말한다.
한 원장은 매월 2째주 토요일 횡천 농협 2층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료 봉사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주로 통증을 많이 호소하십니다.”라며 “노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은 좀 줄이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진료중인 하동군민여성의원 한성천 원장
하동 공공의료원 건립 논란에 대해 한원장은 “하동 공공의료원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 의료는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끊어지면 안되거든요. 공공의료원 적자 안 나는 곳 없어요. 그렇더라도 지속성을 위해서 해야 됩니다. 의사들이라고 다 젊지만은 않아요. 나이 많고 퇴직할 의사들도 많고요.” 라고 말한다.
하동에서도 ‘재택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24년 8월 / 37호
우리마을두루두루
의료
가업을 이어받은 재첩 청년 노경훈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고 있는 노경훈 씨
하동의 대표 생산물이 많지만, 섬진강에서 잡히는 재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2023년에는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섬진강 하구 하동·광양 일대 주민들이 ‘거랭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하는 전통어업 방식이다. 이 어업 방식은 오래된 역사, 주민의 생계, 생물다양성, 전통적 지식체계, 문화경관 등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 제7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적 어업 분야 유산으로는 2023년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세 번째로 등재됐다. 기존 어업 분야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일본 ‘나가라강 은어 시스템’과 스페인 ‘아나냐 소금생산 시스템’ 이 있다.
섬진강에서 만난 노경훈(24) 씨는 아버지와 함께 재첩을 잡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허리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입고 강에 몸을 담그고 거랭이를 흔드는 모습이 익숙했다. 검게 그을은 얼굴에 앳돼 보이는 청년이 쉴 새 없이 재첩을 잡는 모습이 아름다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동이 고향인가요?
네, 악양초, 중학교 나오고 하동고 졸업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하동 재첩,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2024년 7월 / 36호
우리마을두루두루
환경
청년
남해 바다를 바라보며 아늑히 펼쳐져 있는 금남면 진구지 마을 앞에는 돌섬, 장장목도, 무섬, 수령도, 모자섬이 다정하게 이웃하고 있다.
진구지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진구지 마을은 섬 주변으로 해 뜨는 모습이 장관이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닷길도 열린다. 주민들은 이때 바닷길로 나가 조개 같은 해산물을 채취한다. 진구지 주민은 무엇보다 멸치를 많이 잡는다.
정금희, 최준식 부부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물을 끓이는 재래식 방법으로 멸치를 데치고 있다. 보조금을 받아 다른이들이 하는 개선된 설비를 갖추고 싶다고 말한다.
국민 생선 멸치가 하동에서도 잡힌다는 걸 아는 하동 주민은 많지 않다. 멸치는 뼈째 먹는 생선으로 칼슘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모든 찌개에 감칠맛을 내는 육수를 내는 데 없으면 안 되는,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생선이다. 금남면 진구지 마을에서 잡는 멸치는 한번 맛보면, 저절로손이 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절로 노래를 흥얼대게 하는 맛이다.
하동 멸치가 맛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노량과 소금기가 없는 섬진강이 만나는 곳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짜지않다. 그리고 마을에서 10분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잡아 바로 뜨거운 물에 데친 것을 햇볕에 후딱 말리므로, 아직 살아있는 듯 말랑한 부드러움이 비결이다. 이런저런 설명이 필요 없는, 한번 먹어보면 잊을 수 없는, 먹어봐야 맛을 아는, 기어이 다시 찾고야 마는 그 이름 ‘하동 진구지 멸치’다.
진구지 마을에서 멸치를 잡고 있는 김덕곤(78), 하기석(68), 정영달(64), 김점식(61), 최준식 씨(51)는 입을 모아 멸치잡이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이들이 멸치잡이에 사용하는 방법은 낭장망이다. 부부가 함께 배를 타고 10분 거리 앞바다로 나가 쳐 놓은 그물에 들어온 멸치를 뜰채로 걷어 온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부부가 한 조가 되어야만 할 수 있기에 부부 사이에 금슬이 나쁜 집은 없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근처의 바다를 매립한 후 멸치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앞길과 주위 방파제까지 꽉 차도록 말렸던 멸치는 이제 도로 한쪽에 설치한 말림틀을 겨우 채우거나 못 채울 때가 많다. 그야말로 배 기름값도 안 나올 때가 태반이다. 예전에는 도로에 그대로 펼쳐 말렸는데 지금은 차들이 다녀 말림틀 위에서 햇볕에 직접 말린다. 그물에 쓰레기가 예전보다 더 많이 걸려 나오는 것도 큰 근심거리 중 하나다.
군 행정이 일부 면에만 특혜를 주고, 특정 사업에만 쏠려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진구지 주민은 불만을 토로한다. 마을 앞길 얼마 길지도 않은데 멸치 말리는 곳에 아스콘을 깔아주면 먼지가 덜 날려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멸치 외에도 진구지 마을은 특산품이 많다. 산딸기, 오디, 키위, 블루베리 등을 출하하는데 일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옥종 딸기가 끝날 즈음 멸치를 잡고 작물을 거두기 때문에 옥종의 노동력을 이 마을에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게 마을 사람들의 간곡한 희망이다.
하동 멸치 맛 보이소, 우리 진구지 멸치 먹으면 다른 것 못 먹심다!
2024년 6월 / 35호
우리마을두루두루
공동체
마을주민 모두가 조합원인 ‘협동조합 매계’ 강훈채 이사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새뜰마을사업’과 행안부의 ‘마을공방육성사업’에 선정돼 2022년 악양면 매계마을에 개관된 공동체 시설: 북카페와 맷골사랑방. 마을 주민 모두가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마을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이 나의 일!
“이장이 되고 싶었어요. 이장이 되어 주민들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강훈채(66) 씨는 타지에서 사업을 하다 2009년,어머니 외가가 있는 마을에 돌아왔다. 고향을 떠나 사업을 하며 살았지만, ‘때가 되면 고향에 돌아가야지.’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늘 이장이 되고 싶었다는 강 씨의 바람 뒤에는 꾸준한 계획과 배움이 스며 있다.
365일 주민이 무상으로 함께 식사하는 마을 요양원을 세우는게 목표
“새마을 지도자도 하고 다른 마을을 다니며 많이 배웠습니다. 2014년 이장이 되고 10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2024년, 이제 앞으로 10년 계획으로 ‘협동조합 매계’를 설립했습니다. 365일 주민들이 무상으로 함께 식사하는 마을 요양원을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이장으로 9년간 마을 주민을 하나로 만들고, 이제 협동조합 매계의 이사장으로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각이 마을을 바꾼다! /우리마을두루두루
2024년 5월 / 34호
우리마을두루두루
네팔 세라쁠링 고아원 동계 외투, 식자재 지원 및 고아원 보수 공사 회의: 현재 큰 홀만 하나 있는 1층에 남자 아이들 방 2개, 여자 아이들 방 2개, 스탭 방 1개, 사무실 1개를 만들고 2층에는 작은 법당과 스님 숙소 2개를 만들 예정이다. 총 예상 공사비는 한화 2700만 원. 가운데 하얀 샤리를 두른이가 김정준 씨
인도와 네팔을 오가며 사람을 이어주는 김정준 해피올빙스 대표
직장 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다 인도에서 정토회를 알게 됐어요. 거기서 세상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생겼어요. TV에나 나오는 구호 활동이 나하고는 관련 없는 거였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 뭐 다르게 살아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거죠. 인도에서 10년 동안 정토회 실무자로 봉사하며 불교공부도 했어요.
<해피올빙스 대표 김정준(54)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인도에서 지속가능하게 자기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바른생계 지원사업’ 시작
그러다 제 나름대로 해보고 싶은 방식이 생겼어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 지원해서 밥벌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었어요. 정토회에서 나와 ‘바른생계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500만 원으로 햅(HAB, Happy All Beings)을 시작했어요. 돈이 다 없어지면 그만하려 했는데 처음에 크게 후원해 주신 분들 덕에 계속했습니다. 햅 회원이 꾸준히 40명 정도 됩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장소인 보드가야와 가야라는 도시에서 시작했어요. 첫해 혼자 하다 다음 해부터 와이프와 같이 했습니다. 와이프(정수진, 적량복지관 다온카페 운영, 오!하동 27호
)는 정토회 단기 봉사에 왔다 만났어요.
‘바른생계 지원사업’ 첫 번째로 천민들 3명을 모아 길거리 카페를 했어요. ‘해피휠’이라는 수레를 만들어 커피, 팬케이크, 짜이 등을 팔았는데 2달 하고 끝났어요. 이분들이 늦게 나오거나 안나오고 꾸준히 하는 일을 잘 못해요. 수입이 적다고도 생각하고, 사람 대하는 서비스 일에 서툴러요.
두 번째로, 길거리에서 돌을 깎아 불상을 조각하는 형제에게 직접 팔 수 있게 가게를 차려주었어요. 판로를 찾아 납품하게 해주고 단체주문도 받았어요. 그런데 여름에 고향 집에 갔다가주문이 밀려있는데도 오지 않았어요. 실패했죠.
다르게 사는 길이 있다!
2024년 4월 / 33호
우리마을두루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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