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blockId=39b562b3-f944-8053-8008-e912ea2fc10a)
수라갯벌의 해홍나물(사진출처: 우리수라)
“수라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잊혀 가는 이름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
갯벌은 ‘자연의 허파’라 불릴 만큼 뛰어난 자정 작용을 하고 산림보다 이산화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 갯벌 생태계는 엄청난 태풍이나 해일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여주며, 멸종위기종 철새들의 기착지 및 수생생물의 산란장 역할을 한다. 수라갯벌은 30년 넘게 진행된 새만금 간척 사업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원형 갯벌이다.
하동에 사는 주민 중 새만금, 그중에서도 수라갯벌을 잊지 않고 가끔이라도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동의 갈사만 문제만 해도 환경을 생각하는 몇 사람 외에는 관심 밖인데 전라북도에 있는 수라갯벌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을 살리려는 사람은 있기나 한 걸까?
“수라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2026년 7월 / 70호

지난 4월 ‘제22회 윤봉길 예산 전국 마라톤 대회’에 ‘식물식평화세상’ 회원과 함께 참가후 기념 촬영.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이수삼 씨.
77세 이수삼 씨는 오늘 아침에도 부인 옥인숙(71) 씨와 함께 5킬로를 거뜬히 달리고 들어와 일상을 시작한다. 1차 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을 결합한 ‘지리산 착한 농부 협동조합’에서 종사하고 있는 이씨는 운동을 하면 지쳐서 일을 못 할 것 같지만 그 반대라고 말한다. 오히려 더 힘이 나고 피곤한 줄 모른다고 한다. 그가 오늘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100세까지 산다면 그때까지 계속 달리고, 보스톤 마라톤까지 나가는 게 목표”라고 한다. 4년 전부터 부인 옥씨와 함께 마라톤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옥씨는 올 예산 마라톤에서 ‘70대 여성 완주상’과 함께 상금도 받았다. 이씨 부부는 올해 이미 4번 참여했고 하반기에 6번 정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수삼 씨 부부가 적지 않은 나이에 어떻게 마라톤 매니아가 되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많은 운동이 있는데 왜 하필 마라톤인가요?
100세까지 달린다, 보스톤 마라톤을 향하여
2026년 6월 / 59호

화개면 의신마을에서 안전한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해 산신제를 드리고 있다.
농촌은 1년 내내 바쁘다. 한 가지 종목, 가령 벼농사만 짓는 분들은 벼농사가 끝나면 좀 쉴 틈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농부들은 자투리땅이라도 놀리지를 못하고 이것저것 심는다. 씨만 뿌리면 땅은 먹거리를 준다는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쉴 틈 없는 중에도 겨울은 농한기라 할 수 있다. 땅이 꽁꽁 얼어붙었으니 싹이 돋는 무엇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농한기에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효자 종목이 있으니 바로 고로쇠 물이다.

산신제에 참여한 마을 주민들이 한해 소원을 기리는 마음을 담은 소지를 태우고 있다.
하동군 화개면 의신 마을 산신제 안전한 고로수 수액 채취를 위하여
2026년 2월 /55호
하동에 스며든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귀농귀촌 화합 행사장인 문화예술회관 2층 소강당. 로비에 준비된 판매 부스와 스낵바.
하동군은 지난달 9일 문화예술회관에서 “하동에 스며들다”라는 슬로건으로 ‘귀농귀촌 화합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장인 문화예술회관 2층 소강당 로비에는 귀농귀촌인들이 직접 만든 술과 떡, 빵, 커피 등을 맛보고 살 수 있게 부스를 마련했다. 로비 다른 한쪽에는 비알콜 칵테일 음료와 스낵, 카나페 등 각종 핑거푸드가 제공되어 미각과 시각으로 참여자들을 환대했다.
식전에 진행된 공연에서 판소리와 비트박스의 새로운 조합은 신선했다. 하동으로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을 진솔하게 기록한 책 「하루」가 원하는 이들에게 배포되었다. 저자 중 한 명인 김명희 씨는 ‘청개구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농사만이 살 길이다.’라고 생각했다며 “농사를 지으려면 남자를 데려오라.”는 부모님의 조건부 허락을 받아들여 부부가 함께 농부가 되었다고 한다.
하동군 귀농귀촌 화합한마당
2026년 1월 / 54호
.jpg&blockId=2bd562b3-f944-80cc-9670-fe68a8d63a2c)
뮤지컬 토지’ 최종 리허설을 마치고 참가자 모두가 한 컷
지난달 21일 ‘하동26토지연구회’는 악양생활문화센터에서 박경리의 소설 『토지』를 각색한 뮤지컬 공연을 펼쳤다.
공연 전 1부에서는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자기가 좋아하고 이해하는 방식대로 만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하동26토지연구회’ 소설 「 토지 」뮤지컬 공연신나게 놀아보자, 6세에서 70대까지 어울린 아홉 마당!
2025년 12월 / 53호
최근 5년간 재난형 가축전염병 아프리카돼지 열병은 총 46회 발생했으며, 294호 농가에서 돼지 55만 6,332마리가 살처분(殺處分)되었다. 구제역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총 391만 마리가 살처분되었으며 보상금은 최근 5년간 5천억 원이상 소요되었다. 하동군에서도 2014년 고전 닭농장, 2017년 진교 오리농장, 그리고 2022년 옥종 오리농장에서 살처분이 이루어졌다. 다음은 지난달 11일 살처분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묻는 일을 묻다’ 의 활동가 5명(희음, 몰라, 혜리, 윤영, 기린)과 하동 주민이 모여 살처분에 대해 나눈 대화의 일부다.(가나다 순)
.jpg&blockId=2a1562b3-f944-802b-8bc1-f54a20b5c10b)
10월 11일 <살처분의 애도와 기록> 좌담회
•
강수돌: 살처분이나 대량축산 문제 관련, 갈수록 잘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에 대한 지적에 공감했고 교육과 언론이 더욱 분발,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기존 교육, 언론 외에 학교 밖 교육도, SNS를 통한 시민언론 운동과 대량축산에 맞서기 위해 제도적 규제와 건강 관련 장기적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축산업 사료나 동물 건강이 좋지 않아 갈수록 질병 위험이 많은데, 채식 위주 그룹과 육식 위주 그룹의 건강 상태 변화(피부병, 혈압, 치매 등)를 추적해 발표하면 사람들이 스스로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
곽선희: 살처분 현장의 농장을 다녀온 동물권 운동가 5분이 촬영한 영상을 가지고 하동을 찾아왔다. 하얀 소독제가 뿌려진 텅 빈 축사, 죽음이 지나간 자리의 싸늘한 기운과 학살이 임박한 동물들의 비명들. 직접 보이지 않아 더욱더 폭력과 죽음의 두려움을 떠 올리게 하는 그런 영상들이었다. 현재의 축산업은 살처분 문제뿐만 아니라 사육, 도축, 생태계농장 근로자(대부분 이주노동자) 등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가장 빠르겠지만 작은 실천으로 육식을 줄이는 것 또한 살처분을 축소하는 한 방법이 될 거라 본다.
‘묻는 일을 묻는 사람들’과 함께한
<살처분의 애도와 기록> 좌담회
2025년 11월 / 52호
“돈은 쌓아두는 게 아니다”, “좋은 일에 쓰자!”

‘모두의 가게’ 연례 행사인 ‘옷케스트라’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악양면 면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옷케스트라’에서 마을 주민들은 입지 않는 옷을 가져와 기부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옷과 교환한다.
지난 9월 20일 악양면사무소 앞에서 음식과 음악과 옷을 나누는 행사 ‘옷케스트라’가 열렸다. 행사 주최는 악양 면사무소 앞에 있는 순환공간 ‘모두의 가게’이며, 생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가져온 옷을 교환하였다. 어둠이 내릴 즈음에는 싱글맘이 자기 아이를 여러 사람과 함께 키우는 다큐멘터리 영화 ‘침몰 가족’을 감상하였다. 다음은 ‘모두의 가게’(모가) 운영위원 오주옥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모가’를 연 지 얼마나 되었나요? 오픈 이유는?
교환하고 나누는 순환공간 ‘모두의가게’
2025년 10월 / 51호
7월 17일부터 19일, 사흘간 폭우가 쏟아졌다. 646mm라는 최대 강우량을 기록한 옥종면에는 딸기하우스 농가를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호계천과 덕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성마을의 제방이 터지면서 50동의 비닐하우스가 물에 완전히 쓸려가거나 침수되었다. 종화리의 배수펌프장 인근 하우스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실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쏟아져 산성마을의 비닐하우스를 덮쳤다. 제방이 터진 것은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 보상이 아니라 배상받아야
“이제 비만 오면 가슴이 철렁해요.”
2025년 9월 / 50호
퇴직을 앞둔 이들은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많은 꿈을 꾼다. 복잡한 도시에 사는 사람일수록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에서 나만의 정원을 가꾸고 싶다는 로망을 한 번쯤은 가질 것이다. 정원이 주는 한적하고 향기롭고 고즈넉한 이미지를 그리며, 마치 사철 정원의 꽃이 늘 그렇게 밝고 환하게 피어줄 것이라는 환상에 젖는다. 여기 그 정원의 꿈을 이룬 이가 있다. 하동군 청암면 깊은 골에 자리 잡은 ‘몰랑뜰’ 주인 조미정(68) 씨다.

산자락을 가꾸어 몰랑뜰 정원을 만든 조미정 씨가 잠시 쉬고 있다.
그녀는 타샤 튜더의 책 <타샤의 정원>을 읽은 후 꿈의 정원을 마음에 그렸다. 부산에서 퇴직한 후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하동 지리산 자락 깊은 산골로 들어왔다. 척박한 산자락을 손수 삽질을 하며 꽃이 자랄 수 있는 땅으로 가꾸어 나갔다. 아침에 눈 뜨고 밖에 나가면 마당을 손보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 허리를 펴면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쪼그리고 앉아 정원을 손질하고 꽃을 심다 보니 무릎에 문제가 생길 지경이 되었다. “꽃이 예쁘게 피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나가다 풀이 보이면 그 자리에 앉아 뽑다 어느새 시간이 가곤 해서 제대로 된 꽃사진 하나 없습니다.” 그녀는 하하 웃으며 말한다.
지리산 깊은 골에 피어난 꽃의 정원 ‘몰랑뜰’
2025년 8월 / 49호
약양면 동정호에서 열린 ‘생물 다양성의 날’ 축제
지난 6월 10일 동정호에서 열린 ‘생물다양성의 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초록색 개구리 모자를 쓰고 많은 사람 앞에서 해설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5월 22일(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에 맞춰 준비했으나 ‘공직선거법 제103조’로 인해 선거 후로 연기되었어요. 더위가 걱정되기는 했으나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어요.”라고 총괄 기획을 맡은 정명희 씨는 평가했다. 이날 시원한 물과 식혜, 매실 음료 등이 제공됐는데 “일회용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준비한 떡도 감잎과 칡잎에 싸서 먹어 쓰레기 없는 건강한 행사를 실천했다.”고 하동생태해설사회 회장 박영희 씨는 말한다.

악양초 4학년 노현희 학생이 동정호에 살고있는 다양한 생물에 대해 사진을 보며 해설하고 있다.
이번 생물다양성의 날 행사의 백미는 ‘악양초등학교 어린이 해설사와 함께하는 습지 해설 프로그램’이었다. 악양초 어린이들이 세 지점에서 4회에 걸쳐 약 30분씩 동정호 습지와 생태에 대해 해설을 했다.
악양초등학교 어린이 해설사와 함께하는 습지 해설
2025년 7월 / 48호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청학동의 위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도 세간에 ‘청학동’으로 불리는 하동군 청암면 청학동 도인촌에 가면 아직 전통옷을 입고 머리에 두건을 두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청학동 곳곳엔 서당 간판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한때 문전성시를 이루고 천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넘쳐났던 이곳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간판은 있지만 거의 문을 닫은 상태다.

도인촌 끝자락까지 오르면 ‘천제궁’을 만난다. 그 오른쪽에 ‘청학동 전통서당’이라는 간판이 붙은 문이 있다. 이곳이 현재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당으로 이 문을 통과하면 전통옷을 입고 머리에 대감모자(정자관)를 쓴 정병호 훈장을 만날 수 있다. 정병호 훈장은 3대째 훈장을 하고 있으며 현재 형제 중 한명도 공주에서 훈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병호 훈장이 전통옷을 입은 이유와 서당의 내력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청학동 전통서당’과 ‘청학동 작은도서관’에 모이는 사람들
2025년 6월 / 47호
“재밌고, 진지하고, 또 엉뚱한 하동의 독서 모임들”

어딜 가나 책은 필수! 악양 두니 공방 단풍나무 아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읽는다. 재미있어서, 전문 지식을 얻기 위해, 활자 중독자이기 때문에, 나의 성장을 위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잠들기 위해… 어떤 이유로 책을 읽든, 독서로 얻는 효과도 그 이유만큼이나 다양하다. 지식을 얻게 되고, 우울증이 개선되며,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치매가 예방되며 등등. 하동의 많은 이들이 독서가 주는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독서모임을 만들고 있다. 모여서 읽으면 또 다른 즐거움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동에 있는 독서 모임을 소개한다
5월, 꽃놀이보다 책이 더 좋은 사람들
2025년 5월 / 46호

전국 각지에서 모인 경주김씨 종친회 회원들과 유림들이 춘향대제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초헌관 김진우 씨, 아헌관 김기동 씨, 종헌관 김구연 씨
지난달 3월 19일 경천묘 춘향대제(春享大祭, 이른 봄에 종묘와 사직에 지내는 큰 제사)가 청암면 평촌리에 있는 경천묘에서 봉행되었다. 경천묘는 경순왕을 모신 사당이며 경순왕의 어진(초상화)이 모셔져 있다. 경순왕의 어진을 처음 제작한 것은 통일 신라가 멸망한 직후인 고려 초였다. 그 후 원본은 사라졌지만 조선시대에 원본을 본따 그린 작품 5점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경천묘에 모셔져 있는 이 작품은 임금의 어관을 쓰고 한편으로는 신하의 예를 갖추는 홀을 양손에 쥔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제작시기는 세밀한 필치와 음영이 표현된 채색 등의 묘사와 화풍으로 보아 1677년 이후로 추정되나 소실되고, 이 어진은 19세기에 다시 한번 더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천묘는 경순왕 어진이 봉안된 경모당과 이색, 김충한, 권근의 위패가 봉안된 금남사와 관리사, 그리고 출입문인 읍양문과 홍살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천묘는 경순왕의 어진이 모셔져 있어 경남 문화재자료 제133호로 지정되었다.

평촌리 경모당에 모셔져 있는 경순왕 어진
경순왕은 신라 제56대 왕으로 신라 마지막왕이다. 경순왕이 왕위에 오른 때는 이미 후백제의 침략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웠고 국토 대부분을 잃고 민심도 떠난 최악의 상황이었다. 신라를 둘러싼 정세가 더는 나라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자, 경순왕은 “고립되고 위태로움이 이와 같아서 더는 나라를 보전할 수 없다.”, “무고한 백성들의 간과 뇌가 길에 떨어지게 하는 것은 내가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 라고 말하며 고려에 국권을 양도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경순왕을 우대하고 장녀 낙랑공주와 혼인을 시키고 경주의 사심관으로 삼았다.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경천묘 춘향대제’-하동군 청암면에서 봉행되다
2025년 4월 / 45호

333회 당산제를 지낸 청암면 사동마을 주민
333년을 이어온 청암면 사동마을 당산제
지난달 음력 정월 대보름(2월 12일) 청암면 사동마을에서는 당산할매 돌탑 아래 돼지머리에 돈봉투가 꽂혔다. 마을 당산제가 열린 것이다. 원래 아침 10시부터 거행될 예정이었으나 우천 관계로 2시에 열렸다. 이날 새로 부임한 청암면 면장 박영경 씨는 제관으로 참석해 주민들과 함께 당산에서 제를 올렸다. 박영경 면장은 “당산제 역사가 아주 오래됐더라고요. 우리 마을 (횡천면 마치 마을)도 제가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나무에 소지를 둘러놓고 황토를 길 따라 요만큼씩 부어놓고 그러더라고요. 어쨌든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니만큼 이런 기회에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전통으로 주욱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사동마을(절골) 당산제는 333회로 그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깊다. 사동마을은 3개로 나누어진 명사마을의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다. 소수의 대표 주민만이 제를 지내는 다른 곳과 달리 사동마을은 마을 주민 전체가 큰 잔치를 벌이며 당산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동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마을에 사는 이장 강갑정(74) 씨는 어렸을 적 어른들이 할배당산에서 제를 지내고 바로 내려와 할매당산에서 제를 지냈다고 기억을 전한다. 할배당산은 마을 끝자락에 있는 절 동산사 좌측에 있는 ‘천용바위’라 불리는 큰 바위이고, 할매당산은 높이가 3.5 미터 둘레가 16미터 정도 되는 마을 입구에 있는 큰 돌무덤이다. 지금은 할매당산 앞에서만 제를 올린다.
자연을 귀히 여기고 사람을 존중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2025년 3월 / 44호
Q. 이런 질문은 수십 번 들으셨겠지만 왜 시골에 오셨어요?
하동 오기 전에 어린이 그림책, 세밀화 도감 같은 것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했어요. 그 출판사가 생태나 교육에 관련된 출판사라서 시골로 취재 다니는 일이 많았어요. 시골에 사는 분들과 책을 많이 냈기 때문에 시골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서 아내도 저도 아이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키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옮겼죠.

악양면 부계마을에 위치한 상추쌈 출판사. 보리출판사 출신 서혜영·전광진 부부가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Q. 한강 작가의 노벨상 열풍이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책은 몇 권이나 내셨나요?
저희는 환경과 생태 쪽으로 내고 있고요. 알라딘에서 보면 환경/생태분야 출판사 상위에 올라 있어요. 저희는 도시에 있는 출판사가 하기 어려운 것을 기획하지요.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어제를 향해 걷다>, <야마오 산세이 시선집>,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나무에게 배운다>, <쇠나우 마을 발전소>, <조약돌 할아버지>, <안녕, 모두의 바다>, <골목길 붕어빵>, <참된 문명은 사람을 죽이지 아니하고>, 그리고 작년에 제가 쓴 책 <농사 연장> 등 지금까지 일 년에 한 두 권씩, 총 스무 권 정도는 냈네요.
아이 셋 키우며 농사 짓듯 책도 짓는다 - 상추쌈 출판사 전광진(49) 씨
2025년 2월 / 43호


김영기(화개면)
그리워하던 지리산에 터를 잡고 그냥저냥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며 살아온 세월이 벌써 29년 차.
때론 히죽거리고, 분노하며 우왕좌왕 살아가는 아저씨다.
1.
애시당초 정치집단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굳이 바란다면 개인과 정파의 이익에 매몰되지 말고 민심을 살피고 공익이 뭔지를 성찰했으면 한다.
2025년의 희망사항, 정치인에게 바란다! 나에게 바란다!
2025년 1월 / 42호
‘하동생태지킴이’들의 반딧불이 모니터링
하동생태지킴이(회장 김희곤, 68) 회원들은 고전면 주교천 일대에서 반딧불이 모니터링을 2년 동안 계속 해오고 있다. 주교천 일대에서 7월부터 9월까지 나타나는 반딧불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있는데 점점 그 개체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성평 일대 돈사 문제로 뭉쳐 이미 그 저력을 과시한 적이 있는 이들은 반딧불이를 발견하고 다시 한번 합심하여 고전면의 생태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연 생태 모니터링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으며 자연환경 보전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딧불이는 수십 년 전만 해도 밤이면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불을 켜고 다니는 흔한 곤충이었다. 그러나 많은 농약의 사용으로 그 개체수가 줄어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반딧불이가 청정지역에서만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비교적 깨끗한 계곡에서 많이 서식하는 우렁이, 물달팽이, 조개,다슬기 등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생종 반딧불이 유충은 육지에 사는 달팽이와 민달팽이 혹은 애벌레와 지렁이를 먹고 살기 때문에, 굳이 계곡을 끼고 있지 않아도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박과 수세미를 수확하고 있는 하동생태지킴이 회원들
반짝이는 반딧불이의 눈으로 마을을 지킨다
2024년 12월 / 41호
“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
‘2024 지리산 국제환경비엔날레’가 11월 7일 하동군 적량면 지리산아트팜에서 개막했다. ‘로컬르네상스: 생명·자연예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전시는 12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개막식에서 김성수(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69) 집행위원장은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때에 “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며 로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영국의 게이츠헤드, 일본의 나오시마, 우리나라 통영 등 많은 곳에서 예술이 지역을 살린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리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김성수 씨
이 전시는 예술로 지역을 살리는 ‘로컬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성수, 고 백수남, 이탈리아의 마씨모 펠레그리네티, 영국의크리스 드루리 등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대지미술, 설치미술 등이 전시되었고 한국 출신의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고 백수남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하동비엔날레 ‘로컬 르네상스: 생명·자연예술’
2024년 12월 / 41호
서비스 대신 값으로 승부하고 믿음으로 운영한다!
인구 4만의 작은 하동에 시선을 붙드는 특별한 가게들이 많아졌다. 바로 무인점포다. 하동읍 주변으로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점포는 품목 또한 다양하다. 무인카페, 무인반려동물 편의점, 무인아이스크림과자 가게, 무인세탁소, 무인옷가게, 무인주유소…. 고물가의 장기화 속에서 인건비 걱정 없이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무인점포는 도시는 물론 농촌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하동 초등학교 옆 무인 셀프 매장
하동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무인 아이스크림 과자 가게에는 하교 시간이면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초등학생의 코 묻은 천 원짜리 지폐를 기계에 넣고 계산하는 아이의 손은 주저함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스마트 폰으로 시작해 컴퓨터로 수업을 받은 세대에 알맞은 계산법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하교 시간에 몰린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주인이 없으니 더 편하고 마음대로 오래 물건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곳이니 계산 기계도 현금과 카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해요! 늘어나는 무인 시스템!
2024년 11월 / 40호

하동 북천면 직전마을 돌담 둘레길
지난 9월 13일 하동군 북천면에서는 두 개의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하나는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이며 다른 하나는 2회를 맞이하는 ‘직전마을 돌담길 걷기’ 행사다. 직전마을 바로 앞에서 대형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마을에서 또 다른 행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전마을 행사장을 찾아가 보았다.
돌담을 복원하여 시골스러움을 재현
느릿~느릿~ 거닐어보자 직전 마을 돌담 둘레길, 이웃마을 사이의 교류도 행사의 한 몫
2024년 10월 / 39호
지난 8월 하동생태해설사회(회장 박영희) 주관으로 하동군청 민원실과 금성면 면사무소에서 ‘섬진강 하구 생태환경 사진전’이 개최됐다. 이번 사진전에는 그동안 모니터링한 사진 35점이 전시되었다. 전시회를 주관한 하동생태해설사회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8월12일부터 14일까지 금성면사무소에서 진행한 생태사진전 전시회 모습, 1월부터 7월까지 섬진강 하구와 갈사만일대에서 진행한 생태모니터링 활동의 결과를 주민들과 나누는 자리였다.
Q. 무슨 전시인가?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하동생태해설사회는 하동 생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섬진강 하구 갈사만 일대는 섬진강과 남해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겨울철새의 월동지, 도요류의 중간기착지로 다양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모니터링하면서 많은 생물을 관찰할 수 있었고, 다양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을 확인하였고 자료도 많아졌다. 이런 내용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우리 하동생태해설사회의 정명희 씨가 기획하고 파타고니아의 후원으로 첫 번째 사진전을 열게 되었다. 이곳 섬진강 하구에서 살고 계시는 어르신, 그리고 아이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
하동생태해설사, 하동의 생태적 가치를 찾는 사람들
2024년 9월 / 38호
고령화 되어가는 한국에 필요한 의료정책 하동에서도 ‘재택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재택의료 서비스(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는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를 위한 서비스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환자를 방문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역사회 돌봄지원 등을 연계해 준다. 지난 2022년 시작된 시범사업으로 노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 사업이다.
하지만 2023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총 5만 곳인데 반하여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1.3%에 불과하다.

하동읍 중앙로 115에 위치한 하동군민여성의원, 2018년 4월에 개원하였으며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갖추고 있는 하동 유일의 산부인과이다.
하동에서도 ‘재택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24년 8월 / 37호
가업을 이어받은 재첩 청년 노경훈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고 있는 노경훈 씨
하동의 대표 생산물이 많지만, 섬진강에서 잡히는 재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2023년에는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섬진강 하구 하동·광양 일대 주민들이 ‘거랭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하는 전통어업 방식이다. 이 어업 방식은 오래된 역사, 주민의 생계, 생물다양성, 전통적 지식체계, 문화경관 등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 제7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하동 재첩,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2024년 7월 / 36호
남해 바다를 바라보며 아늑히 펼쳐져 있는 금남면 진구지 마을 앞에는 돌섬, 장장목도, 무섬, 수령도, 모자섬이 다정하게 이웃하고 있다.
진구지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진구지 마을은 섬 주변으로 해 뜨는 모습이 장관이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닷길도 열린다. 주민들은 이때 바닷길로 나가 조개 같은 해산물을 채취한다. 진구지 주민은 무엇보다 멸치를 많이 잡는다.

정금희, 최준식 부부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물을 끓이는 재래식 방법으로 멸치를 데치고 있다. 보조금을 받아 다른이들이 하는 개선된 설비를 갖추고 싶다고 말한다.
국민 생선 멸치가 하동에서도 잡힌다는 걸 아는 하동 주민은 많지 않다. 멸치는 뼈째 먹는 생선으로 칼슘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모든 찌개에 감칠맛을 내는 육수를 내는 데 없으면 안 되는,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생선이다. 금남면 진구지 마을에서 잡는 멸치는 한번 맛보면, 저절로손이 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절로 노래를 흥얼대게 하는 맛이다.
하동 멸치가 맛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노량과 소금기가 없는 섬진강이 만나는 곳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짜지않다. 그리고 마을에서 10분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잡아 바로 뜨거운 물에 데친 것을 햇볕에 후딱 말리므로, 아직 살아있는 듯 말랑한 부드러움이 비결이다. 이런저런 설명이 필요 없는, 한번 먹어보면 잊을 수 없는, 먹어봐야 맛을 아는, 기어이 다시 찾고야 마는 그 이름 ‘하동 진구지 멸치’다.
하동 멸치 맛 보이소, 우리 진구지 멸치 먹으면 다른 것 못 먹심다!
2024년 6월 / 35호
마을주민 모두가 조합원인 ‘협동조합 매계’ 강훈채 이사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새뜰마을사업’과 행안부의 ‘마을공방육성사업’에 선정돼 2022년 악양면 매계마을에 개관된 공동체 시설: 북카페와 맷골사랑방. 마을 주민 모두가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마을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이 나의 일!
“이장이 되고 싶었어요. 이장이 되어 주민들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이 마을을 바꾼다! /우리마을두루두루
2024년 5월 / 34호
Lo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