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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창: 그리운 연두빛 / 하동에서 만나는 생태 이야기 ➃

정호영
하동읍, 하동생태해설사
산과 들은 벌써 한 조각의 흙빛도 찾아볼 수 없는 초록의 바다다. 야들야들 나부끼는 봄의 연두색이 어느덧 초록색으로 우리 곁에 와 있다. 이상 기온이라며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이번 봄이었는데 결국 산과 들의 그리운 연두색이 짧게 지나가 버렸다. 서글프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봄의 연두색을 어떻게 알려줄까?
연두색을 기다리는 건 섬진강도 똑같은 마음이려니 한다.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모래사장이 있고 소나무 숲이 있는 이곳, 하동의 섬진강 풍경의 아름다움이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이다. 조용히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섬진강의 모습은 상처받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기에 충분하다.
물이 가득 찬 논에 빗방울이 떨어져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며 ‘논에 보석이 하나 가득이다.’라고 하던 우리 손녀 혜련이의 표현처럼 섬진강에도 보석이 하나 가득하다.
섬진강에서 모래사장을 지나 푸른 소나무 숲으로 들어오면 깨끗하고 상쾌한 솔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소나무 숲은 하동의 얼굴이며 주위의 풍광을 한 손에 쥔 듯 모두를 아우르며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면서 하동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이며 행운이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바람 없이 조용히 비 내리는 날, 소나무 숲에 우산 쓰고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소나무 허리에 옅은 안개가 드리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느 곳에서 볼 수 있겠는가? 어느 그림으로 그릴 수 있겠는가? 한없이 행복한 순간이다. ‘사랑을 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는 어느 시 구절처럼 나는 하동을 사랑하기에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