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구역이자, 국유림 핵심지역인 시루봉골 최상단 지역이 무참히 훼손된 모습.
100년 숲이 사라진 자리, 누가 책임질 것인가
청암면 묵계리 시루봉골 일대 국유림(묵계리 산320)에서 대규모 산림 훼손이 확인됐다. 지역 주민의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약 5000평에 이르는 숲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로쇠나무를 제외한 나무들이 베어졌고, 일부 나무는 껍질을 벗겨 말라 죽이거나,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주입해 죽인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확인됐다.
특히 고사한 나무들 가운데는 수령이 약 80년에서 150년에 이르는 오래된 나무들도 포함되었다. 나무 몇 그루를 베어낸 수준을 넘어,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숲 자체를 훼손시켰다. 훼손이 확인된 곳은 해발 약 900~1000미터에 위치한 국유림이다. 원래 이 일대는 사람의 간섭이 적고 생태적으로 매우 안정된 지역이었다. 관중, 병풍취, 산작약 등 희귀식물이 자라던 곳이었으나, 숲이 훼손되자 그늘이 없어지고 햇빛이 들어오면서 이들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사안은 산림청과 국립공원공단에 신고된 상태다. 관계 기관은 현장을 신속히 조사하고, 훼손 면적과 피해 수목, 약제 사용 여부, 행위자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국유림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훼손할 수 있는 땅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자산이며, 미래 세대에게 넘겨야 할 공공의 숲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청암면 한 골짜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림 훼손은 언제나 조용히 시작된다. 처음에는 몇 그루가 베이고, 다음에는 길이 생기고, 어느 순간 숲은 사라진다. 주민 제보가 없었다면 이 훼손 역시 더 늦게 드러났을지 모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이 숲을 훼손했는지 밝히는 일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100년 숲이 사라진 자리에는 쉽게 숲이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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