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읍 공설 시장과 넓은 주차장 사이에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 하나 있다. 원래 세무서였던 것이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이 되었다가 2022년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가 이웃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올 상반기 새 단장을 마친 건물 1층에는 안전교통과의 의용소방대 사무실이, 2층에는 ‘하동청년센터’가 들어섰다.
하동청년센터, 하동읍 중앙2길 6-5
‘하동청년센터’는 2016년 하동군 인구 5만 선이 무너진 후 계속해서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관내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 군이 준비한 공간이다. 군내에 문화생활을 향유하거나 또래와 교류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관내 청년층의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넓은 라운지 형태의 공유 주방이 맞아주는 센터는 다양한 모임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 2곳과 방송용 장비를 지원하는 스토리 메이커스 공간, 루프탑 형태의 옥상 정원으로 구성되었다. 넓고 쾌적한 인테리어가 장점인 이곳에는 닌텐도와 보드 게임과 같은 청년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장비도 갖췄다.
청년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하동청년센터’는 개소와 동시에 ‘청년 꿈이음 학교’을 시작했다. 4월부터 모집한 15개 강좌 중 5명 이상이 신청한 ‘민화 그리기’, ‘나를 만나는 시간, 요가’, ‘베이킹’, ‘우드 카빙 기술로 만드는 생활용품 그리고 모빌’ 총 4개 강좌가 개설되었다. 5월 25일부터 약 두 달 동안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수업이 이뤄진 센터에는 하동읍, 악양면, 화개면과 횡천면, 금남면, 청암면에 거주하는 하동 군민뿐 아니라 하동군에서 근무 중인 진주 시민도 참여했다.
상반기 수업을 진행한 강사 중에 하동 거주자가 있다. 민화 그리기 수업을 진행한 손찬희 강사와 우드 카빙의 국승일 강사다. 손찬희 강사는 악양에서 활동 중인 현대 한국화 작가다. 동양화 속에 기하학적 요소를 담은 화풍으로 부산에서 전시회를 가진 후 고향에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하동으로 돌아왔다. 국승일 강사도 현재 악양에서 ‘이르’ 공방을 운영 중이다. 평소 마르지 않은 목재를 사용하는 그린 우드 카빙을 통해 의자와 모빌 등 다양한 목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하동청년센터에서 청년들이 우드카빙 수업을 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에도 ‘청년 꿈이음 학교’가 운영될 예정이다. 상반기에 있었던 ‘베이킹’, ‘우드 카빙’, ‘요가’ 수업뿐 아니라 티(녹차) 클래스’와 ‘바리스타’ 수업을 추가해 총 5개의 강좌가 개설되었다. 그 중 ‘요가’와 ’베이킹’, ‘우드 카빙’과 ‘바리스타’ 수업은 15명의 수강생을 분반으로 나눠 진행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수강 가능 연령층을 만 19세 이상 만 45세 이하로 제한하였다.
보다 많은 인원이 수업을 신청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청년들이 청년센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 청년센터로 변모했듯이 하동군이 이를 계기로 청년들이 살기 좋은 곳이 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