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
이슈/사회
home

하동의 가을을 보내드립니다

윗줄 : 하동읍 만지배, 악양면 대봉감 / 아랫줄 : 청암면 명사마을 돌배, 양보면 참다래
가을은 수확의 계절. 일년 동안 땀 흘린 결과물을 얻는다. 그런데 농사가 잘되면 값이 내려가고 판로가 없어서 걱정이고, 농사가 안되면 먹고 살기조차 힘들어지니 걱정이다. 그나마 도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하면 농사짓는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오!하동>은 하동을 대표하는 가을 과일 4가지를 소개하여 농민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한다.

육지에서 가장 먼저 따는 하동읍 만지배

하동읍 만지배는 가을을 가장 먼저 불러온다. 만지는 육지에서 가장 먼저 배꽃이 피고 가장 일찍 딴다. 여름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초에 ‘원황’, ‘행수’배를 따기 시작하여 추석에는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신고’, ‘신화’배를 출하하고 10월 하순까지 10여 가지 품종의 배를 꾸준히 판매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일본품종인 ‘신고’배 재배 비중이 낮고 국내 육성품종의 재배비율이 높아 국산 품종 배 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만지는 일교차가 큰 지리산 자락이고, 섬진강가에 있어 모래땅이다. 물 빠짐이 좋고 일조량이 많아 배의 당도가 높다. 아삭한 식감이 뛰어나며 과즙이 많아 시원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만지에는 1920년대부터 배를 심으면서 신작로 옆으로 배밭이 형성됐다. 1930년대에 만지 신작로 가로수로 왕벚꽃을 심었다. 봄이면 벚꽃과 배꽃이 어우러져 별천지, 꽃천지 세상이 펼쳐진다. 만지길 양쪽에는 농장마다 설치한 배 가판대가 있다. 가을이면 가판대 위 노란 빛깔의 배와 100년 고목의 벚나무가 어우러져 넉넉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하동배는 만지 길 곳곳에 농가 직판장이 있고, 19번 국도변에 하동배직판장(화심리 1648-6)이 마련되어 있어 만지를 지나가는 길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또 하동배 영농조합법인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문의전화: 055-883-9988)

악양면의 가을은 대봉감으로 온통 붉다

10월 말이면 악양면 전체가 주황빛으로 덮인다. 온천지가 대봉감이다. 서리를 맞은 감나무가 이파리를 떨구고 나면 대봉감이 붉은꽃으로 피어난 듯하다. 악양 들판, 형제봉 구름과 어우러져 가장 아름다운 ‘슬로시티 악양’이 된다.
악양은 대봉감 시배지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대봉감 생산에 알맞은 토양을 전국적으로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악양이 가장 적지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곱다. 겨울에 먹는 대봉감 홍시는 별미 중의 별미다.
악양 대봉감 가공품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봉감 곶감은 맛과 크기가 압도적이다. 곶감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고종시 곶감보다 2배가 넘는 크기다. 당도도 월등하다. 대봉감을 깎고 조각내어 말린 대봉감말랭이는 “손이 가요~ 손이 가~.” 노래가 생각날 정도로 줄곧 먹게 된다.
악양 대봉감은 10월 25일 경부터 20여 일 수확하는데, 해마다 11월 첫째주 금~일에 악양면 동정호 부근에서 악양대봉감축제가 열린다. 악양면청년회에서 주관하며 대봉감 생산 농민들이 직접 판매한다. 청년회 홈페이지 www.akyang.co.kr에서 온라인판매도 한다. 화개악양농협에 전화주문(055-883-3014)이 가능하다.

청암면 명사마을은 주민들이 일궈낸 돌배마을

돌배가 기관지를 비롯한 호흡기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산 돌배를 구하기도 어렵고, 크기가 작고 돌처럼 단단하며 신맛이 강해 일반 과일처럼 바로 먹기가 힘들다.
이 두 가지 어려움을 해결한 돌배마을이 있다. 청암면 명사마을이다. 지리산 산간마을로 산줄기를 따라 길게 60여 가구가 살고, 집집마다 마당에 돌배나무가 한두 그루씩 있다. 밭과 산에는 돌배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즐비하다. 마을 주변 도로의 가로수도 돌배나무다. 마을이 돌배나무 과수원이다. 게다가 마을에 500년이 된 돌배나무가 있다. 당산나무처럼 마을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나무다.
27년 전, 마을 사람들은 산간마을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딛고 특색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마을을 지켜온 돌배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하동에서 유일하게 돌배를 집단재배하는 마을이 되었다. 명사마을에선 해마다 돌배 축제를 연다. 올해는 11월 11~12일에 마을 일원과 폐교된 명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다. 축제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단합하고, 돌배마을을 홍보하고, 돌배제품을 판매한다.
마을 사람들은 돌배를 먹기 좋은 식품으로 만들었다. 돌배즙, 돌배말랭이, 돌배식혜, 돌배효소, 돌배잼, 돌배간장, 돌배된장 등이다. 생돌배도 판다. 돌배 제품은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에 지리산 청암 명사마을이 전하는 건강식품이다. 구매문의는 마을 개발위원장인 이형래 씨에게 하면 된다.
(문의전화: 010-4642-9952)

비타민 덩어리, 면역력 강화에 최고인 양보면 참다래

양보면에서 키우는 참다래(키위)는 일교차가 큰 고지대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는 것이라 당도가 높고 향이 강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확대해왔다. 양보면을 중심으로 금남면과 진교면에도 재배 농가가 늘어났다. 하동군에서 600여 톤을 생산하는데 양보면에서만 400여 톤을 생산한다. 그만큼 양보가 참다래의 주산지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일본에 수출도 해왔다.
참다래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수확한다. 다른 과일에 비해 비타민C 함량이 월등히 높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하여 면역력 강화와 변비에 좋다. 따서 바로 먹으면 신맛이 강하다. 상온에서 숙성시키면 단맛이 강해져 먹기 좋다. 살짝 눌렀을 때 조금 말랑거리면 알맞게 익은 것이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는 양보면 참다래를 맛보려면 하동군참다래연합회 회장 김재규씨에게 문의하면 된다.
(문의전화: 010-6585-7003)

2023년 10월 /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