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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통합 논의, 하동의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지난 9월 5일, 시민단체인 하동참여자치연대가 주최하는 ‘하동미래교육 군민토론회’가 열렸다. 하동군청, 도교육청, 하동교육지원청의 관계자들과 학부모 등 20여 명이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군청은 하동중과 중앙중은 사립으로, 하동고와 하동여고는 공립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옥종고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유수용 씨는 남녀공학인 사립 하동중고등학교 신설을 제안했다. 본지는 고교통합 논의가 하동의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공론화의 장으로 확대되길 바라며, 토론회에서 주요하게 논의된 두 입장을 그대로 싣는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하동을 꿈꾸어 봅시다
-남녀공학 사립 하동중·고등학교 신설안-
하동주민 유수용
고교통합 외에는 하동군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통합을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저는 통합되기 전 소규모학교에도, 통합된 지역 거점학교에도 모두 근무해봤습니다. 나름대로 무진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절반의 성공’ 이상의 성과를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학교통합을 통해 지방 고등학교가 명문학교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을 살린 사례는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동교육이 소멸 위기에 있는 하동을 구하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교통합’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 봅니다. 하동고등학교와 하동여고, 그리고 하동중학교를 합쳐 하나의 남녀공학 사립 하동중고등학교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하동중고등학교의 재단이사회는 군민 대표들로 구성하여, 하동군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확립합니다. 이러한 학교 운영 방향과 지원 방안을 학교 헌장과 하동군 조례를 통해 명문화합니다. 건강한 재단이 유지만 된다면, 공립보다는 사립이 훨씬 유리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공립학교의 교원 전보 시스템은 교육의 창의성과 지속성이라는 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군립인 사립 고등학교를 만듦으로써,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강점을 모두 취하자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꿈꾸고 가꿀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여 독서, 말하기와 글쓰기, 예체능, 다양한 체험활동을 체계적으로 실시합니다. 하동중고등학교가 분명하게 방향을 잡고, 이 힘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하면, 하동교육은 단시일에 전국적으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하동 지역 교사는 기본교과 교육과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분야별 전문 코디 기획 하에 전문 강사들이 행복교육 각 분야를 책임지며, 하동군과 지역 주민이 하동군의 특별 교육프로그램에 필요한 재정과 인력을 지원합니다. 학교와 지역 주민, 지자체가 함께 교육하는 체제를 갖추면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지역 주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하동군 초중고 연령별 오케스트라, 연령별 스포츠클럽, 연령별 독서클럽 등을 하동군 전체 학교를 묶어 함께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학교 간 겸임교사제 운영과 학교 간 통합교육과정 운영 역시 하동초등학교와 하동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체계화합니다. 하동군 각급 학교를 ‘따로 또 같이’ 운영함으로써, 작은 학교가 갖는 장점과 큰 학교가 갖는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합니다.
제가 꿈꾸는 하동교육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산과 강, 바다를 모두 갖춘 천혜의 자연에 6개 도시(남원, 순천, 광양, 여수, 사천, 진주)가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하동은, 우리가 원하는 교육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동 주민들이 인근 도시들로 빠져나가 흡수될 것인가, 아니면 그 도시들을 잘 활용하여 극적으로 살아남는 우수사례가 될 것인가,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하동 교육의 미래! 통합 거점 고등학교 육성 -하동고 하동여고 통폐합안- 하동군청 교육혁신TF
1. 위기를 직시하고 냉철한 판단과 대안이 필요합니다.
지난 10년간 하동의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앞으로 학생 수 감소는 더욱더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대로 가만히 손 놓고 있기만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학교와 교사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더 좋은 선생님과 풍족한 환경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 위기는 교육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온전히 인구감소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이미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들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거나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하동군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며 그 현실적 방안이 하동 공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동고등학교와 하동여자고등학교를 통합하여 거점 고등학교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2.
고교 통합의 목적은 학습권 보장과 지역의 교육 정주 여건 개선에 있습니다.
하동의 관내 고등학교 진학율은 70%로 경남 10개 군 단위 지자체 중에서 최하위입니다. 특히 하동여고는 지난 10년간 재학생 수가 49%나 줄었고 향후 6년 뒤에는 한 학년에 1개 반 편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갈수록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외면받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결국 정상적인 교육을 펼칠 수 없을 정도의 과소학교가 될 것입니다. 하동의 중심 학교인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고/여고로 분리된 채 이대로 소규모 학교로 계속 운영된다면 결국 공멸할 것은 명약관화입니다.
고교통합! 현재 하동군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우리 하동에도 고민 없이 진학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거점 고등학교가 필요합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을 통해 한 학년 100명 이상의 적정규모의 학생 수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다양한 교우관계 속에서 건강한 사회성을 키우고, 교육청과 하동군청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하동만의 자랑스러운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 인성교육, 인문학적 소양, 다양한 체험학습, 예체능 특기 교육, 특성화 교육, 입시 교육 탈피” 우리가 알고 있는 올바른 교육적 가치와 방안들을 거점 통합학교에서 더 효과적으로 집중해서 펼칠 수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좋은 고등학교는 하동 공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초등학교는 자연 속에서 생태교육 중심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추진하고, 고등학교는 적정규모의 거점 통합학교로 육성이 필요합니다. 하동의 아이들이 하동을 떠나지 않아도 하동 안에서 행복하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학생, 학부모, 주민 모두가 고등학교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2023년 10월 /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