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방역수칙 위반과 꼼수 개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윤상기 군수의 출판기념회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출판기념회 개최에 항의했던 시민단체 회원이 올해 2월에 출판사에 의해 고소를 당한 것이다. 출판사 대표가 ‘업무방해와 퇴거불응’을 이유로 시민단체 회원을 고소했으나, 여러가지 정황상 윤상기 군수가 배후에서 관여했으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리고소 논란까지 일고 있다.
작년 12월 18일 윤상기 군수는 자신의 저서 <나의 꿈, 나의 희망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출판기념회를 악양면 소재 ‘스타웨이 하동’에서 개최했다. 이날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첫날로 사적 모임은 4인으로, 공적 모임은 접종자에 한해 299명으로 제한되는 강화된 방역수칙이 내려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윤상기 군수는 12월 18일 개인 SNS를 통해 출판기념회 취소를 알렸고 행사장에는 ‘방역수칙 강화에 따라 출판기념회 공식행사를 취소한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출판기념 행사장 인근에 게시된 행사취소 현수막
그러나 고소를 당한 참여자치연대 회원 이순경 씨의 주장에 따르면 공지와는 달리 많은 사람이 참석한 출판기념회가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입구에서 방역패스 검사도 하고, 행사진행요원들이 참석자도 안내하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윤상기 군수 사인도 받고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거예요. 겉으로는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고 하고 실제로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몰래 출판기념회를 진행하는 꼼수를 부린 거죠. 여기서 한 5분 동안 항의했다고 출판사 대표가 고소를 했어요. 일종의 괘씸죄에 걸린 거죠.” 이순경 씨의 말이다.
하동경찰서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이순경 씨가 ‘고소인이 주최하는 출판기념회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위력으로써 고소인의 업무를 방해하고, 위와 같이 소란을 피워 고소인으로부터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고소인의 퇴거요구에 불응’하여 ‘업무방해죄 및 퇴거불응죄로 고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판기념회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고 윤 군수가 SNS를 통해 이를 공지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모여 저자사인회와 책 판매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항의한 시민단체 회원을 고소까지 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고소대리인 선정과 고소장 내용에서도 윤상기 군수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 짐작되는 정황이 많다”는 것이 ‘하동참여자치연대’ 측의 주장이다. 고소장을 작성한 법률대리인은 하동군청 고문변호사인 ‘법무법인(유한) 국제’의 조성제 변호사이다. 윤상기 군수의 사적 행사인 출판기념회 관련 사건을 하동군청의 공식 고문변호사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백신 미접종자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책까지 사온 사실(K씨, 34세, 악양면)이 확인되는 등 출판기념회와 이번 고소를 둘러싼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동군 방역의 최고책임자인 군수가 방역지침이 강화된 첫날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여 시민단체와 갈등이 일어난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이런 사안을 시민단체 회원에 대한 고소를 통해 법정에서 해결하려는 것이 과연 정당하다는 판단을 받을지, 혹은 공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 시민단체에 대한 부당한 압력행사로 판가름이 날지 하동 군민들은 사건의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번 취재와 관련하여 윤상기 하동군수는 부속실을 통한 취재요청을 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