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는 앞으로 4년의 미래를 선택하는 행위다. 연 8000여억 원의 예산을 어떻게 쓰고 700여 명의 공무원의 힘이 무엇을 향해 일할지 결정한다.
그러므로 그 돈과 힘이 나를 위해 쓰이도록 투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동은 농가인구가 59%이고 60대 이상이 36%인 고령 농촌사회다. 인구 구성으로 보면 농민을 위한, 노년층을 위한 후보가 당선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농민이 삶과는 큰 관계가 없는 ‘관광’이나 ‘개발’을 내세운 후보가 선택받아 왔다. 관광객이 쓰는 돈과 개발업체의 이익이 ‘낙수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지자체의 예산과 공무원의 힘이 농민에게 직접 쓰이는 것은 생각조차 안 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전국민재난지원금을 받았다. 하동에서도 지원금이 있었다. 세금이, 예산이 직접 나에게 쓰이는 것을 경험했다. ‘낙수효과’가 아니라 ‘직접효과’를 경험했다. 문재인정부 이전까진 개인이 국가를 위하기만 했지 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무언가를 해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국민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였고, 그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투표도 거대담론이나 진영논리보다는 나를 위한 투표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민의가 모여 군민의 직접적인 이익을 위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