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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택시기사’가 아니라 손발이 되어주는 ‘택시복지사’

2일과 7일 하동읍 장이 서는 날, 급히 병원을 가야할 때, 예정치 않았던 일정의 돌발변수가 생겼을 때 우리는 택시를 호출한다. 공공교통 서비스의 손과 발이 되는 교통수단이 바로 택시다. 면 소재지 오지마을 곳곳을 연결해주는 택시기사들과 군민들을 만나 하동 택시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하동 택시업계는 과잉 상태, 지속적인 택시 감차 효과 미비

지난 2019년 7월, 국토부에서 진행한 제4차(2020-2024년) 택시총량제 산정용역에 따라 각 시·군은 현재 ‘택시 감차 정책’을 진행되고 있다. 택시 감차 정책이란,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과잉공급 된 택시면허 수를 줄여 적정 택시 대수를 유지함으로써 택시업계 경영 악화, 택시종사자 소득 감소 등을 해소하고, 택시 이용자의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하동 택시업계도 과잉 상태다. 과거보다 약 50여대 가량의 택시 감차를 진행했지만, 기존에 운행하지 않고 있던 택시들을 감차했기 때문에 실상 효과는 미비했다.”고 하동 개인택시 관계자는 말한다.
구 하동버스터미널 앞에서 빈 대영택시 4대가 장시간 대기하고 있는 모습
현재 하동군 택시 현황은 총 103대(법인 29대, 개인 74대)로 운행되고 있다. 2021년 올해 6대(개인 4대, 법인 2대), 내년 2022년 5대 예정(개인 3대, 법인 2대) 등 향후 2024년까지 매년 5대의 택시를 감차하고 있다. 법인택시 1대를 감차할 경우 약 2700만 원의 감차보상금을 지급하고, 개인택시 1대 감차 시에는 약 5700만 원의 감차보상금이 국·군비·택시감차보상제원관리기관 예산 등으로 지출된다. 경남 타 지역의 경우, 거창군은 2024년까지 29대 감차, 의령군은 18대 감차를 추진하고 있다. 하동 택시업계도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적, 일시적인 감차 정책보다는 감차 예산을 점진적으로 늘려 하동의 적정 택시 대수를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의견이다.

‘신이 내린 선물’ 미국 뉴욕타임스가 호평한 ‘100원 택시’

지난 달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는 ‘신이 내린 선물, 9센트로 택시를 타는 한국농촌’이라는 제목으로 ‘100원 택시’를 크게 다루었다. ‘100원 택시(현재 하동에서 운영되고 있는 하동 브라보 행복택시)’는 버스 정류장에서 700m 이상 떨어진 마을에 거주하여 교통이 취약한 주민들은 100원에 택시를 이용하고, 하동군이 나머지 비용을 업체에 지원하는 교통 정책이다. 하동군의 ‘100원 택시’는 농어촌버스 이용이 불편한 55개 마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마을마다 ‘100원 택시’ 기사가 지정되며, 마을에서 작성한 시간표에 따라 지정된 날짜, 시간에 택시가 목적지까지 운행한다. 목적지는 읍·면소재지로 하되, 타 읍·면 시장이 해당 읍·면 소재지보다 가까운 경우에는 이용이 가능하다. 2021년 ‘100원 택시’ 운영 하동군 예산은 2억 2천만 원이다.
“화개면 원부춘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승객이 5명 미만인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소수 승객이 이용하는 장거리 오지마을에 ‘100원 택시’ 운행을 확대에 지원한다면 승객은 시간 절약, 택시 기사는 안정적 수입확보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는 하동 개인택시 관계자의 말이다.
승객을 태우지 못해 두 시간이 넘도록 하염없이 텅 빈 택시만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악양면의 경우, 개인택시가 총 2대가 있는데 감 수확같이 바쁜 시기에는 택시기사 2명 모두가 동시에 감을 따러가는 날이 있다. 그런 날 택시를 타려면 기사가 시간 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동읍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날은 가뜩이나 짐도 많은데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가 난다.” 악양면 동매마을에 사는 한 할머니의 불만이다. ‘100원 택시’가 적용 대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마을에 살더라도 교통 소외약자들이 ‘100원 택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쿠폰’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

학생 귀가 택시비 지원 · 등교 셔틀 택시 운영 등 다양한 택시정책

경남 의령군은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교육 기회 보장과 복지 확대를 위해 학생 귀가 택시비를 지원한다. 정규수업과 방과 후 프로그램, 야간자율학습, 학원 수업 이후까지도 범위를 적용해 택시비를 1인당 월 한도 30만원으로 지원한다. 대상은 초·중·고 모든 학생이 혜택 받도록 했다.
하동군은 학생들을 위한 등·하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4인 1택시’로 ‘등·하교 셔틀택시’를 운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면 단위 소규모 학교의 경우 선택적 시범 운영도 적용할 만하다. 셔틀버스 운행보다 비용은 줄어들고 편리성은 높아질 수 있다.

‘택시기사’보다는 ‘택시복지사’ 마음가짐으로

“우리는 택시기사가 아니라 택시복지사에 가깝다고 본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골 마을에 사는 노인 분들이 승객의 90%이상이다. 그분들을 부축하거나 짐을 옮겨드리거나 병원 안까지 모셔다 드리고 진료 종료 시까지 기다려서 다시 부축해서 태워드리기도 한다. 군민들의 손과 발이 되는 ‘택시복지사’의 마음가짐으로 일하려 한다. 군민들께서도 많은 응원과 조언을 바란다.” 하동 개인택시 박종태 지부장의 택시 철학이다.
이제 우리 하동군도 타 지역이 부러워하는 ‘하동 농촌형 교통모델’을 실행해 군민들의 공공교통의 사각지대가 사라지는 ‘하동형 대중교통 혁명 정책’을 기대한다.

2021년 11월 /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