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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해법을 고민할 때! - 마을별·면별 분리수거장을 만들고 주민이 함께 관리해야

하동군 제2생활폐기물처리장에는 매일 약 30톤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노란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소각 시설로 보내져 소각 후 재를 매립한다. 30톤 중 12%, 약 3.6톤 정도가 재활용 쓰레기로 들어온다. 이들 중 얼마가 실제로 재활용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매일 들어오는 쓰레기를 그날 바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정량이 될 때까지 품목별로 쌓아두면 해당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와서 사가는 방식이다. 업체들의 매입량을 1년 치로 하여 추정해 보면 70% 정도가 재활용의 용도로 외부로 반출되고 있다.
종류별로 분류되지 않은 재활용 쓰레기들이 선별장 마당에 쌓여 있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분류작업을 거치는데,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작업이 진행된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40분 일하고 20분 쉬며 하루 5시간씩 분류작업을 한다.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혹한을 견디며 쓰레기 분류 작업

폐기물처리장의 분리선별장 마당에서는 12명의 노동자가 작업을 한다.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는 마당에 그늘막을 설치한 그곳에는 분류되지 않은 재활용쓰레기들이 한데 부려져있다. 이 쓰레기 더미에서 종이, 비닐, 플라스틱, 캔, 유리 등을 분류해낸다. 플라스틱의 경우 선별장 내부의 기계로 옮겨져 PP, PE, PS, PET 등으로 세밀하게 분류작업을 거친다. 이때에도 사람 손은 필요하다. 선별장 내부라고해서 상황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사방으로 열린 공간에 밀려드는 열기를 막을 수 없다. 안팎에서 선별작업을 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폐기물처리장 담당자는 “처음 설계할 때는 차가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바로 (쓰레기를) 부릴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쓰레기들이 섞여 들어오니까 기계에 들어가면 막히고 그래서, 바깥에서 1차 분류작업을 거치게 되었다.”고 말한다. 재활용이 되는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하지 않고 섞어서 버리는 경우가 많아 처리장에서 일일이 봉투를 뜯어 확인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여름에는 폭염 속에서, 겨울에는 혹한을 견디며 작업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이 매우 염려된다.
(좌)테이프나 송장 등을 제거하기 위해 한 쪽에 쌓여 있는 스티로폼 상자들 (우)스티로폼은 파쇄 후 녹여서 떡가래(잉코트)처럼 뽑아내어 건축자재 등으로 재활용할 업체에 판매된다.

종류별로 깨끗하게 모아서 버려야

종류별로 잘 분류해서 버린다면 선별작업을 하는 이들의 노고를 덜 수 있다. 재활용률도 높아진다. 버릴 때는 안의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투명비닐에 담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현재 하동군 생활폐기물처리장에서 권장하고 있는 분리배출 방식이다.
◉ 투명 PET병은 라벨을 떼고 깨끗이 헹군후, 그것만 모아서 버린다. ◉ 그 밖의 플라스틱은 한데 모아 버린다. ◉ 비닐류도 종류에 관계없이 한데 모아 버린다. 이물질 없이 비닐만 모아야 한다.
◉ 스티로폼은 검은색은 재활용이 안 되고, 흰 바탕에 무늬가 있는 것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스티로폼 상자에 붙어 있는 테이프와 배달 송장은 제거한 후 버린다. 라면 용기 등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는 것은 재활용되지 않으니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 유리병의 라벨은 떼지 않아도 된다. 다만 색깔별로 비슷한 것끼리 모아 버리는 것이 좋다. 깨진 유리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종이 등에 잘 싸서 노란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다. 깨진 유리는 소각 시설에 들어가 재와함께 매립된다. ◉ 폐전선은 안에 구리가 들어 있어 귀중한 자원이다. 다만 인터넷 연결선에는 구리가 들어 있지 않으므로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

분류를 잘 해도 양이 너무 적으면 소각용으로 분류되기도

개인적인 노력과 실천만으로 재활용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잘 분리해서 버려도 양이 적어 손에 잡히지 않으면 소각용으로 처리된다.
쓰레기처리장 담당자는 “애초에 처리장으로 들어올 때 잘 분류돼서 들어오면 좋은데 그게 안 되니까, 비닐 같은 걸 따로 배출해놔도 양이 워낙 작으면 소각·매립 쪽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도시의 아파트처럼 종류별로 배출하고, 양도 어느 정도 되는 거면 수거해오는 대로 재활용하기가 쉽다. 그래서 도시와 농촌을 비교하면 도시 쪽의 재활용률이 높다.”라고 말한다.

마을별·면별 분류체계 갖춰 동일품목별로 분류해 배출해야

결국 도시의 아파트처럼 일정 정도의 세대가 잘 분류하고 모아서 내는 것이 1차적으로 선행되어야 처리장에서의 작업이 정확해지고 쉬워지며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다.
하동군의 현실에 맞는 1차 분류작업이 절실하다. 마을별 또는 면별 분리수거장을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하여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해야 한다. 모으면 자원이 되는 쓰레기를, 이제라도 체계를 갖추어 관리해야 한다. 주민 개개인의 노력에 행정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면별로 어지러이 버려져있는 생활쓰레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