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하동군은 하동공설시장 재개발 정비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하동공설시장 재개발 사업 조감도. 지금의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 [사진출처 : 하동군청]
대세를 따르기 위해 재개발? 근거는?
주민설명회는 “시장의 현대화라는 대세를 따르”고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부군수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어진 담당자의 설명에서도 부군수가 말한 시장 현대화, 인구 감소, 경기 침체 등을 사업의 명분으로 말하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 등의 근거나 기대효과는 없었다.
인구가 줄어들어 시장을 찾는 주민도 줄어들 것이므로 빈 가게를 정리하고 주차장을 만들자는 것은 예전부터 상인들이 말해 온 것이다. 문 닫은 가게가 많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분위기 때문인지 어떻게든 시장을 살리려는 상인들의 노력에도 주민들이 점점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상인들은 “대대적인 재개발보다 빈 가게 정리와 주차장 설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오래 전에 지어진 시장 건물은 그 역사적 가치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고도 말한다.
하동군의 숙제, 상인-주민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
아쉬운 점은 시장 상인이 아닌 사람의 의견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간 하동>의 김회경 편집장은 부군수에게 “오늘 모임에서 얻은 게 있는지?”, “하동군은 시장이라는 숲만 보고 있고 상인들은 저마다의 조건에서 나무만 보고 있는데 계속 겉도는 것은 아닌지?”라고 말하다가, 시장 상인들의 거센 항의와 담당 과장의 “겉돌지 않는데요.” 라는 다소 조롱 섞인 답변으로 말을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시장 재개발 사업의 가장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자 시장의 문제점과 그 대책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시장 상인들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을 찾는 주민들과 지역 언론도 공공시설의 이용자로서 그 의견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장 상인들의 항의는 그럴 수 있다고 보아도, 조롱 섞인 담당 과장의 답변은 유치하기까지 했다.
하동공설시장은 상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하동 군민 전체의 것이다. 하동군은 앞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갖게 될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