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에 문을 열어 48년간 운영하고 2016년에 문을 닫았던 옛 하동역이 새롭게 태어난다. 옛 하동역은 문을 닫은 후 여러 가지 활용방안이 모색되었으나 예산부족으로 5년 동안 방치되어 왔다. 리모델링의 계기는 국토부에서 주관하는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에 하동군이 선정되면서 마련되었다. 이 공모는 주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소규모 사업을 지원하는 것인데, 하동군청 경제전략과에서 ‘하동드림스테이션 조성사업’으로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옛 하동역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두드림 역’을 조성하고, 그 인근에 2층 건물 ‘두드림 센터’를 신축하여 운영하는 사업이다. 소요예산은 총 53억 원이고, 그 중 국비 35억 원을 지원받는다. 2022년부터 시작하여 2024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예산부족으로 방치되어 왔던 하동역을 국비 지원으로 리모델링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하동역이 가진 문화와 역사성을 어떻게 이어가고, 리모델링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은 어떻게 반영할 것이며, 군민이 중심이 되는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사업의 실무자인 경제전략과 정두섭 계장을 만나 대답을 들어보았다.
“하동역은 하동군민의 애환이 녹아있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역이었다. 그 문화와 역사성을 담기 위해 외형은 가능한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또 내부에 갤러리 카페를 조성하여 하동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사진 등을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
“2022년에 사업 실시계획을 짜고 예산편성을 확정하는데, 이 과정부터 하동군민, 전문가, 사회단체, 기업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민·관이 협력하는 공공경영)를 구축하여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
“하동역은 ‘청년과 귀농·귀촌인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신축하는 2층 건물은 ‘청소년과 아동, 학부모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운영방식은 하동군은 행정지원을 하고, 공간 성격에 맞는 운영주체를 발굴하여 ‘운영협의체’로 운영할 계획이다.”
하동역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한 실무자의 대답과 지역수요 맞춤지원사업 공모안에 따르면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정부 공모사업인 만큼 응모한 사업계획안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정두섭 계장이 제시한 계획안의 큰 틀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둘째, 청년과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 확보된다는 점이다. 현재 하동군에는 이렇다 할 청년 공간이 없다. 이번 사업으로 어떤 청년공간이 만들어지는지 청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대목이다.
셋째,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운영한다는 점이다. 하동군은 행정지원에 충실하고, 지역주민, 전문가, 사회단체, 참여기업으로 구성되는 운영협의체에 의한 운영은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민·관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공공경영의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옛 하동역
그동안 하동군에서 진행한 여러 사업들은 행정주도로 이루어지거나, 형식적인 의견 수렴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악양면 형제봉의 신선대에 구름다리를 건설할 때, 신선대를 감싸고 있던 산성을 파헤쳐 버리는 등 문화와 역사를 무시하는 사례도 많았다. 반면 하동역 리모델링 사업은 그동안 나타났던 문제들을 어느 정도 넘어서는 계획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사업이 초기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군민중심 행정’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