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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놓친 버스 노선 개편

지난 3월 1일부터 농어촌버스 노선이 전면 개편되었다.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주민들의 불편을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주민들 사이에선 오히려 “버스 시간만 바뀌어서 혼란스럽다.”는 이야기가 많다.

문제점 1. 바뀌었으나 제대로 맞지 않는 버스시간표

믿을 수 없지만 버스시간표가 틀렸다. 악양에서 하동으로 가는 11시 42분 버스는 실제로 12시 12분에 도착한다. 원래 화개에서 11시 20분에 출발하던 버스였는데 이번 개편으로 11시 45분으로 바뀐 출발 시간이 반영되지 않았다. 11시 45분 화개에서 출발한 버스가 11시 42분에 악양에 도착할 수는 없다. 11시 42분 버스를 45분 동안 기다린 주민을 만났다. “안내문에 바뀐 시간 앞뒤로 10분 정도 차이 난다고 해서 11시 30분부터 기다렸지. 12시 15분에 왔어. 기다리면서 ‘꽃철이니 늦겠지.’ 했어. 식당에 들어간 지인이 밥 먹고 나올 때까지 서 있었어. 지인이 이러대. ‘고마하고 차나 사.’ 버스를 놓쳤나 싶어 다음 차를 타야겠네 했지. 다음은 1시 51분이야. 2시간을 뭐하지 하는데 버스가 왔어. 기사님께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하니까, ‘시간표가 잘못된 기라. 이 시간이 맞아.’ 하시더라고.”

문제점 2. 바뀌지 않은 홈페이지의 버스 시간표(3월 28일 현재)

하동군은 보도자료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운수업체와 조율을 거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으며, 군 홈페이지-콜센터 운영으로 알 권리 충족에 주력했다.”고 했다. 지난 3월 17일 홈페이지의 버스 시간표와 교통 쉼터의 버스 시간표를 대조해 보았다.
아직 바뀌지 않은 하동군 홈페이지의 버스시간표(왼쪽)와 교통쉼터에 붙여진 바뀐 버스시간표(오른쪽)
우선 홈페이지에서 버스 시간표를 찾기 쉽지 않았다. 개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홈페이지에서 찾기 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홈페이지에서 버스 시간표를 찾아도 스마트폰 화면만큼만 볼 수 있었다. 화면을 옆으로 밀어서 볼 수도 없었다. 화면에 바로 나오는 화개-악양 버스시간은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화면 바깥에 있어서 볼 수 없었다. 기자가 하동군에 요청해서 지금은 옆으로 밀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가 있다. 여전히 개편 전 버스 시간이 표시된다. 홈페이지의 버스 시간표로는 버스를 탈 수 없다. ‘철저한 준비’와 ‘알 권리 충족’은 어떻게 했는지 의문이다.

핵심은 운행 버스를 늘리는 것 : 즐거운 버스

위의 두 가지는 불편하지만 해소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핵심은 버스를 늘리는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10대의 버스가 12대로 늘었다. 하지만 하동의 사정을 볼 때 버스는 15~20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배차 시간에 쫓기지 않고 버스기사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노동환경 개선은 버스 기사의 즐거운 노동을 보장한다. 버스 기사가 즐거우면 주민들도 즐거워진다. 안전운전도 보장된다.
10년만의 개편으로 버스를 2대 늘린 하동군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대중교통 개선은 계속되어야 한다. 공영버스 제도를 도입하고 버스를 최소 15대, 가능하면 20대까지 늘려야 한다. 버스 기사도 주민도 즐거운 버스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