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르바이트
11월 5일 나는 적량면에서 열린 ‘이음장’에 가서 인생 첫 아르바이트를 했다. 로망이 가득했던 카페 일을 하게 되어서 시작은 의욕이 넘쳤다. 주로 했던 일은 카페 보조였다. 보조 일이었지만 계량하기, 서빙하기, 음료 만들기, 테이블 닦기, 사용했던 컵과 빨대를 설거지하기까지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카페 사장님이 이렇게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특히나 설거지 거리가 굉장히 많았는데,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았다. 나중에 단체 손님이 오셨을 때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처음으로 돈을 받는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실수를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약간의 실수를 한 나에게 “괜찮아~”라고 말씀해주신 사장님 덕에 가벼워진 마음으로 부담을 놓을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잔뜩 경험해서 마음은 즐거웠지만, 몸은 달랐다. 마지막 즈음에는 설거지를 오랜 시간 해서인지 무리가 왔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승모근이 뭉쳐서 딱딱해졌고, 손이 건조해져서 거칠거칠했다. 다음날에는 허리까지 욱씬거렸다. ‘이음장’에서 한 첫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자영업자의 육체적 힘듦을 실감했다. 이 또한 값진 경험에 따른 대가인 것 같다.
김예림
안녕하세요! 저는 진교중학교에 재학 중인 15살 김예림입니다. 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직 글 쓰는 것이 어설프고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느낀 감정들과 경험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하고, 쓴 것을 보고 뿌듯해하는 학생입니다!
맛도 잇는 이음장
물건의 쓰임을 새로운 주인에게 이어주는 ‘이음장’이 열렸다. 장터 이름의 뜻처럼 잘 쓰지 않는 자신의 물건을 팔러 온 분들도 계셨지만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맛있는 음식 부스들이었다. 부녀회에서 만든 떡볶이, 제로웨이스트 카페의 다양한 음료, 달콤한 쿠키, 시시한 붕어빵까지 먹거리가 아주 많았다.
그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라멘이었다. 내가 면 요리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이음장의 라멘은 내가 먹어 본 라멘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짭짤하고 따뜻한 국물이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아서,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만족하며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라멘 위에 토핑으로 올라 온 고기와 숙주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이 라멘 부스를 운영하신 사장님은 도시에서 살다가 하동으로 온 분이셨다. 하동에도 라멘집이 생기기를 바라는 나로서는 이 사장님이 ‘하동의 첫 번째 라멘집 사장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랐다.
후식으로는 적량 ‘다온 카페’에서 백향과 에이드를 주문했다. 패션푸르츠로 만든 이 음료는 달콤하면서도 물렁하지만 씹히는 과육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이 백향과는 적량면 동촌마을에서 키운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만 기르는 줄 알았던 패션푸르츠가 백향과라는 이름으로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재배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
흔히 말하는 물건만 사고파는 장터라고 생각하며 갔지만, 맛있는 음식들 덕에 ‘이음장’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명소정
하동에 거주하는 명소정입니다. 하동중앙중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밴드부 보컬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