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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기 치는 게 아닙니까?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가루녹차 중 하동 것은 불과 25% 내외

“이게 사기 치는 게 아닙니까? 하동 가루녹차 100톤을 수출한다고 해놓고 남의 것을 70%나 가져오지 않습니까?”
2023년 6월 21일 농산물유통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영섭 의원이 녹차연구소장을 향해 던진 말이다. 하동군이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가루녹차 원료의 70%를 제주 ‘오설록’에서 사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하동녹차연구소 소장 이종현 씨에게 물었다.
○ 스타벅스와 하동군이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가
○ 2015년경에 정부 차원에서 녹차산업과 관련해서 세계로 눈을 떠서 수출길을 모해보자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때 하동이 선점을 하게 된 것 같다. 스타벅스와 계약을 맺은 것은 무역업체 (주)누보인데 거기서 100톤을 계약했고, 우리는 (주)누보를 통해서 납품을 하고 있다.
○ 왜 제주 오설록에서 말린 녹차 잎을 사오나
○ 하동 녹차로는 양을 맞출 수 없다. 스타벅스에서는 100톤을 요구하는데 기준이 굉장히 높다. 친환경이어야 하는데 기준을 독일규정(유해물질 630항목 검사)을 따르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다. 그 기준을 통과하는 물량이 우리 하동에서 25톤 내외밖에 안 된다. 그리고 이건 색도(G값, Green값)를 위해 100% 차광재배를 해야 하는데, 우리가 평균 G값이 50미만이 나온다. 스타벅스에서는 52를 요구한다. 그래서 오설록의 최고급(G값 58)을 가져와서 우리 것이랑 섞어서 양도 맞추고 색도도 조합한
다. 수출이 될 때는 국내산이라 표기하고 제조사는 ‘하동녹차연구소 가공공장’ 이름으로 나간다. 100톤을 못 채우고 실제 납품하는 양은 평균 70여 톤 정도다.
○ 녹차 농가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 우리 연구소가 공장을 지금 24시간 돌리면서 친환경 인증 농가가 생산한 녹차 잎을 전량 수매해 주고 있다. 다들 판로가 없어서 걱정이다. 스타벅스에 납품을 함으로 해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 마케팅 효과가 굉장히 크다. 이렇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차광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가 29개 정도 된다. 우리의 생산량을 늘리고 재배 기술을 확대하고 G값을 높이는 그런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다.
○ 다수의 군민들은 수출되고 있는 가루녹차가 100% 하동산이라고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일부러 오픈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녹차농가나 전문가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우리가 생산한 것들을 충분히 유통시키는 목적이 있고 고가로 받을 수 있고 앞으로 녹차산업을 부양시킬 수 있는 이런 것이 우리의 몫이다.
2017년 1월, 윤상기 전 군수와 하동녹차연구소는 “스타벅스에 가루녹차를 수출하여 하동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홍보를 접한 군민 누구도, ‘가루녹차’가 제주도 녹차를 섞어서 만들고 ‘하동산’이 아니라 ‘국내산’으로 표기되어 판매된다고 상상하지 못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군민들의 황당함은 누가 책임져야 하나.

2023년 8월 / 2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