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인 하승철 군수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하승철 군수를 만났다. 세계차 엑스포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경상남도의 감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정산이 끝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이례적으로 도청의 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감사는 지사님하고의 약속이었다. 개막식 날, 150여억 원이 투입된 사업인데 전시 대행사가 해 놓은 것들이 부실해 보인다고 그래서 과연 대행사가 돈을 제대로 썼는지 정산을 제대로 하자고 했고, 조직위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감사로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해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
○ 엑스포 도중에 체험 행사를 무료화한 것을 두고 선거법 위반 논란도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 감사위원회가 감사를 손쉬운 것부터 한 거다. 행정에 관한 감사는 절차가 다 드러나니까 쉽다. 정산의 문제는 실제와 대조를 해서 따져봐야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감사 방향이 잘못됐다. 그 부분을 정식으로 지사님께 ‘이건 감사 방향이 잘못됐다. 고생 많이한 직원들과 하동 군민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에 이것은 반성하고 감사위원회에서는 대행사에 대한 실질적인 정산 확인이 필요하다’ 고 공식적으로 요청을 했다.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서 선관위에 먼저 다 물어보고 법적 근거도 따지고 조례도 확인하고 한 것이다. 관람객 개인한테 돈을 준 게 아니다. 행사를 하는 대행사나 단체에게 체험 보조비를 주는 것이고 이미 2억 4천만 원 정도 집행이 돼 있었다. 거기서 보름 정도 무료 체험을 확대하기 위해 1억 3천만 원을 체험행사를 주관하시는 분에게 더 드린 거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체험 보조비 형태로 무료로 하고 있었고 이것은 우리 하동 엑스포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축제 행사는 다 그렇게 한다. 감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과정이다. 의견을 묻고 감사위원회에서 다시 판단하고 확인하는 이런 과정에 유출이 된 거다.
○ 한국남부발전에서 LNG터미널을 짓겠다며 LNG발전소 건설사업에 포함해서 환경영향평가 신청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한 입장은?
○ 우리 하동군하고 전혀 의논을 하지 않았다. 법상으로 의논할 의무가 없는 모양이다. 터미널을 짓는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 LNG발전소와 관련해서는 추진하고 말고 할 권한이 없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관련된 분야이고 정부가 그런 것을 지자체하고 의논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라도 자기 지역에 발전소가 들어선다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남부발전이 오랫동안 우리 지역에 있어 왔고 이 부분을 되돌릴 수 없다. LNG발전소를 짓겠다는 것도 앞 정부에서 결정돼서 추진 중인 것이고, 하동군에서도 약정을 했고 의회도 동의를 했다. LNG를 반대하시는 분들도 의견이 매우 다양하더라.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객관적으로 봐서 약정이 이렇게 되어 있고 그러면 그걸 바꿔 나갈 수 있는 명분과 논리와 우리 주민의 의지가 있어야 단체장도 의지를 갖고 한번 해 보자 할 수 있는데, 지금 수량적으로는 찬성하는 주민이 훨씬 많다. 환경영향평가 작성할 때 관계기관의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다. 거기에 대해 그동안 들었던 주민들의 의견 그리고 전문가 의견 다 포함해서 분명히 의견을 제시하겠다.
○ 이미 지어진 LNG발전소가 100여 개가 넘지만 가동률이 46%에 불과하다. 앞으로 가동률이 더 떨어질 거라고 산자부에서도 말했는데, 지어놓고 가동조차 못할 수 있는 LNG발전소를, 그것도 대송산단에 짓는 게 합당한가?
○ 대송산단에 정부가 많은 돈을 들였다. 진입로, 상하수 시설, 이게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를 짓기 위해서 정부가 이미 많은 돈을 들여서 산업단지를 조성해 놓은 거다. 발전소는 조금 싼 땅에 해도 된다. 경제 논리적으로도. 그런데 비싸게 만든, 첨단 기업을 유치하려고 만든 이 산업단지에 왜 발전소를 지어야 되느냐 이게 지금까지 산자부의 입장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흐름을 보면 산자부가 더 적극적이다. 산자부가 더 적극적으로 업종 코드 변경 요청을 하고 서두르고 있다. 결국엔 경제자유구역 심의위원회를 갖고 있는 정부가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거다.
○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입장은?
○ 군수는 정치인이기 전에 행정가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지금 여와 야가 아주 첨예하게 의견을 달리 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가로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해 버리는 순간 우리 군민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 지난 20년간 행정에서는 갈사산단과 대송산단의 정상화를 외쳐왔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다. 되지 않을 일에 매달리지 말고 농민과 귀농·귀촌인에게 집중해서 실질적인 정책을 펼쳐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군민들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갈사나 대송에 얽매일 게 아니라 농업과 관광의 경쟁력을 더 높여 나가야 된다는 생각에 대 찬성이고 그래서 제 생각은 농업과 관광 쪽에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귀농 귀촌하시는 분들이 누구든지 지역에 오시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된다. 소농 위주로 가야 되고, 손쉽게 농사를 짓도록 기술이라든지 각종 종묘의 생산과 구입, 영농 행위, 판매에 이르기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그런 사업들이 있으면 무조건 한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승철 군수는 LNG발전소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찬반, 두 전임 군수의 갈사·대송산단 책임 공방에 대해서는 자연인이 아닌 행정가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강조하며 입장표명을 거절했다.
농민, 귀농귀촌인, 청년과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그는 어떤 것이든 제안할 게 있으면 자신을 찾아와달라고 말했다. 하동군정의 슬로건을 ‘소통 변화 활력, 군민과 함께’로 내세우며 지나온 1년, 하승철 군수는 군민과의 소통에 여전히 목마른 듯 보였다.
군수실의 문턱을 가볍게 넘나들며 정책제안을 하고 그것이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지켜보자. 민선 8기가 제대로 된 군정을 펼치도록 견인하는 것은 군민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