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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 옥종 양수발전소 추진으로 두방마을 일원 수몰 예정

한국남부발전(이하 남부발전)이 옥종면 종화리 산 69-2와 두방마을 일원에 700MW 용량의 양수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에 산업자원부에서 시행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남부발전과 하동군은 직접 영향권에드는 4개 마을(종화·수촌·두양·두방)을 대상으로 3차례의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주민동의서를 받았다.
하동군 경제기업과 에너지계담당자에 따르면, 하동군 행정은 12월에 옥종면 이장회의 자리에서 관련 사업을 설명했으며 내년 1월 중으로 옥종면민 전체를 대상으로 찬성률을 조사할 계획이다.
상부댐과 하부댐이 들어서게 될 종화리 산ㅊ69-2와 두방마을 일원

지역경제 이바지 VS 살던 곳 떠나기 싫어

“남부발전이 발전소 만들기 좋은 장소를 조사했고 그걸 군에다 이야기하니까 군에서 주민들 의견을 물어보고 1차적으로 동의서를 받아갔다. 이제 전체 주민투표를 하든지 그런 절차가 있을 테고, 그러고 나면 군 의회에서 또 한번 심의를 할 거고, 그걸 모아서 하동군이 남부발전에 유치청원을 하면 남부발전이 그걸 가지고 중앙정부에 신청하고 그렇게 진행이 될 거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마을 전체가 수몰 대상인 두방마을 이장의 말이다. 주민들의 의견에 대해 물으니 그는 “주민 70%는 찬성이고 30%는 반대하고 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상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발전소가 들어오면 지역경제에 많은 이바지가 될 거라는 그런 뜻에서 찬성하고, 반대는 여기서 여생을 보내려고 들어왔는데 또 이사를 가야 되니까 싫다는 그런 반응들이다.”고 답했다.
두방마을 주민 A씨는 “나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고향이기 때문에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현실이 안 맞다. 촌에서 사는 게 힘들다. 결정되는 대로 따를 거다. 동의서는 써 줬다.”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반대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주민 B씨는 “찬성하는 사람들은 밖에 자식들도 있고, 다른 데 땅도 있고, 갈 데가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갈 데가 없다. 보상해 준다고 해도 그거 받아서 어디 가서 땅을 사고 집을 짓나. 돈 많은 사람들은 보상 나온다고 하니까 좋아 죽는다. 우리 같이 없는 사람들은 죽겠고.”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35년간 마을에서 살았다는 보덕암 주인은 “여기는 내 마음의 고향이다. 떠나고 싶지 않다. 수몰지역이라니, 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한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사라지게 될 두방마을

재생에너지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양수발전소

지금까지 지어진 양수발전소는 삼랑진양수(300MWx2기)를 비롯해 △1995년 무주양수(300MWx2기), △2001년 산청양수(350MWx2기), △2006년 청송양수(300MWx2기), △2011년 예천양수(400MWx2기), 총 7기이다. 500MW당 1.5조 원 안팎의 적지 않은 건설비용이 드는 반면 이용률은 9.6%에 머물러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상부와 하부에 댐을 건설하고 도로를 연결하면서 산림훼손이 크다는 이유로 2011년 이후로 추가건설이 없었다.
그러던 양수발전소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의 특성 때문에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산업자원부는 양수발전소를 전기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저장하는 ‘대규모 청정에너지 저장장치’로 재평가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독점해왔던 양수발전소 사업권을 개별 발전사업자에게 열어주었다. 이에 남부발전도 양수발전소 건설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산업자원부의 공모에 선정이 된다면, 남부발전은 2031년부터 8년간 댐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완공 후 50년간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남부발전은 마을별 주민설명회에서 이 기간 동안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약 783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가까운 이웃인 산청에는 지어진 지 24년째를 맞이하는 양수발전소가 있다. 산청이 양수발전소 덕분에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었는지, 인구유입이 있었으며 경제지수가 증대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찬성률만 집계하는 주민동의 방식도 재고되어야 한다. 소수라 할지라도 의지와 상관없이 살던 곳을 빼앗겨야 하는 이들의 상실감과 현실적인 문제들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 일대를 서식처로 삼고 있는 많은 동식물도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가 얻게 될 것과 잃어버리게 될 것들을 고루 생각하며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