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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사체크, 이건이렇습니다 ➂

“어떻게 하든 매립될 것이고, 외자유치의 길을 갈 것...”

2004년 7월 19일 하동군의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에서의 대화이다. 지난 기사에서 현대제철과 한진중공업의 투자 백지화를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하동군은 사업을 이어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토지공사도 경제성이 없다며 투자 계획을 철회한다.

‘경제성은 없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통상개발과장이 “한국토지공사에서는 타당성이 없다.”며 사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고한다. 그러자 최남석 의원은 “한진중공업이 우리 하동으로 온다는 것이 처음부터 이상”했다며, 처음부터 갈사만 개발이 실현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통상개발과장은 한진중공업이 그린 “설계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산투입 없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한다. 하동군이 갈사만 설계도를 “공짜로 가져온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남석 의원은 감사자료를 근거로 “경기가 침체되어 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있는데...”라며 경제성 문제를 지적한다. 그러자 통상개발과장은 “한국토지공사가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오히려 “사업자로 참여하면 한진중공업에서 분양을 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 주어서 참여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는 말을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 말은 뒤에서 다시 한 번 나오는데, 그때 살펴보겠다. 최남석 의원은 “실날같은 희망”이나 “말만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고, 주민들은 믿겠죠!

결국 통상개발과장은 “실시설계 해 놓으면 어떻게든 매립될 것이고, 매립되면 외자유치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한다. 갈사만 사업을 ‘벌려 놓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식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하동군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미 벌려 놓았으니 어떻게든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20년 전 조선산업단지가 스마트그린융복합산업단지로 이름만 바뀌었다. 최남석 의원은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안 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냐며 다시 한 번 경제성 문제를 지적하고 확인을 요구한다. 통상개발과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안 한다는 게 아니고,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토지개발공사에서 진해-부산 매립공사에 시행자로 참여하겠다고...그건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에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그러면 이 지역은 이익이 남으니까 하려고 하고 이 지역은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니까 2개를 묶어서 하라고 종용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부산-진해 매립공사의 이익으로 갈사만 매립공사 손해를 메꾸면 0이 되니까 손해볼 일이 없다는 해괴망측한 논리인 것이다.
끝으로 통상개발과장은 “실시설계가 지연되더라도 진입로공사가 시작되면 주민들이 믿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실제로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분양되어 지역 주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지에 하동군이 관심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군수의 공약이니까 무조건 해야 하고, 성과를 보여주기는 해야 하니까 차가 다니지도 않는 도로를 닦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