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엔, 반려견과 함께 동네 산책을 나간다. 양쪽으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잘 닦인 산책로는 걷는 사람이 참 많다. 아직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책로 양 옆에 심어진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진 못하지만 차나, 오토바이 등을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읍내를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고 제법 운동도 된다.
걸으면서 바람 소리도 듣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도 듣고, 키가 큰 억새밭에서는 새들이 후다닥 날아오르기도 하고, 크고 작은 들꽃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의 꽃길도 괜찮지만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풀과 풀꽃들,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느낄 수 있는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면서 시골에 사는 즐거움과 행복함에 미소짓게 된다.
지난번 휴일엔 강변 체육시설들이 있는 곳으로 산책을 갔다. 바람이 불면 사락사락 억새들이 내는 소릴 들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모두 파헤쳐져 한쪽은 공사가 한창이고 한쪽은 바닥에 줄눈을 그어 주차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체육시설에 오는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주차장으로 만드나 보다.’ 했다.
그러나 운동을 하기 위해 차를 타고 나온다는 것도, 차를 타고 나와 산책로를 걷는 것도 조금 이상한 일이다. 그 동안에도 체육시설엔 사람들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새로 조성된 주차장에 차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보니 차가 많아서 주차장이 생긴 건지, 주차장이 생겨서 걸어 나오던 사람들까지 차를 타고 나오는 건지 모를 일이다.
자연환경이 건강해야 건강해지기 위한 운동도 몸에 좋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리하고 쉬운 것보다 조금 시간이 더 들더라도 과정까지 생각한다면 환경도 건강해지고 운동을 하는 자신도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