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하동군은 ‘미래도시 종합발전계획’이라는 대규모 행정 및 문화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10월 4일 중간보고가 있었는데 주요 내용은 ‘행정 및 문화·복지시설을 중심에 집약시키는 형태로 재편해 각 읍면의 공간구조를 압축한다.’는 것이었다. 주민 접근성을 향상하고자 압축된 공간에 보행자 위주의 교통체계 조성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읍면별 문화·환경의 특색에 맞는 전략사업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하승철 군수는 “군민이 행복해지기 위한 상상을 구체적인 구상으로 만든 보고회였으며, 향후 실현 가능한 계획 수립을 통해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남일보) 이 계획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하동군에 문의하였다.
먼저 예산 규모에 대한 질문에서 주민설명회가 남아있고 거점시설과 문화시설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서 12월 중순이 되어야 대략적인 예산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으로 최대한 국비 지원 비율을 늘릴 것이며, 지역소멸기금과 공모사업 지원금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목표 연도는 2050년이며, ‘거점지역사업’과 매력없는 ‘컴팩트 매력도시’ 하동‘비거점지역사업’으로 구분하여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거점지역사업’을 살펴보면 3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아이놀이 천국, 군청 정원화, 청년타운 등을 건설한다. 2단계는 주상복합형 시장과 민간 주차장 및 하동읍 너뱅이뜰에 공동주택을 건설한다. 3단계는 하동읍 인구가 1만 5천 명이 되면 단독주택 단지와 기반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비거점지역사업’은 관공서 신축과 리모델링을 포함한 ‘면 단위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10월 말에서 11월 말 사이에 읍면을 다니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한다. 기본구상안의 완료 기일은 24년 3월로 잡고 있지만 주민 의견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사업이 당초 기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공공기관을 이미 모아 놓은 화개면의 ‘탑리 행정복합센터’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약 70억 원을 들여 화개면청사, 다향문화센터 및 주변종합정비, 화개보건지소를 지었다. 주민들은 이 사업으로 인구 유입, 투자유치, 주민 편의로 인한 행복도 상승 등의 효과는 크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개천변의 경관 훼손은 제쳐두고라도, 놀리고 있는 넓은 주차장과 이용객이 없어 유지비만 나가고 있는 다향문화센터 등을 볼 때 혈세 낭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행정복합센터 건설사업을 하동군 내 10여 곳에 더 하겠다는 것이다.
관공서를 새로 짓고 시설을 모아 놓는다고 주민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관공서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낙후된 것도 아니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이미 넘치도록 지어진 공공건축물의 이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복지 재정을 늘리고 귀촌·귀농, 청년 지원정책에 예산을 더 늘려 실질 인구 유입정책을 펼치는 것이 미래 하동을 위한 보다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관공서를 새로 짓는다고 도시가 쾌적해지고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다거나 인구가 증가하는 ‘희망찬 미래’가 오지는 않는다.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올라가는 것은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아니라 ‘건설사의 이익과 세금 낭비에 대한 군민들의 분노’이다. 군의 설명에 따르면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 한다. 과도한 행정건물 신축으로 하동군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을지, 그대로 둘지는 우리 군민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