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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의 전통을 이어온 하동 유일의 피아노 대회, 변화 모색해야

학부모와 교사들, 전문적이고 공정한 대회로 거듭나기를 촉구

9월 20일 하동문화원 이 주최하는 제37회 학생 피아노 경연대회가 열렸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87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대회를 둘러싸고 학부모들과 피아노 교사들 사이에서 여러 말이 나왔다.
경연대회임에도 ‘학예회처럼 박수를 유도하고, 지나치게 상세한 안내로 참가자들이 연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무대의 기회를 주는 것이고, 무대는 입장부터 연주까지 본인한테 맡겨야 하는데 6개월간 애써 연습한 곡을 집중해서 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3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한 ‘비전문적인 진행’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심사 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요즘 다른 대회 나가보면 심사평과 점수가 적힌 개별성적표를 봉투에 담아서 준다.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런 게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문을 연 또 다른 학부모는 “수상자들의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동문화원 측은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무대 경험도 쌓게 하고 격려 차원에서 이 대회를 해 왔다며, “450만 원 정도의 빠듯한 예산으로 피아노대회를 연다. 혹시나 상처받는 아이들이 있을까 봐 점수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문화원에 찾아오면 본인의 성적은 확인시켜 드린다. 우리도 고민 많이 한다.”고 했다. 문화원 측은 “시대가 변하고 학부모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준 높은 대회를 원하시는 것 같다. 회의를 거쳐서 다음 대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해 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연대회가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추는 일은 기본이다. 기본을 챙겨야 발전할 수 있다. 하동문화원은 변화를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공신력 있는 피아노 대회로 발전하길 바라는 지역민들의 바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동문화원은 1965년에 설립되어 하동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발굴·계승하며, 문화의 가치를 군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하동문화원이 군으로부터 받는 1년 예산은 운영비 7,600만 원, 사업비 지원 3,800만 원, 총 1억 1,400만 원이다.

2023년 11월 / 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