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는 ‘새만금신공항 부동의 촉구 집중행동’이 있었다. 1,278일 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새만금신공항이 지어질 경우, 무안공항보다 610배의 조류충돌 위험이 있으며 세계유산과 동등한 가치가 있는 수라갯벌이 사라지는 생태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7월 26일 부산에서는 24개 단체와 약 2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부산 집중행동’이 있었고, 8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는 6월 24일부터 시위를 하고 있던 김현욱 집행위원이 시위 도중 경찰에 의해 팔다리가 들려 강제진압 당하는 일이 있었다. 7월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117개 시민단체와 노동·농민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도민회의’가 “내란세력이 저지른 반민주적 행태의 사업은 백지화되어야 한다.”며 지난 10년의 해묵은 갈등을 풀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7월 10일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으며, 8월 9일 전국 8곳 명산에서는 케이블카 건설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의 봉화 공동행동’이 있었다. 8월 6일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는 470여 일간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보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4대강 보의 완전 개방과 철거를 다시 공론화하겠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공약했던 4대강 재자연화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김성환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같이 내란종식 이후 들어선 이재명 정부도 생태, 기후위기, 탈성장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이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을 주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자본 말고 생명’, ‘4대강 재자연화’,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이 모두 결여되어 있음에도 현정부에서도 계속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여 저항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2월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진보 진영이 새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은 원래 진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이다.”라고 했다.
6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필요하면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가리지 않고 쓰겠다.”고 밝히면서 ‘성장’은 22차례 언급한 반면 ‘복지’나 ‘분배’는 말하지 않았다. ‘진짜 성장’을 강조했는데, ‘AI 3대 강국 진입’, ‘잠재성장율 3% 회복’, ‘세계 5대 경제국 도약’이라는 ‘335 전략’을 내걸었다. 6월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4일 취임식에서 밝힌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더욱 구체화하여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새정부가 나갈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은 ‘성장과 실용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중도 보수정권의 한계이자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은 저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서 새는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에 의해 힘을 받을 때 잘 날 수 있다고 했다. 비어있는 왼쪽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신공항을 반대하는 나,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당신, 4대강 재자연화를 바라는 우리가 저항과 함께, 민주주의와 다양성 그리고 연대에 기초한 진보, 좌파 진영 구축을 위해 새롭게 나서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