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총 7곳을 선정했다.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2026년부터 2년 간 매달 1인당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게 된다.
농어촌에 사는 누구나 매월 받는 15만 원, 하동 행정은 기회조차 외면
농식품부는 9월 17일에 농어촌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69개의 군을 대상으로 9월 29일부터 10월 13일까지 신청을 받았고 총 49개의 군이 응했다. 경남은 거창, 남해, 함양이 참여했다. 하동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10월 20일에 농축산과 최은숙 과장은 SNS를 통해 “재정확보가 어려워 부채행정 발생 가능성이 높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향후 정부 재원 지원의 확대가 이루어지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하동군의 소극적인 대응은 “만약 충남도가 돈을 안 주면 전액 군예산으로 이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시범사업에 응모하고 결국 선정까지 된 충남 청양군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비된다.
충남 청양, 공사 중단 및 보조금 지급 중단 각오하며 시범사업에 적극 대응
인구가 3만 명 이하로 줄어 비상이 걸린 충남 청양군은 공공건물 공사를 늦추고 각종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시범사업을 신청했다.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양군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조만간 인구 4만 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하동군의 절박함도 이에 못지 않을 것이다. 공공건물 건립, 환경 개선, 특정 연령층에 제한된 지원 등 지역소멸대응기금의 활용이 인구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지금, 주민 모두에게 직접 혜택으로 돌아갈 농어촌기본소득에 대해 하동군 행정이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시범사업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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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혜수 의원이 농어촌 기본소득시범사업 도입을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2년 뒤의 기회 미리 대비해야
605m2 면적의 서울에는 약 933만 명, 675m2 면적의 하동에는 약 4만 명이 산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역소멸의 위험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저출생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높은 생활비와 집값, 치열한 경쟁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OECD는 한국의 경우, 2023년 기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출산율을 유지할 경우 향후 60년간 인구는 절반으로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그 해결책으로 읍면자치의 실현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읍면자치 통해 삶의 질 개선해야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하승수 대표는 “면 지역 인구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수도권 일극 집중 해소를 거론하는 것은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역위기의 해법은 면 자치를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 지역의 인구가 더 이상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인구를 유입하려면 생활여건을 개선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대책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자치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하승수 대표가 하동을 찾아 ‘찾아가는 읍면자치 설명회’를 하고 있는 모습. 10명 이상의 사람과 강의장소만 준비되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 읍면자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신청 및 문의는 010-7904-0224로 하면 된다.
하승수 대표는 “지자체마다 발전계획을 군청에서 세우다 보니, 주민들도 모르는 서류상의 계획이 나오기 쉽다. 이런 하향식의 사업들
은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개발사업, 선심성 사업, 일회성 사업들이 많으며, 지역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치권 회복이 필수다.”라며 읍·면자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면민이 직접 지역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하고,
인구 4만 선 무너질 위기··· 주민자치로 극복
하동군 경제③, 지역순환경제로의 방향전환이 필요
‘지역의 발전’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있다.
낙후된 하동의 지역사회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문제는 ‘지역의 발전이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2개의 대립된 관점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전통적 관점’에서는 ‘GDP의 양적인 성장, 재화와 서비스의 단순 증가’를 지역발전의 주요 지표로 삼는다. 발전 전략으로는 ‘외부로부터의 자금 유입이나 대기업 유치’를 주요 방법으로 꼽는다. 하동군이 지난 수십 년간 취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지난 2013~24년 사이에 갈사·대송산단에 체결된 투자양해각서(MOU) 25조 8,362억 원 중 실제 투자된 돈은 25억 원(0.009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미 실체적으로 파탄이 난 방식이다.
‘대안적 관점’에서는 ‘지역민의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재화와 서비스의 다양화’, 즉 ‘지역순환경제의 성장’을 지역발전의 지표로 삼는다. 발전 전략으로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 조직과 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아직은 낯선 길이지만 하동지역의 발전을 위해 신중히 검토하고 실천해 볼 필요가 있는 방식이다.
지역순환경제는 어떻게 움직일까?
우리나라에서 관련 법에 의해 규정된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는 자활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경제적 가치도 창출한다.” 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필요와 욕구에 부응한다.’는 사회적 목적과 ‘이윤 실현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 는 경제적 목적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는 지역민의 실질적 요구에 기반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판매, 높은 수준의 자율성, 참여와 탈퇴의 자유, 구성원들의 민주적이고 실질적인 재정적 결정, 안정적인 노동자 고용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측면’에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필요에 부응하여 시민들의 주도로 만들어지고 참여자의 민주적 의사결정에 따라 운영되며, ‘이익의 극대화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경제활동’ 을 지향한다. 사회적 경제는 다양한 동기를 가진 서로 다른 시민들 사이의 각양각색의 연대와 제휴를 바탕으로 지역민의 삶에 밀착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백화제방의 경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집중기획 ] 2026년 지방 선거를 생각한다<4> / 하동군 경제 ③
최근 5년간 재난형 가축전염병 아프리카돼지 열병은 총 46회 발생했으며, 294호 농가에서 돼지 55만 6,332마리가 살처분(殺處分)되었다. 구제역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총 391만 마리가 살처분되었으며 보상금은 최근 5년간 5천억 원이상 소요되었다. 하동군에서도 2014년 고전 닭농장, 2017년 진교 오리농장, 그리고 2022년 옥종 오리농장에서 살처분이 이루어졌다. 다음은 지난달 11일 살처분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묻는 일을 묻다’ 의 활동가 5명(희음, 몰라, 혜리, 윤영, 기린)과 하동 주민이 모여 살처분에 대해 나눈 대화의 일부다.(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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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 <살처분의 애도와 기록>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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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살처분이나 대량축산 문제 관련, 갈수록 잘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에 대한 지적에 공감했고 교육과 언론이 더욱 분발,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기존 교육, 언론 외에 학교 밖 교육도, SNS를 통한 시민언론 운동과 대량축산에 맞서기 위해 제도적 규제와 건강 관련 장기적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축산업 사료나 동물 건강이 좋지 않아 갈수록 질병 위험이 많은데, 채식 위주 그룹과 육식 위주 그룹의 건강 상태 변화(피부병, 혈압, 치매 등)를 추적해 발표하면 사람들이 스스로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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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희: 살처분 현장의 농장을 다녀온 동물권 운동가 5분이 촬영한 영상을 가지고 하동을 찾아왔다. 하얀 소독제가 뿌려진 텅 빈 축사, 죽음이 지나간 자리의 싸늘한 기운과 학살이 임박한 동물들의 비명들. 직접 보이지 않아 더욱더 폭력과 죽음의 두려움을 떠 올리게 하는 그런 영상들이었다. 현재의 축산업은 살처분 문제뿐만 아니라 사육, 도축, 생태계농장 근로자(대부분 이주노동자) 등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가장 빠르겠지만 작은 실천으로 육식을 줄이는 것 또한 살처분을 축소하는 한 방법이 될 거라 본다.
‘묻는 일을 묻는 사람들’과 함께한
<살처분의 애도와 기록> 좌담회
지난 7월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옥종 딸기하우스 농장의 허선옥 씨가 수해복구를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정성껏 손글씨로 써서 보내왔다. <편집자 주>

어느 날 비가 장대같이 쏟아졌습니다. 우린 하우스가 강 옆에 있습니다. 강물만 바라보았습니다. 물이 얼마나 찼을까? 그때 시간은 2시 정도, 거의 하천에 80프로 물이 있을 때 하우스로 물이 들어 왔어요. 배고파 뭘 좀 먹자 하는 순간이었어요. 약 2~3분, 하우스 안으로 물이 차기 시작했어요. 어머나! 이게 무슨 일이야? 제가 중얼거리는 말은 “어떡해! 어떡해!”하는 말이었어요. 컴퓨터 하나 들고 있었지만 그땐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방에서 곡식들이 떠밀려 나오고 신발이 둥둥, 하우스를 물이 천정까지 메우더니 앞집 모종밭으로 물살이 밀려 들어갔어요. 조금 높은 곳에선 이장님이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어요. 그 말은 들리지 않고 떠나가는 살림살이만 바라볼 뿐. 물이 가슴까지 들어오니 ‘아, 이제 나가야 하는구나.’ 싶어졌어요. 나와서 보니 하우스 꼭대기까지 물이 차 있었고 들판이 바다
처럼 보였어요. 아주 어렸을 때, 사라호 태풍을 본 다음, 두 번째 물난리인 것 같았어요.
옥종면 종화마을을 찾아주신 수해봉사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
립니다. 종화마을에 살고 있는 허선옥이라고 합니다. 저는 죽어도 잊지 못할 봉사자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진흙 때문에 딸기 한 동을 포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봉사자분들께서 3주를 오셔서 10cm나 되는 흙을 말끔히 치워주셔서 딸기를 심었습니다. 저는요, ‘이런 분들이 과연 몇 분이나 계실까?’ 생각을 합니다. 한분 한분께 큰절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기어다니면서 흙을 자루에 집어넣고 한 자루가 되면 밖으로 보내고, 어느 누가 이런 고된 일을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행운아인 것 같아요. 누구나 ‘봉사하시는 분은 봉사자일 뿐이다.’ 생각을 하시겠지만 입장을 바꾸어 보면 과연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독자기고]한국의 쓰나미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는 “소나무가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숲이 바뀌는 과정”으로 하동송림 등 “보호 가치가 높은 소나무의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기 조경전문가 역시 “재선충 방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반드시 지켜야 할 곳은 철저히 방제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일본은 1972년 재선충병을 처음 확인하고, 1977년 재선충 특별법을 만들며 100% 막겠다고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1997년 특별법을 폐지하고, 문화재 등 중요 소나무만 방제하기로 했다. 임업선진국 일본에서도 재선충 방제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최근 산림청은 재선충 방제 방법을 바꾸었는데 기존의 ‘훈증처리’가 아닌 재선충이 나타난 곳의 소나무를 ‘모두 베어 태우기’이다. 결국 훈증처리가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인데, 훈증처리의 실패가 무엇 때문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효과가 확인되지도 않은 모두 베어 태우기에 또 다시 많은 예산을 들여 임업 관련 이해관계자의 ‘돈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악양면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2025년 10월호 <오하동> 머리기사 “광양시, 관광단지 개발하겠다며 섬진강 종점 변경 추진”을 보고 전남도와 광양시의 ‘돈벌이’ 아이디어에 경악했다. 전남도의회가 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광양시 하천수계 종점 현실화’를 한다는 내용, 또 ‘종점 현실화’란 미명 아래 섬진강 하구 종점을 현재의 배알도 인근에서 남해고속도로 섬진강교 인근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얼핏 보기엔 섬진강 하구가 관광단지로 개발되는 일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돈벌이에 눈이 먼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파괴나 폭우나 홍수 때 발생할 사회적 위험은 도외시되기 때문!
이미 우리는 포스코 광양 제철소나 하동 갈사만 산업단지, 그리고 하동발전소 건설을 통해 경제개발이 자연 생태계나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잘 안다. 물론, 새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바로 그로 인해 자연 파괴나 암 발생 등 유병률 증가, 잘못된 계산으로 인한 천문학적 매몰비용 발생이란 부정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만일 한 개인에게 ‘수억 원 벌려면 네 건강(목숨)을 희생하라.’고 하면 어느 누가 ‘좋소!’라며 달려들겠는가? 하물며 자손 대대로 살아야 할 이 아름다운 강산을 희생시켜 관광호텔, 사우나, 찜질방, 유흥주점 등을 만들려 하면, 일부 사업가 이외에 그 누가 ‘좋다!’라며 환호하겠는가? 물론 이런 대형 사업에는 다른 변수들이 붙는다. 그것은 개인의 경우와는 달리, 행정가, 정치가, 금융인, 법률가, 투자자, 시행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일종의 동맹체를 형성, 개발 이익을 나누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사업 구상은 밀실로 들어가고, 현지 주민들이나 자연 생태계는 주요 의사 결정에서 배제된다. 물론 일부 주민들은 작은 이권사업 기회가 생기고 일자리를 얻어 푼돈도 번다.
그 와중에 주민 간 갈등도 생긴다. 갈수록 공동체는 해체되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분위기로 된다. 그러나 막상 개발 뒤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지역은 황폐화하고 주민들은 더 이상 이웃이나 자연과 더불어 정겹게 살기 어렵다. 그렇게 수십 년 지나면, ‘차라리 옛날이 더 나았어!’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다. 이런 교훈을 우리는 언
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나?
흔히 현대인을 ‘호모 사피엔스’ 즉, 지혜로운 인간이라 하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대체로 ‘계산 속’이다. 그래서 ‘제 꾀에 스스로 속는’다. 이미 덴마크의 플뤼브예르그 교수가 ‘마키야벨리주의 공식’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는 개발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제안자들이 각종 비용이나 환경 영향은 과소평가하되 개발 효과와 기대 수익은 과대평가함으로써 진실을 왜곡한다는 것! 따지고 보면, 각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케이블카 사업, 섬과 섬을 잇는 교량 사업, 관광단지 개발사업 등이 대개 이 공식을 따른다.
화려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면 ‘모두’ 혜택을 보고 ‘살기 좋은’ 지역이 된다. 그러나 막상 시행에 들면? 시간이 갈수록 비용은 불어나고, 화려한 준공식 뒤에는 적자 속에 막대한 세금이 ‘밑빠진 독 물 붓기’다. 건설 당시의 사업주나 행정가들만 돈과 표를 얻고 떠난다. 그 이후는? ‘나몰라라!’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는 ‘약아빠진 어리석음!’
시간이 지나 부정부패에 연루된 이해관계자들을 검경에 고발하고 수사한 뒤 몇몇을 감옥에 집어넣은들, 이미 망가진 자연을 복원할 길은 없다. 교육이나 복지에 쓸 소중한 혈세를 이미 낭비해버리고 나면 받아낼 길도 없다. ‘잘 살아보자’고 한 일이, 실은 ‘잘못 사는’ 일이었음을 ‘나중에’ 깨달아봤자 소용없다. 그저 소박하게 이웃
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게 정답인데, 지혜롭다는 인류가 이걸 모른다.
이미 우리는 갈사만 산업단지 사례에서 뼈저리게 경험했다. 동해, 남해, 서해 바다도 마찬가지! 차라리 바다를 그대로 두고 경제와 생태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나마 남은 섬진강, 그 하구라도 제발 내버려 두시라. 그리고 자연을 보살피면서 자손 대대로 살아갈 이 국토를 정말 사랑해 보시라. 그게 정답이다.
[칼럼]섬진강 하구, 그대로 두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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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섬진강 팽나무(악양면 평사리주유소 앞)의 큰 가지가 부러졌다. 하동군의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 조성사업 당시 팽나무 주변을 파내고 시멘트 구조물을 설치한 뒤부터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했다. 2020년 한 달이 넘게 비가 내려 섬진강이 불어나 팽나무가 한동안 물에 잠겼고, 본격적으로 말라죽어가기 시작했다. 매년 수백 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원을 만들고, 나무를 심는 등 조경 사업을 시행하는 하동군. 사람과 세월이 함께 만든 ‘천연’의 정원을 돌보는 일이 시급하다.
[포토뉴스]섬진강 팽나무, 큰 가지 또 부러져
[카툰]인도(人道)는 나무에게 양보하세요.
사람은 차도(車道)가 있잖아요.
지난 28일 하동군은 하동공설시장 재개발 정비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하동공설시장 재개발 사업 조감도. 지금의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 [사진출처 : 하동군청]
대세를 따르기 위해 재개발? 근거는?
주민설명회는 “시장의 현대화라는 대세를 따르”고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부군수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어진 담당자의 설명에서도 부군수가 말한 시장 현대화, 인구 감소, 경기 침체 등을 사업의 명분으로 말하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 등의 근거나 기대효과는 없었다.
인구가 줄어들어 시장을 찾는 주민도 줄어들 것이므로 빈 가게를 정리하고 주차장을 만들자는 것은 예전부터 상인들이 말해 온 것이다. 문 닫은 가게가 많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분위기 때문인지 어떻게든 시장을 살리려는 상인들의 노력에도 주민들이 점점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상인들은 “대대적인 재개발보다 빈 가게 정리와 주차장 설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오래 전에 지어진 시장 건물은 그 역사적 가치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고도 말한다.
하동군의 숙제, 상인-주민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
아쉬운 점은 시장 상인이 아닌 사람의 의견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간 하동>의 김회경 편집장은 부군수에게 “오늘 모임에서 얻은 게 있는지?”, “하동군은 시장이라는 숲만 보고 있고 상인들은 저마다의 조건에서 나무만 보고 있는데 계속 겉도는 것은 아닌지?”라고 말하다가, 시장 상인들의 거센 항의와 담당 과장의 “겉돌지 않는데요.” 라는 다소 조롱 섞인 답변으로 말을 그칠 수 밖에 없었다.
하동공설시장, 재개발이 답인가?
지난 7월 많은 비로 산사태와 홍수 등 피해가 있었다. 옥종의 딸기 농가들은 대부분 복구를 마치고 첫 수확을 준비하고 있다. 산사태가 났던 곳은 아직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거나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았다. 크게 무너져 한동안 차량이 지나갈 수 없었던 회남재는 겨우 차량이 지나갈 공간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산사태 흔적이 그대로여서 지나다닐 때 매우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직도 비가 조금만 내려도 산사태 났던 곳에서 황토가 쏟아져 불편함을 주는 것은 물론, 차량이 미끄러져 큰 사고가 날 우려가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청암면 명호리 사동마을과 점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이다.
당시 쏟아진 비로 두 마을 입구에 만든 태양광발전소가 무너졌다. 대부분 황토인 비탈면은 많은 비에 매우 취약했다. 산사태 전 현장
을 알 수는 없으나, 배수로 등이 부실하게 설치되었거나 또는 배수로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비가 내려 산사태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 산에는 태양광을 설치하면 안 되는 이유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문제는 아직도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났던 곳에서 많은 황토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물과 섞인 황토는 매우 미끄러운데, 급커브인 이곳에서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량이 미끄러져 추락하는 등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주민들은 하동군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그곳을 지날 때마다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동군은 현재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곧 설계를 마치고 시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공공기관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다면 하동군으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복구 사업의 추진 과정이 마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점과 복구사업에 들어가기 전 최소한의 안전 조치가 부족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청암 명사 태양광발전소 산사태, 석달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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