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8일, ‘섬진강 하류 재첩서식 실증조사 연구’ 2차년도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이 주관하는 연구로 염해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연구이다.
적량면 복지회관에서 열린 ‘섬진강 하류 재첩서식 실증조사 연구’ 2차년도 중간보고회. 관계기관과 자문위원, 협의체 위원, 재첩어민 등이 참석하였다.
재첩 서식 최적 염분 15psu 이하, 공업용수 취수가 걸림돌
※psu :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염분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연구진은 발표에서 15psu 이하가 재첩 서식에 최적의 조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섬진강의 염분도 조사 결과, 섬진교에서 최대 23psu, 섬진강대교에서는 최대 28psu 등으로 재첩 서식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현실적인 하천유지유량을 확보해야 하나, 공업용수 취수라는 걸림돌이 있다고 했다. 이날 하동 섬진강염해피해대책위는 중간보고서에서 확인된 문제들을 지적했다. 핵심적인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왜 20~25 psu에서 사망률을 연구했나
먼저 재첩 서식에 15psu가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왜 1psu 간격 실험을 20~25psu 구간에서 했냐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망률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답했다. “재첩 살리자는 연구지, 죽는지 알아보려는 연구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물론 재첩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조건을 확인하는 일도 필요하다. 문제는 사망률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했다면 왜 보고서에는 실어놓고, 발표자료에서는 삭제했냐는 것이다.
1차년도 최종보고서에서는 “연구진과 자문위원 의견을 고려하여 재첩 서식 최적 염분으로 18psu를 설정”했었다. ‘과학적으로 얻은’ 결론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이 같은 행위가 되풀이되고 있다.
수온이 염분보다 더 중요하다?
수온 실험 결과 해석도 논란이었다. 수온 실험은 어느 온도에서 염분 실험을 해야 하는지 조건을 알기 위한 것이다. 즉 염분 실험에서 수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온도를 찾으려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보고서에서는 “수온이 더 중요한 환경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적었다. 과학 연구의 기본도 지키지 않은 실험과 결과의 해석인 것이다.
아직도 준설 타령?
보고서는 ‘준설로 강바닥이 낮아져 바닷물이 올라와 염해 피해가 발생’하며, 이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도 했다. 사실과 다르다. 섬진강 준설, 즉 모래 채취가 중단된 지 30년을 앞두고 있다. 아직도 강바닥이 회복되지 않는 것은 ‘준설’ 때문인 것이 맞지만, 단순히 과거의 ‘준설’ 때문은 아니다. 과거 강에서 모래를 퍼내던 준설과는 달리 새롭게 시행된 ‘광양만 항로 준설’ 때문이다. 항로에는 섬진강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양의 모래가 쌓이는데, 이를 계속 준설해서 강바닥에 모래가 쌓일 새가 없는 것이다. 강바닥이 낮아진 것을 염해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광양만의 모든 항구를 폐쇄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강바닥이 낮음에도 염해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책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상류에서 물을 많이 내려보내면 해결”되는 일이다.
자문위원은 왜 위촉한 것인가?
자문위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사망률이 아닌 성장률을 조사해야 하며, 이를 위해 ‘10~15psu 구간에서의 세부 실험이 있어야 한다.’는 그간의 자문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특정 결과를 의도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 연구가 행해졌다. 문제제기와 항의가 이어진 것은 당연하며 연구에 대한 신뢰까지 잃었다.
섬진강댐 추가 방류는 공업용수 취수를 위한 것
한국수자원공사는 섬진강댐 재개발 사업으로 방류량을 늘려 염해피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책위의 확인 결과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섬진강댐에 흘러드는 물의 양은 일정하다. 따라서 내려보낼 수 있는 물의 양 역시 일정하다. 다만 댐이 높아져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이 늘었을 뿐이다. 그리고 늘어난 물의 양, 연간 6500만 톤은 모두 광양만권 공업용수로 보내지고 있다. 섬진강댐에서 광양만까지 관로를 묻을 수 없어서 섬진강을 수로로 이용하여 물을 흘려보내고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염해피해 방지 대책이라고 한 것이다. “하류 지역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하천유지유량 달성도 평가에서 수치가 낮은 곳과 비교한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또한 섬진강물을 늘리기 위해 다른 유역의 물, 장흥 탐진댐의 물을 끌어와서 해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물 문제 발생을 발생시키므로 반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과거에도 수없이 제안된 염해피해 대책이 왜 실행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실행할 수 없었는지를 돌아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합의서 작성’에 동의해
끝으로 대책위는 위에서 말한 것을 포함한 수많은 문제제기 등을 근거로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다만 그 자리에서의 ‘협약서 체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받아들이고, 각 관계기관에서 논의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합의서 최종안을 마련하고 여기에 서명하기로 했다. 앞으로 섬진강 염해피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것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지난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섬진강 염해피해 문제에 무관심한 하동군의 반성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