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량 정압관리소의 모습이다. LNG 설비는 폭발 등 안전 문제로 시설에의 접근 등이 철저히 통제되는 시설이다. LNG관로가 매설될 주변 지역 마을과 주민에 대한 안전 평가가 중요한 이유이다.
지난 3월 5일 금성면 복지회관에서 하동LNG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사업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드러났다. 한국남부발전의 설명 이후 찬반 패널 발표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반복되어 온 피해 경험을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LNG 배관 건설이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된 채, 안전성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되는 점이 쟁점이었다.
경제성 없는데도 발전소 건설 강행
이번 사업은 단순한 발전소 건설 사업이 아니다. 건설비만 1조 3천억 원, LNG 공급 시설 이용료 1조 2500억 원 등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또한 좌초자산으로 평가받는 LNG발전소를 더 짓는 것이 바람직한지의 문제 등 국가 에너지-전력 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미 경제성이 부족해 중단된 사업이 별다른 근거 제시 없이 재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하동LNG 사업은 자체 LNG 터미널을 건설해 연료를 직접 조달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발전기 규모를 4기에서 2기로 줄이면서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백지화되었다. 그럼에도 별다른 근거 제시 없이 발전소 건설이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발전소 연료 공급 방식도 정해지지 않아
더 큰 문제는 연료 공급 방식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남부발전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POSCO 터미널을 이용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POSCO 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연간 약 418억 원, 30년간 약 1조 25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약 7000억 원 규모의 자체 터미널 건설비를 훨씬 넘는 것으로, 이 사업의 경제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더구나 POSCO 터미널의 장기 이용 계약을 맺게 되면, 발전소를 가동하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향후 에너지 전환 정책이 강화될 경우 대규모 재정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NG 배관 건설은 확정, 주민 안전은 무시
환경영향평가도 논란이다. 하동LNG는 LNG 배관 건설을 전제로 한다. 안정적으로 연료가 공급되어야 발전소를 가동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LNG 배관이 있어야 한다는 매우 상식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는 LNG를 탱크로리로 옮겨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는 발전소 운영의 핵심 전제 조건을 제외한 평가로서, 절차와 내용에 하자가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LNG 배관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주민 안전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한국남부발전은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 30년 동안 속았는데, 이번에는 속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배관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후-환경문제도 개선되는 것 없어
기후 문제와 환경 측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되었다. 한국남부발전은 물론 하동군까지 나서서 LNG가 석탄보다 청정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LNG 역시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은 ‘상식적인 사실’이다. 또한 광양만권 대기질이 이미 심각한 상황에서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은 지역의 환경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계통 안정성 기여도도 낮아
정부와 사업자는 ‘계통 안정성 확보’를 사업의 필요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 발전 설비가 전력계통 안정성에 기여한다는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하동LNG가 실제로 전력계통 안정성에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제성-환경성-정당성 잃은 5조 4500억 원짜리 사업
결국 문제는 하동LNG 건설사업이 절차와 내용 모두에서 정당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건설비와 LNG터미널 이용료, 용량요금 등 보조금 등을 합하면 국가 재정 부담은 최소 5조 4500억 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경제성, 환경성,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공공사업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조차 무시하는 행태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먼저 주민들의 요구대로 일단 사업을 중단하고, 연료 공급 방안을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후 LNG 배관 시설의 안정성 등과 관련하여 주민 동의를 거치고, 경제성 등의 재평가를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