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o 창: 하동에서 만나는 생태 이야기 ② }
문종두
북천면, 하동생태해설사
‘북천천’은 ‘문무천, 직전천’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북천천, 곧 직전천은 그 이름값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문과 무로 이름을 온 누리에 드날린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옛날에는 직전천변은 날아오르는 생명들의 향연으로 벅찬 풍광을 연출했을 것이다. 물이 맑으면 노니는 물고기가 없다더니 내가 맑다 못해 말끔하다. 11월 초입에는 청둥오리가 제법 찾아오더니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참 궁금했다. 북천천을 오르내리며 살폈지만 종적이 없었다. 그러더니 2월 중순 어느 날 오후, 다섯 마리가 발견되었다. 이틀 뒤 이들마저도 완전히 사라졌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진 올 겨울 철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며칠을 두고 화두처럼 마음에 똬리가 되었다.
직전천은 원래 작은 내였다. 그러다 2003년 태풍 매미의 영향과 기찻길과 국도 2호선이 선로를 바꾸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청둥오리 수십 마리가 떼지어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철새가 사라진 지금의 북천천, 직전천은 너무도 고요하고 적막하다.
왜 철새들은 둥지를 틀지 못하고 날아갔을까? 처음에는 수달 때문인가 했다가 순간 ‘기후 위기’란 단어가 떠올랐다. 단언할 수 없지만 그들의 생태계가 심각히 훼손된 것은 아닐까? 만약에 그렇다면 이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대처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시급한 해결방안 모색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물 맑고 갈대 무성한 직전천은 정녕 아름다운가? 지속가능성만 따지는 인간들의 경제 논리 앞에 철새들은 생존가능성을 묻고 있다. 더 이상의 보금자리는 없는가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