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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 14호
청년은 말 그대로 푸르다. 몸도 마음도 젊고 혈기왕성하여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시기라 말해진다. 무모함과 용감함으로 똘똘 뭉친 청년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것에 이끌려 더 큰 도시로, 도시로 나아가곤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이왕이면 더 큰 물에서 놀아야하지 않겠냐는 말에 뭣 모르고 집을 나갔다가 10년을 서울에 있었다. 그 곳을 벗어나는 선택을 했지만, 공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그 말에 완전히 반대하는 바도 아니고 지난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도 않는다. 지금도 매일 아이들을 만나면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고 있자면, ‘그래, 더 큰 세계로 뻗어나가라!’하고 한껏 등을 떠밀어주고 싶다. 그렇다면 작은 규모의 지역에서는 푸릇푸릇 잎사귀가 자라나기 어려울까?
퇴사를 하고 짐을 빼고 아는 이 하나 없는 하동에 오면서 ‘에이,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쯤은 있겠지. 그렇게 돈 벌면서 차차 적응해 나가보자.’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읍에서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인 전단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의 임금이 들어오는 것에만 의존하는 생활을 언제까지 연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입에 풀칠을 못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여전히 내 마음은 푸르고 그 펄떡이는 마음을 세상에 펼쳐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돈과 음식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는 예민한 감각이 청춘의 담대함을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하동은 푸른 자연에 둘러싸여, 푸른 사람들이 저마다의 잎사귀를 한껏 피워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게 됐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오지랖 넓게 불특정한 친구들의 일자리를 걱정했던 적이 있다. 어딘가에 취직을 해서 돈을 버는 방식이 익숙한 우리들에게, 이 곳에는 취직할만한 기업이 다른 도시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아, 친구들에게 여기에서 한 번 살아보라고 말하려 해도 먹고 사는 게 어렵겠네...’하며 잠깐의 꿈을 접어 고이 넣어두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서, 많은 것이 없는 이 곳에 이끌리듯 오지 않았던가. 따박따박 꽂히는 급여와 어깨에 지워지는 명예에 현혹되어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워서 뛰쳐나왔으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하는 것이 맞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가며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져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청년] 아무 것도 없는 곳, 그 무엇도 그릴 수 있는 곳
독자기고
관광진흥과 → 문화관광과로 변경
‘알프스하동프로젝트’ 업무에서 삭제
2020년 8월 1일,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의 ‘지리산아 미안해 공동행동의 날’ 형제봉 산상 시위
지난 8월11일, 군은 ‘하동군 행정기구설치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관광진흥과는 문화관광과로 변경되고 담당 업무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알프스하동프로젝트’가 업무에서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군은 총 사업비 1650억 중 1500억을 감당할 민간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실시설계용역 결과에 따른 지형도면 고시, 도시계획위원회 구성 등과 같은 행정 절차도 전면 중단된다.
이순경 기자
알프스하동프로젝트 전면 중단
환경
군정
난 그림을 좋아했다. 그런데 나의 성장기에는 그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그 시대 보통의 아이들처럼 가난한 시절을 살았다. 또 타고난 그림의 재능도 없었다. 그 흔한 수채화 한 장, 만화 캐릭터 하나도 그리지 못했다.
서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집이 생기고 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집을 꾸민다고 방마다 그림을 걸었다. 부엌에는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아이들 방에는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 거실에는 제법 액자가 큰 클림트의 ‘키스’가 지금까지 떡하니 걸려 있다. 그때는 웃기만 했는데 요즘은 그 그림을 한 번씩 오랫동안 보기도 한다. 그리고 먼지도 한번 쓰윽 닦는다.
고흐는 옛날부터 이상하게 좋았다. 그의 슬픈 삶이 좋았는지 아니면 연민인지 모르겠다. 난 밝음을 좋아하는데 고흐 그림에 있는 외로움이 보였고 인생이 보였다. 사실 나는 고흐의 ‘자화상’을 더 좋아한다. 50대 나의 모습이 보여서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그림도 아마 그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자마당] 앞으로 성큼 다가올 내 노후를 위한 준비
독자기고
하동읍내 축협 건물 앞에는 요즘 세상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작은 전동리어카에 낡은 음악CD와 USB, 소형 라디오를 파는 이지헌(남, 77세) 씨다. 8~90년대의 한때 ‘길보드 차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길거리 리어카에서의 판매량이 음반시장을 좌우하던 시절이 있었다. 국민 1인당 1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음원 스트리밍이 음악시장의 대세가 된 지 오래인 세상에서 이토록 낡고 오래고 희귀한 장사를 계속하고 있는 이지헌 씨를 만나봤다.
하동 시장에서 음반을 파는 이지헌 씨
문
: 요즘은 진짜 보기 드문 장사를 꾸준히 하시길래 한번 뵙고 말씀 좀 듣고 신문에 실어볼까 싶어서 왔어요.
답
: 하지 마~~ 다 늙어빠져가지고 뭘 그걸. 하하
문
: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정정해 보이시는데...
[사람과 사람들] 천지간 외로운 사람, 음악을 팔다
사람과 사람들
어느 날 문득, ‘스타웨이’ 간판이 세워졌다
악양면에 위치한 ‘스타웨이하동’(이하 스타웨이)의 새로운 불법 행위가 확인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오!하동 2022년 8월호에서 취재한 ‘공용주차장 불법 사용’ 논란에 이어 새로 설치한 ‘스타웨이하동’ 간판도 불법 설치물임이 확인됐다.
국유지에 불법으로 설치된 스타웨이하동 간판
지난 6월 20일, 19번 국도의 악양면 외둔교차로에서 화개 방면 800m 지점에 있는 지리산생태과학관 근처에 ‘스타웨이’ 간판이 설치되었다. 6월 20일 ‘스타웨이’라는 글자가 세워진 데 이어, 6월 25일에는 ‘스타웨이하동’에 흰색 페인트까지 칠해졌다. 7월 중순 이후부터는 야간 조명까지 설치되어 밤에도 어디서나 이 간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웨이하동’은 법 위에 있는가?
이슈
마을 꽃가꾸기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잠시 쉬고 있는 주성마을 주민들
1일에 5일장인 배다리장이 서고 포구에 배가 붐비던 고전면
올해 고전면 주성마을 이장으로 선출된 강택환(69) 씨는 사람이 북적거렸던 고전면의 옛모습을 그리워하며 그때의 영광을 되돌리고 싶어한다. “예전에는 여기가 하동의 읍이었죠. 하동 최대의 5일장인 배드리(배다리)장이 설 때는 주변 마을에서 모두 모여들었고 나루터가 있어 아주 번성했다고 들었어요.” 강 씨는 남들과 같이 젊은 시절 대처에 나가 공부하고 사업도 하였다. 그러나 3대째 주성마을을 지키며 사시던 부모님이 연로해지시고 돌봄이 필요한 연세가 되자, 그는 아버지가 그러했듯 아버지 집에 돌아와 아버지의 임종을 지켰다. 이후 2006년부터 아버지 집에 정착하여 ‘점점 소멸해 가는 고향의 모습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름 많이 고심하였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주성마을의 ‘고하 버거’와 ‘카페 고하’,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스테이 고하Re’를 창업하는데도 강씨는 뒤에서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타지에서 들어온 젊은이들에게 일정 기간 무상으로 집을 임대해 줘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도왔고, 사업이 번창하도록 만나는 사람마다 ‘버거가 맛있다, 버거 먹으러 오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며 홍보대사를 역할을 자처하였다.
변신을 꿈꾸는 고전면 주성마을
우리마을두루두루
기후변화,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익숙해진지 오래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유럽 곳곳에서 폭염으로 산불이 나고 폭우로 강이 범람했다. 빙하가 녹아 산사태로 이어지고, 빙하에서 방출된 메탄가스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는 뉴스를 계속해 듣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실종되었다는 뉴스나 관련한 다큐멘터리 또한 적지 않다. YTN 사이언스의 다큐프라임 “지구 위기, 꿀벌의 경고”에서는 꿀벌의 실종은 일차적으로 식량생산, 먹거리 생산의 문제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의 붕괴로 지구생태계 전체에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연구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후위기 시대, 자연은 위기가 아닐지 모른다. 자연은 그저 기후변화에 순응할 뿐, 인간에게 위기인 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먼 곳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일까?
하동에서도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하동은 괜찮을까?
환경
고물가가 농민들의 목을 죄고 있다. 농민들의 목소 리를 들어보았다.
점심 먹기가 겁난다
농촌의 고물가는 당장 먹는 데부터 시작이다. 작년까진 백반정식 값이 7,000원 하던 곳이 제법 있었는데 올해 초에 거의 모두가 8,000원으로 올랐다. 그러더니 이제 9,000원이나 1만 원인 식당이 생기기 시작했다. 점심값이 25%까지 오른 셈이다. 아직 다수의 식당이 8,000원이지만 따라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가격이 비교적 낮았던 냉면이나 칼국수 같은 면류도 7,000원~10,000원이다. 식당에서 점심 먹기가 부담스럽다.
“일꾼들 얻어서 일하면 일당도 비싸지만, 밥값이 장난 아녜요. 쌀 20킬로 한 가마에 6, 7만 원 하는데, 서너 명만 일해도 밥 사주고 새참이랑 물이랑 사면 쌀 한 가마 값이라요.” (송 씨, 남, 63세)
고물가 고자재비 고인건비에 죽어나는 농민들
농사
슬로시티의 시작 지점, 악양 초입에는 인도조차 없다
슬로시티 인증 13년 차의 악양면을 품고 있고, 군전역으로 확대 인증은 4년 차에 달하는 곳이 바로 하동군이다. 관광지를 중심으로 주차공간조성, 꽃길 가꾸기, 문화행사 활성화, 섬진강둔치의 도보길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통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 예로 악양면으로 들어가는 지방도(외둔마을 악양서로, 개치마을 악양동로)의 초입에는 여전히 인도조차 없다.
인도가 없어 여행자는 풀밭으로 걷고 자동차는 중앙선을 침범한다.
본 기자가 서울에서 하동으로 오는 고속버스를 타고 악양 개치마을에서 하차해 악양동로를 걸어 소축마을까지 걸어본 적이 있다. 편도 1차로 끝 흰색 실선을 밟아가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인도가 없어 도로의 갓길을 따라가는데, 비가 오는 날이라 자동차가 지나가며 튄 물에 옷을 적셔야 했다. 운전자가 보행자를 보지 못하고 갓길 가까이 운전을 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악양서로 또한 마찬가지다. 외둔마을에서 평사드레 문화교류센터(동정호 건너편)까지 인도가 없다. 주민들이 걸을 수 있는 안전한 보행로의 확보가 필요하다.
주민, 도보 여행자, 자전거 여행자 모두를 위해 걷는 길이 필요하다
슬로시티 하동, 과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곳인가?
사회
소통·변화·활력을 내세운 하동군, 농사 행정정보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 기사를 쓰는 나는 농민이다. 바쁜 농사일 틈틈이 ‘하동주민신문-오!하동’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기자이기도 하다. 얼마 전 행정정보 제공에 소홀한 하동군의 민낯을 알게 된 사건을 겪었다.
들깨를 수확하는 농민들
하동군 홈페이지 ‘공고 고시’ 게시판에도 없는 농사 행정정보
농민들은 알 수 없는 농민 지원사업
농사
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