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2살 조솔인의 이야기와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조솔인 자화상
Q. 소개로 시작할까요? 가족 소개도 부탁드려요.
저는 악양초등학교 5학년 1반 조솔인이라고 합니다. 가족은 엄마, 아빠, 동생 서윤이, 주형이예요.
Q. 코로나 때문에 솔인이도 힘든 점이 많죠?
네, 제가 4학년일 때 봄쯤부터 코로나가 시작된 것 같아요. 옛날에는 친구들과 여기저기 놀러다니며 놀았는데 거리두기하고 마스크도 써야 되니까 그게 많이 힘들죠. 친구들을 잘 못 만나는 것도.
Q. 코로나 때문에‘학교를 안 가서 좀 괜찮은데...’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학교를 안 가서 좋았던 것 같진 않아요. 원격수업을 하면 일단 조금 편하고 쉴 수는 있는데요. 친구들하고 같이 노는 시간도 줄어들고 원격수업 때마다 화면 지직거리고 불편해서 전 별로였어요.
Q. 코로나는 왜 생겼다고 생각해요?
인간이 숲을 파괴하고...그래서 그런 거 아닐까요? 원래 박쥐한테 있었던 건데 숲을 파괴하니 박쥐 같은 게 인간 마을로 오면서 퍼진 거잖아요.
Q. ‘악양작은도서관’ 방문자 목록에 솔인이 이름이 있어서 반가웠어요. 도서관에 자주 가나요?
네,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자주 가요. 한 일주일에 3일 정도. 거기서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는데 주로 핸드폰으로 게임을 많이 해요. 저는 핸드폰이 없어서 책 봐요.(웃음)
Q. 솔인이가 책을 많이 보는군요. 그럼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이거 너무 재밌었다 하는 책은?
아. ‘제인에어’ 같은 것도 좋았고요. ‘노틀담의 곱추’도... 뭐 이것저것 엄청나게 읽어댔어요.
Q. 와 대단해요. 주로 책은 부모님이 사주시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나요?
사지는 않고요. 물려받아요. 사촌 언니들이 이제 많이 커서 읽지 않는 책들을 저희한테 많이 줘요. 집에 있는 책들 대부분이 언니들한테 물려받은 거예요.
Q. 저에게도 하나 추천해 주세요. 이건 어른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으로요.
아, 있어요. ‘몽실언니’요. 그책을 읽으면 좀 울컥해요.
Q. 악양초등학교가 1922년에 건립되었더라구요.
네, 저희가 내년에 100회 졸업생이 돼요.
Q. 솔인이가 5학년이죠? 5학년은 총 몇 명인가요?
5학년은 반이 하나고 16명이 다예요. 근데 2학년은 5명이에요. 적죠?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잠깐 살러 온 거라 곧 다른 데로 갈 수도 있대요. 그러면 내년에 3학년은 4명이 될 수도 있어요. 친구들은 1학년 때부터 계속 같은 반이어서 다들 친해요. 중간에 전학 온 친구들도 있는데 거의 대다수가 1학년 때부터 같이 올라왔어요. 전교생을 대충 다 알아요. 이름을 확실히는 잘 몰라도요.
Q. 지난달인가 학교 행사로 뮤지컬 갈라콘서트 관람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뮤지컬 하시는 선생님들이 오셔서 하쿠나마타타 이런 뮤지컬 음악들을 하나씩 부르면서 공연을 해주셨어요. 전교생이 학교 강당에 모여 봤는데 재밌었어요. 코로나 전에는 그런 행사들이 조금 많았었는데 요즘은 자주 있진 않아요.
Q. 피아노를 치는 것 같던데 음악에 관심이 많나요?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게 뭐가 있나요. 음악에 엄청나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에요. 취미는 책 읽기고, 잘 하는 것도 책 읽기예요. 맨날 학교 도서관에 가서3권을 빌려 읽고 하다 보니 1년 동안 제가 읽은 책이 174권 이었어요. 전 다섯 살 때부터 책을 엄청나게 읽은 것 같아요. 그냥 책 읽는 게 좋았어요.
Q. 제가 생각하기엔 핸드폰 같은 전자기기와 친하지 않은 것도 큰 이유였을 것 같아요.
네,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집에 TV가 없어요. 어릴 때 동생들이랑 제가 TV를 밟고 다녀서 망가졌는데 부모님이 수리를 안 해주셔서, 그냥 없는 채로 살았어요. 이젠TV 없는 게 더 좋아요.
Q. 하동에서 나고 자랐잖아요. 하동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어디예요?
집이요! 그리고 우리 산이요! 산에서 동생들과 많이 놀아요. 가을에는 감도 따고 밤도 줍고 나무도 타고.
Q.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나요? 있다면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있죠.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그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방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어요. 그러면 보통 동생 서윤이가 와서 절 웃겨요. 그러면 기분이 다 풀려요. 그러면 다시 나가서 놀고...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동화작가요. 그런데 책만 많이 읽고 글은 또 안 써요. 일기도 잘 안 쓰고...(웃음)
Q. 새해 소망에 대해 말해주세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저는 코로나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