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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새싹은 곧 희망이다

어느새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엊그제 베트남에서 하동군 청암면으로 왔는데 벌써 15년이 되었다. 처음 왔을 때 시댁에서 15년 동안 취나물 농사를 하고 있었고, 이제 나도 15년 지났으니 30년 취나물 농사를 이어가고 있다.
봄에 취나물 수확하기 위한 준비로 요즘 많이 바쁠 때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퍼진 코로나 때문에 봄에 취나물 가격이 어떻게 될지 벌써 많은 걱정거리가 생겼다. 취나물은 주요 농사이지만 나는 열대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항상 고향에서 먹었던 과일들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여러 가지 열대식물을 키우고 있다.
3년 전에 아는 친구한테서 베트남 레몬 씨앗 서너 개를 얻었다. 레몬 씨앗을 발아시키면서 많은 희망을 담았다. 첫째, 잘 발아해서 새싹이 되고 아무 병해충 없이 잘 커 줬으면 좋겠다. 둘째, 나무가 커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많은 바람과 희망을 넣고 발아시켰다. 아주 작은 씨앗이 발아 되고 하루하루 크는 모습을 보고 즐거웠다. 3년이 지나니 그 작았던 씨앗이 나무가 되고 작년 봄에 꽃이 여러 개 피었지만 수정이 안 되어서 다 떨어졌다.
올해는 나무가 더 커졌으니 다시 꽃이 피면 열매도 달릴 거라 희망과 기대감이 더 커졌다. 희망은 곧바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많은 인내심을 갖고 오랜 시간 기다리면 언젠가 꼭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현재 작은 3중 하우스에 레몬 나무 5그루가 잘 크고 있는 걸 보면 항상 즐겁다. 어떤 때는 나도 나무처럼 늘 푸르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지우 베트남에서 20년 살다가 경남 하동군 청암면으로 시집온 지 15년됐습니다. 취나물 농사를 지으면서 열대식물도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열대식물에 대해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2022년 1월 /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