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세계차엑스포는 국내 최초로 차(茶)를 주제로한 엑스포로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2022년 4월부터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茶)!’를 주제로 하동군과 경남 일원에서 개최된다. 총 147억(국비 43, 도비 40, 군비 25, 기타 39)의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이 대규모 국제행사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직간접적으로 행사와 연관된 인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를 통해 문화와 관광은 물론 경제적 파급 및 일자리 창출의 효과까지... 세밀하게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윤상기 군수,한국일보, 21.07.08)
하동군은 내년 ‘차엑스포를 통해 세계적인 치유관광도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동군 보도자료, 한국일보, 21.07.08)
시간
“이 바쁜데 왜 날짜를 땡기 갖고 이 난리라?”
하동세계차엑스포(이하 차엑스포)는 본래 계획대로라면 2022.5.5.~6.3일(30일간)까지 적량면 스포츠파크(구 공설운동장)와 화개면 야생차문화축제장 일대에서 개최하기로 되어 있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 및 사무처가 개소하여 본격 가동된 것이 2021년 1월인 것을 생각하면 1년 4개월만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셈이다. 다른 엑스포들이 4~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진행되는 것에 비해 턱없이 짧은 기간이다. 그마저도 보름가량 앞당겨져 2022.4.23.~5.22일에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문제는 없을까?
“제가 사무처장에 취임하기 전인 2021년 4월에 이미 시기를 앞당기기로 결정되었더라구요. 내년 지방선거 이런 것 때문에 앞당겨졌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준비기간이 촉박하죠.”(신창열 엑스포조직위 사무처장, 2021.11.17 인터뷰)
“그렇지 않아도 골머리 아파 죽겠어요. 기간도 4월 23일부터라 한창 차 만들 시기인데, 부스도 거기다 알바를 세워야 하고, 차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를 지킬 수 없잖아요. 그것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요.”(A씨, 40대, 악양)
“5월 3일인가 하는 걸 보름을 땡겼단 말이요. 그건 뭐냐. 지금 지자체장이 자기 공적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서, 자기 공적을 내세우기 위해서 앞으로 땡겼단 말이요. 그게 5월 2일부턴가 지자체 선거 때문에 자리에 못 나타나거든, 자리에. 그럼 그 앞에 해야‘내가 고생해 이리 했다.’하고 생색낼라 하는 기라.” (B씨, 50대, 화개)
공간
“행사장도 2개, 매장도 2개, 이래 가지고는 되네 안 되네 그러고 있습니다.”
차엑스포는 적량(1행사장)과 화개(2행사장) 두 곳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최시기를 앞당겨서 농번기로 인한 참여율 저하와 인력부족 문제가 예상되는 것에 더하여, 행사장의 분리로 인해 무료 셔틀버스 운행등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교통문제, 농민들의 부담증가라는 부작용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2 행사장 쪽에는 한달 동안 다 입점하면, 옛날 야생차축제 때 하던 텐트 부스를 50만원 내래요. 그러니까 부스비 내야죠, 알바 써야죠. 우리는 차 떼고 포떼고, 차를 얼마나 팔아야 되겠냐구, 지금. 하하하. 부스를 2개 운영하기는 진짜 벅차거든요.”(C씨, 50대,악양)
“부스비용이 한군데(1행사장)가 한 달에 140만원, 한군데(2행사장)가 50만원 그래. 그럼 두 개 합쳐서 200이라. 1행사장, 2행사장 일단 사람이 있어야 가서 부스를 지킬 거 아니가. 차 만들어야 하는데.”(D씨, 50대, 화개)
“그럼 왜 또 제2 행사장 쪽에 매장을 냈냐 그러면 화개 사람들이 반발한 거죠. ‘바빠 죽겠는데, 차 만들어야 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동까지 공설운동장까지 출퇴근하면서 부스를 운영하냐? 제2 행사장에도 부스를 만들어 줘라.’ 그래서 이렇게 된 거죠. 농가들한테 지원은 없이 자꾸 부담을 시키고...”(E씨, 40대, 악양)
2022 하동차엑스포를 알리는 홍보물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
효과
“엑스포는 돈 벌기 위한 기라.” vs “엑스포는 수익성을 보고 하는 게 아니다”
하동군과 조직위는 차엑스포 개최시 135만(외국인7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올 것이며 ‘경제적 파급 및 일자리 창출효과’로 생산 1,892억, 부가가치 753억, 취업 2,636명의 성과를 올릴 것이라 선전(엑스포 공식 홈페이지)하고 있다. 147억의 예산을 들여서 무려 2,645억 원의 경제적 이득과 고용창출 효과까지 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전망은 차재배농가는 물론 심지어 조직위 내부에서조차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150만 명 이상이 찾아올 거라 보고 그중에 40만~50만 정도 외국 관광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모셔야 되겠다, 그래서 부가가치를 올려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차 행사로 인해서 저는 이 관련 유발 산업에 한 2천억에서 3천억 정도 부가가치가 생산된다. 이렇게 보고있고요.”(윤상기 군수, KNN [인물포커스], 21.07.19)
“경제적 파급효과 그런 건 처음 엑스포 설계용역에서 나온 수치들인데, 아무튼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죠... 사실 엑스포는 수익성을 보고 하는 게 아닙니다. 미래에 대한 가치투자죠.”(신창열 엑스포조직위 사무처장, 2021.11.17. 인터뷰)
“엑스포라는 건 원래 돈을 벌기 위한 게 엑스포거든. 축제하고 틀린다 말이요. 엑스포 취지는 돈 벌기 위한 기라. 주민들한테 차생산 농가들한테는 엑스포를 함으로 해서 판매에는 도움이 될릉가 몰라도 사전에 이런 걸 해라, 저런 걸 해라, 해가지고 준비를 하라고 도움을 주고, 보조를 주고 그런 거는 1%도 없다. 그러니까 주민들은 내 포켓에 돈 안 들어오는데 누가 솔선수범해가 하겠어요. 이거는 실패다. 왜 실패냐? 기반조성 안 돼 있고, 코로나에다가, 선거에다가, 지금 지자체장의 욕심 때문에 이걸 하는 거 아닙니까?”(F씨, 50대, 화개)
윤상기 군수조차 ‘엑스포 추진상황 합동보고회’ 이후 “하동군과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가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았으면한다.”는 발언과 함께 “정신 차려야 한다.”(하동뉴스,2021.10.07)고 일갈했다는 하동세계차엑스포! 과연 이런 엇박자와 혼돈 속에서 누가 정신을 차려야 하는 걸까?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