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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청산에 살리라

나는 언젠가 ‘청산에 살리라’ 마음먹어서인가 어느 사이 그곳에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자기 삶을 그리는 화가가 되어 저절로 내 삶의 모습을 세상 위에 그려 내고 있다. 청산 속에 ‘청암’은 맑은 물을 토해내고 그 물은 하동호에 담긴다. 그 물은 하동 일대 생활용수로 자기 일을 다하며 지역민의 영양소로 유익을 주는 큰일을 하고 있다. 작은 한줄기 맑은 물이 큰 호수를 이루고 정화되어 깨끗이 보존되길 바라듯 나도 물처럼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정화되고 싶다. 만물은 맑은 공기, 맑은 물로 살아가듯 나 또한 이곳에서 씻어내고 닦아내며 정화된다. 산 속에서 6년을 지내며 스스로 청산의 물줄기처럼 맑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곳에 오기 전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나를 볼 때 참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그것은 맑은 공기, 맑은 물, 숲이라는 세 박자 리듬이 잘 맞춰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지리산에 모인 사람들이 너도나도 오순도순 마음 모아 아름다운 삶의 터전 잘 간직하여 대대손손 건강한 삶이보존되길 염원한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환경지킴이, 건강지킴이 잘 했는가 스스로 점검해 본다. 발가벗은 겨울 산이 티 없는 속살을 보여주듯 티 묻은 삶의 껍질을 벗겨내고 싶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선시의 한 구절을 다시 되뇌여 본다. 이웃과 자신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살피며 청암에서 맑은 물 흐르듯 소리 없이 걸림 없이 조용조용 건강한 삶을 염원해 본다.
서윤숙(적조천) 6년 전 귀촌하여 잃었던 건강을 되찾았다. 쌍계사에서 문화해설사를 하며 스스로 먹거리를 준비한다. 마을 부녀회장을 맡았다

2021년 12월 / 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