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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미래 먹거리는... 섬진강 모래톱!

22년 만에 섬진강 모래톱에 굴삭기가 나타났다

하동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동송림, 평사리공원, 섬진강100리 테마로드, 구재봉 활공장, 고소산성, 스타웨이 등은 모두 섬진강의 모래톱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다. 관광객들은 전망이 좋은 곳에 올라 백운산과 지리산 사이의 협곡에 발달한 모래톱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에 환호한다. 또한 하동송림, 평사리공원에 펼쳐진 모래톱에 내려가 고운 모래를 즐긴다. 미래 하동 100년 먹거리의 핵심이 바로 이 모래인 것이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하동만의 관광 자원인 모래톱이 위협받고 있다. 재해예방을 명분으로 대규모 준설이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2년만에 섬진강에 굴삭기가 나타났다

2004년, 섬진강 모래채취 영구금지 약속은?

1999년까지 섬진강의 모래톱에서는 굴삭기,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항상 볼 수 있었다.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명목으로 모래를 채취하여 판매하는 이른바 ‘골재채취 사업’을 각 지자체가 앞다투어 시행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2004년 12월 영산강유역 환경청과 섬진강유역 11개 지자체장이 모인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에서 ‘모래채취 휴식년제’의 연장 필요성에 동의하며 ‘섬진강에서의 모래채취를 영구적으로 금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결의문으로 지금까지 섬진강에서 모래채취는 금지되고, 섬진강은 점차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하천기본계획과 재해복구사업은 과연?

국토교통부는 정기적으로 하천을 관리하기 위해 하천기본계획을 세운다. 하천기본계획에는 하천 내 지구설정, 시설물 설치, 하도정비와 퇴적토 준설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이 기본계획에 따라 하천관리가 이루어지는데, 문제는 하천관리의 기본 방향이 각종 시설물의 설치와 준설이라는 ‘정비’에 있다는 것이다. 하천기본계획에서는 모래를 하천의 일부가 아닌 지장물, 즉 ‘방해가 되어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두곡지구 재해복구사업 역시 하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각 지구단위 사업이 진행된다. 하동군에서 홍보하는 두곡지구 재해복구사업의 목표는 ‘재첩서식지 복원과 홍수 예방’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전면 신월리 일대 준설토 야적장 예정지

마을주민을 무시하는 고전면 사막·냉정·신월마을 앞 준설토 야적장

재해복구사업으로 발생하는 준설토는 신비지구 약 47만 4천㎥, 두곡지구 약 80만 9천㎥에 달한다. 준설토는 강건너 다압면 일대와 공설운동장 부근 그리고 고전면 신월리 사막·냉정·신월마을 부근에 야적된다.
이중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고전면 신월리 일대의 야적장이다. 하동군에서는 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즉, 토지소유주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준설토의 야적으로 인한 이해당사자는 토지소유주에 한정되지 않는다. 차량의 이동 및 장비 운용으로인한 소음, 분진, 매연 등의 직접적인 피해와 바람에 모래가 날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주변 경관이 저하되는 등의 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마을주민들도 이해당사자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하동군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법적 절차를 지켰다’는 것은 공공기관이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다했다는 의미일 뿐이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마을주민들이 소문을 듣고서야 야적장의 입지를 알았다는 것이 바로 ‘법적절차를 지켰다’는 하동군이 마을주민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증거이다.

2021년 12월 / 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