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
이슈/사회
home

지금, 하동은 대중교통 혁신 중

교통쉼터, 저상버스, 100원버스, 행복택시로대중교통 이용 불편 해소에 힘써

하동의 대중교통이 변하고 있다. 2022년 민선8기 군정이 시작되면서 교통편의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민선 8기 이전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고질적으로 불편했다. <오!하동>은 2021년 11월호에서 ‘하동의 교통’을 특집으로 보도하며 ‘부족한 것은 도로가 아니라 대중교통’, ‘버스는 승용차가 없는 사람에게 두 다리와 같다’, ‘택시기사가 아니라 택시복지사’, ‘청소년 그들의 불편은 당연하지 않다’라며 교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대중교통의 혁신은 도로를 넓히는 토목건설 방식이 아니라 운용방식과 편의시설 개선, 군민들의 요구를 정책으로 만들어내는 생활밀착형 혁신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동읍 교통쉼터, 군민들에게 큰 인기

교통 정책의 첫 변화는 2022년 하동읍 (구)터미널 부근에 교통쉼터를 마련하면서부터이다. 버스정류장 주변의 빈 점포를 임대하여 화장실과 냉난방시설, 공기청정시설, Wi-Fi, TV, BIS 버스정보시스템 등 스마트기능의 편의시설을 갖춘 ‘교통쉼터’를 만들어 군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하루 평균 약 260명이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대학교 방학기간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여 어르신들의 짐을 하동시장에서 교통쉼터까지 들어드리고 있어서 인기다. 하동읍의 교통쉼터 설치에 이어 읍·면의 버스정류장도 개선하고 있다. 하동군은 2023년 버스이용 불편을 줄이고, 더위와 추위를 피하고, 승차권 발매를 돕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승강장 13곳을 교체하였고, 45곳에 방풍텐트를 설치하거나 교체하였다. 온열의자 11개, 승차권 무인발매기 1개를 추가 설치하여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를 높혀가고 있다.
2023년 5월에 도입되어 7월부터 본격 운행하게 된 전기버스. 현재 4대가 운행 중이다.

저상 전기버스 도입으로 어르신들 타고 내리는 불편함 줄어들어

2023년 7월. 하동군은 계단이 없어 오르내리기가 편리한 친환경 전기 저상버스 4대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농어촌버스는 10대가 42개 노선을 운행 중인데, 그 중 4대가 저상버스이다. 저상버스 도입으로 짐을 싣거나 보행보조기를 이용하는 어르신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훨씬 좋아졌다. 일반버스를 교체할 때가 오면 모두 저상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또 저상버스 4대와 일반버스 6대 모두에 짐칸을 만들어 편하게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하였다. 평상시는 물론 장날에 짐이 많은 농촌 현실을 반영하여 버스를 개조한 것이다. 더불어 버스마다 버스 도우미를 한 명씩 두어 타고 내릴 때 안전을 살피고, 짐을 실어주거나 승객들을 돕는다.

청소년 100원 버스 2023년 1월부터 실시, 전군민 100원 버스 2024년 7월 실시 예정

2023년 1월 1일부터 하동군 청소년들은 100원이면 버스를 탈 수 있게 됐다. ‘100원 버스’다. 이웃 도시인 전남 광양이나 순천, 여수에서는 실시하고 있지만 경남에서는 하동군이 최초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23년 청소년들의 버스 이용 연인원은 38,6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14%가 증가했다. 하동군은 청소년들의 100원 버스에 이어 올해는 전군민을 대상으로 100원 버스를 운용할 계획이다. 군 대중교통 정책 담당자는 “2024년 7월부터 전군민 100원 버스 정책을 실시하고, 3월부터는 버스 노선을 개편하며 버스를 2대 증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군민 100원 버스가 실시되면 군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횟수와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하동군의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2022년 약 30만 명이던 버스 이용객 수가 2023년에는 약 35만 4천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구감소로 해마다 이용객 수가 줄어들고 있던 상황에서 이용객 수가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100원으로 이용하는 ‘행복택시’ 확대로 교통 사각지대 줄여

‘행복택시’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다. 버스정류장에서 600미터 이상 떨어진 마을회관에서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의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마을별로 1개월에 왕복 45회(1일 왕복 3회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택시 1대에 100원이다. 최대 4명이 이용하더라도 100원만 내면 된다. 마을별로 담당 택시가 배정되어 있다. 2023년에 행복택시를 이용한 인원은 5만 5140명이다. 2023년까지 행복택시 이용 대상은 마을회관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거리가 700미터 이상 떨어진 마을이었는데 2024년부터는 이 거리를 600미터 이상으로 완화하였다. 이로 인해 이용 마을이 9개 더 늘어나 하동군 내 70개 마을주민들이 행복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의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덜어졌다. 하동군 담당자는 “행복택시 운행마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스 회사의 적자와 기사 구하기가 어려워 운행횟수와 노선확대 쉽지 않아

그러나 대중교통 사각지대와 이용 불편을 없애기 위한 길은 멀다. 하동군은 ‘대중교통 이용 불편 제로(ZERO)화’를 핵심 키워드로 대중교통 정책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로 인한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사람이 줄어들자 버스 이용객 수가 줄고, 버스 회사는 적자다. 버스 회사의 적자를 국·도·군비로 보전해 주는데 2023년에는 18억 1천만 원을 보전해 주었다. 그럼에도 버스 회사 운영이 만만치 않아 기사들의 안정적 급여와 적절한 노동시간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다. 농어촌버스를 운행하는 ‘영화여객’에 따르면 버스 기사를 뽑으려 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재 기사들이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고 있다. 영화여객 기사는 “일이 힘들어 그만 두었다가도 사람이 없다 하여 다시 근무하고 있다.”며 고강도 노동과 인력난을 토로했다.

수요응답형 교통체계와 버스 공영제 운영을 적극 검토해야

버스 회사 운영적자와 구인란은 타 지자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근본적인 해결 방향은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버스공영제’이다. 아울러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없애는 정책으로 떠오른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Demand Re-sponsive Transit)’를 도입해야 한다. 수요응답형이란, 말 그대로 승객이 부르면 소형승합차를 정류장에 보내는 방식이다. 수요가 거의 없지만 반드시 대중교통이 운행되어야 하는 지역에 적합한 운행체계이다. 전화나 어플을 통해서 예약하고, 몇 시간 단위로 예약을 모아서 운행하는 소형버스 개념이다. 소형승합차로 운행하여 운영비가 줄어들고 승객들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탑승이 가능하니 모두에게 이익인 모델이다. 하동군 담당자는 “농어촌버스 노선개편을 통해서 현재 운행 중인 버스를 10대에서 12대로 증차하고, 기사들의 운행 노동시간을 감소시켜 군민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요응답형 버스사업을 노선개편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하동군의 대중교통 정책혁신으로 ‘수요응답형 교통체계’와 ‘공영제’가 도입되어 ‘대중교통 이용 불편 제로(ZERO)’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2024년 2월 / 3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