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예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하동은 생활문화예술의 불모지다. 전문 예술가나 걸출한 작품들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군민들이 생활 속에서 누리고, 직접 행하는 문화예술이 거의 전무하다는 뜻이다. 문예회관도 있고, 아트갤러리도 있고, 영화관도 있고, 토지문학관과 이병주 문학관도 있지만 군민들에게 찾아오라고만 하지 찾아가지는 않는다. 사람이 모이는 화개장터나 최참판댁 같은 관광지에서 펼치는 공연만 있다 보니 군민이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문화예술만 있는 듯 하다.
군행정에서는 공연을 해도, 전시를 해도 군민들이 오지를 않아 활동을 기획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참 답답한 말이다. 하동은 노년층과 농민이 많은 농촌 사회다. 농사일로 바쁜 농민들이 찾아오길 바라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은 어르신들이 문화공연을 찾아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군에서는 마을로, 생활 속으로 찾아가는 게 마땅하다.
마을회관에서 찾아가는 공연들을 펼치고, 면마다 마을마다 이어지는 세시풍속 행사를 찾아서 지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마을 당산제나 대동회 때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마을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어버이날 잔치에 문화공연이 있고,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할 때 강강술래나 단심줄놀이 같은 대동놀이가 있다면 농민들도 한 숨 쉬어가지 않겠는가. 생활 곳곳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함께한다면 소통이 살아나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공동체가 힘을 얻고, 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다. 군행정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시선이 농민들, 군민들 생활에 맞춰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