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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에 무너진 청암면 묵계임도

하동군, 국유림관리소, 산림청이 미루는 동안 무너져버린 임도

지난 1월 10일 청암면 주민에게서 “말도 안 되는 곳에 임도를 놓고 있다”라는 제보를 받았다. 하동군청 산림과에 문의하였으나 ‘하동군 사업은 아니니 산림청에 문의하라’고 했다. 다시 함양국유림관리소에 문의하니 ‘국유임도 업무는 국유림관리소 소관이 아니니 서부지방산림청에 문의하라’고 했다. 서부청 담당자에게 ‘해당 지역은 경사가 심해 장마철에 산사태가 우려되므로 추가 사업 중단’을 요청하였다.
결국 1월 13일 내린 비로 사면 전체가 무너졌다. 인근 측우소 강우량을 볼 때, 이 지역에는 60~75㎜의 비가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60㎜ 정도의 비에 공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임도가 무너진 것이다. 1월 16일 서부청에 산사태 발생 사실을 알리고 임도 폐쇄를 요청했다. 서부청은 즉시 임도를 폐쇄하였고,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을 보존하기로 하였다.
이 사업은 산불진화용 임도사업이다. 총 6억 5백만원으로 청암면 묵계리 일대에 총 3.68㎞의 임도를 놓는 사업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임도는 1.68㎞의 1단계 사업이다. 올해 2㎞의 2단계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이번 산사태로 중단하기로 하였다.

진상규명이 우선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을 보존하기로 하였음에도 굴삭기가 현장에 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즉시 서부청에 항의하여 굴삭기는 철수했다. 1월 30일 산림청, 국유림관리소, 하동군산림조합 관계자 등과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2단계 사업을 취소하고, 산사태가 난 곳을 포함하여 임도사업 전체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전문가 자문 이후 주민간담회를 열어 재발방지 대책을 찾기로 합의하였다. 마을 주민들은 이번 일의 진상을 밝힌 후 임도 사업 철회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2023년 3월 / 2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