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천에 친수 공간 확보를 명분삼아 수중보 설치
녹조, 수질오염 등 환경문제 대두, 화개천 훼손 우려
화개천 수중보 건설사업은 현재 화개장터와 화개 시외버스터미널을 오가는 (구)화개교와 (신)화개교 사이에 길이 약 64.9 미터의 수중보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어도(어류가 지나다니는 콘크리트 구조물)를 포함한 수중보 건설사업에 총 19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입된다. 법적인 하자가 없는 한 사업 취소가 불가하다. 이미 지난 6월에 사업이 착공되었고 1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하동군 관계자에 따르면, “옛 화개장터 상단협의회 건의에 따라서 하천의 수위 및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가동보’를 설치하여 화개장터 활성화 및 화개천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에게 쾌적한 친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천법 제 33조에 의거, ‘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고 하천의 유지 및 관리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허가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내세웠다.
‘수중보’란 용수의 확보나 하천의 수위 조절 등을 위해 하천의 물을 막아 가두기 위한 수리시설로서, 때로는 물에 완전히 잠기는 형태로 물의 흐름을 늦추게 된다. 잠실 수중보, 탄천 수중보 같이 수위를 일정한 높이로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중보를 설치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의 설치로 인해 하천의 원활한 흐름이 막혀 다양한 부작용이 따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화개천 수중보 건설사업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예상되고 있다. 첫째, 화개천의 흐름을 막음으로써 발생되는 녹조, 수질오염 등의 환경문제와 생태계 파괴라는 차원에서 수중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둘째, 섬진강은 구례와 하동을 굽이 흘러 광양만까지 다다르는 동안 수중보나 댐이 없는 자연순환형 하천인데 수중보로 인해 황어, 은어 등 회귀성 어류 서식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셋째, (구)화개교 다리 위에서 (신)화개교 섬진강 방면으로 바라보는 아름다운 조망권이 훼손되는 문제다. 다리 위에서 화개천을 바라보면 수심에 관계없이 물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여 굵은 조약돌과 자갈, 자유롭게 노니는 은어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아름다움을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수중보가 망쳐놓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넷째, 수중보의 설치가 화개장터 및 버스터미널 인근 식당과 상점으로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장삿속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 군민과 관광객에게 쾌적한 친수 공간 확대라는 명분은 다소 미약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또한 올해부터 2022년까지 화개천 재해예방사업에는 무려 1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화개천의 일부 구간 제방 0.9㎞를 보강하는 등 요즘 화개천은 굴삭기가 하루 종일 움직이는 공사장으로 변하고 있다. 화개면 정금마을 입구 정금다리 밑에는 또 따른 수중보가 건설되고 있는데 무려 한 달 이상 공사가 중단되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수중보 옆 보수공사로 지어진 콘크리트 바닥에는 평상 7~8개와 그늘막을 동원한 불법 상행위까지 이루어지고 있어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토목공사 위주의 하천 정비, 화개 수중보 건설사업. 과연 이대로 좋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