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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달라진 관광 풍속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서의 하동 관광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며 안전 최우선, 단거리 위주로 달라진 관광추이

코로나19로 관광형태는 크게 달라졌다. 한국관광학회와 경기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2020) 그 변화의 추이는 다음과 같다.
1.
개인의 위생과 안전이 관광지 선택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관광객의 숙박시설 이용형태를 보면 대형 호텔보다 한적하고 작은 독채 펜션을 선호하였다. 팬데믹으로 관광산업의 피해규모가 4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펜션 이용 건수는 105%, 독채 펜션 이용 건수는 93% 증가하였다. 반면 쉐라톤 호텔, 팔래스 호텔, 르메르디앙 호텔 등 서울의 5성급 특급호텔은 문을 닫을 만큼 대형 호텔은 기피하는 숙박시설이 되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밀집 시설을 피하고 한적하고 독립적인 숙박시설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2.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여행지를 선호하였다.
3.
인파가 몰리지 않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한 곳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심리적 치유와 면역력 증진을 위해 쾌적한 자연이나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한적한 곳을 찾는 경향이 많아졌다.
4.
단체나 대단위 위주의 패키지 관광은 사라지고 개별단위 관광이 늘어났다. 천천히 걸으며 역사와 문화를 즐기는 ‘뚜벅이 스타일’이나 ‘슬로우 여행’이 늘어났다. 명상, 차박(차에서 숙박), 캠핑 등 최소 단위 여행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주민과 융화되어 깊이 지역을 알아가는 일주일, 한 달 살기가 늘어나고 있다. 
5.
비대면 온라인을 통한 관광지 정보파악와 어플리케이션의 이용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경향으로 미루어 볼 때 관광에 대한 인식은 코로나19 이후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20년 5월)에서 실시한 코로나19 종식 후 국내여행 방식에 대한 조사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여행을 하겠다는 응답 67.0%, 가까운 곳으로 당일 여행 52.2%, 사람이 적은 지역 50.2%, 사람이 모이지 않는 평일여행 40.3%를 선택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안전을 최우선항목으로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동읍에서 바라 본 섬진강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격리 상태를 경험하면서 사회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변화했다. 팬데믹 현상은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 스(SARS) 이후 조류인플루엔자(H7N9), 메르스(MERS-CoV) 등 바이러스로 인해 여행시장이 멈춰서는 현상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이 주기는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기후 온난화로 인한 홍수나 이상기온, 바다생물의 떼죽음 등 지구의 경고는 환경에 대한 책임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지속 가능한 대안관광으로 논의되던 ‘생태관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대안관광으로서의 생태관광

생태관광의 개념은 여러 전문가들이 정의하고 있다. 생태관광학회는 ‘지역주민의 복지가 지속되고 환경이 보전되는 책임 있는 여행’이라 말한다. 생태학자 커슬러는 ‘새와 기타 야생동물, 경관지역, 암초, 화석지, 동굴, 고고학적 지역, 저습지, 희귀종이나 멸종위기 종의 서식지 등 자연고고학적 자원에 기초한 관광’이라 정의한다. 환경부에 의하면 ‘생태관광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는 ‘자연관광’이나 지역사회가 관광으로부터 정당한 이익을 얻도록 하는 ‘공정여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것’이며 ‘지역의 자연과 문화 보전에 기여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생태교육과 해설을 통해 참여자가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는 여행이고 사람과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는 접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결국 생태관광은 다음 4가지 요소가 필수적인 여행이라 할 수 있다: 1.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2. 관광대상지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며 3. 관광지의 주민에게 가능한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주며 4. 이를 통 해 관광객은 만족을 얻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혜의 자연을 가진 하동이 나아가야 할 관광의 방향

생태관광의 이러한 요소를 생각해 볼 때 하동은 천혜의 생태관광자원을 가진 요지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장엄하고 수려하며 해발 1915미터의 고봉을 가진 지리산과 넓은 모래톱, 곡선의 휘어짐이 아름다운 섬진강이 절묘한 대비를 이루는 흔치 않은 풍광이다. 또한 들판과 다도해가 어우러져 있는 천혜의 자연을 보유한 곳이 바로 하동이다.
철쭉이 만발한 지리산 형제봉 (사진: 민종옥)
자연은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은 보물을 숨겨놓고 있다. 보이지 않는 생태계에서 수많은 생명체가 삶을 꾸리고 있는 곳이 자연이다. 그 많은 생태계 중 인간 생태계만이 다른 생태계를 파괴하고 넘본다. 지구 위의 모든 생태계가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보고 깨닫는 것이 생태관광이라면, 관광자원인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탄소 배출 문제에서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 ~12%가 관광산업에 의해 발생한다는 수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2020년 5월 기준) 다시 한 번 관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할 시기이며 관광을 위한 개발이나 환경 파괴는 더이상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관광만이 살길이라며 자연을 훼손하고 개발하는 관광상품은 시대를 읽지 못하는 뒤처진 발상이라 볼 수 있다. 다른 곳과 차별화된 하동만의 다양하고 특별한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관광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자연유산은 다른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인간의 삶 그 자체이며 영감의 원천이다. 하동이 가진 소중한 유산은 모든 인류에게 속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반드시 보전되어야 한다

2021년 8월 /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