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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농민으로 산다는 것

50대 농민 조승현씨 인터뷰

대한민국에서 농민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20년 전에 고향땅 횡천으로 돌아와 14마지기의 논과 6동의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조승현(56. 횡천면 하남마을)씨를 만났습니다. 까만 고무신을 신고 방금 논일을 끝내고 왔다며 옷에 묻은 흙을 터는 조승현씨는 더 유명한 분을 인터뷰해야 하는데, 왜 하잘 것 없는 자신을 선택했냐고 손사래를 치는데, 그 모습에서 숨길 수 없는 농부의 소박함이 묻어났습니다.
조승현씨
창간준비호에 첫 인터뷰를 하시게 됐는데요.
이제, 창간호 정도가 되면 이슈를 가지고 있는 분들하고 인터뷰를...그래 하면 독자들이 훨씬 접근하기가 쉽거든요. 지금 일간지나 지방신문에서 나지 않는, 조명이 되지 않는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중추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해야만이 독자들이 ‘아, 이런 사람도, 우리 지역에 숨은 인재가 있었구나.’ 그런 게 되지요. 평범하게 농사짓는 저희들이야 뭐...(웃음)
진짜 평범한 사람들이 이슈가 돼야죠. 오히려 저희 창간호 취지에 딱 맞는 분인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까? 하하하. 다행이네요.
주로 무슨 농사를 지으시고 판매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논농사하고 비닐하우스 6동인데, 비닐하우스에는 수박하고 메론하고 양상추하고 3기작으로 하는 거죠. 그 외에도 고추 농사를 유기농으로 지어서 아이쿱(생협)에 납품을 했는데 최근에 유기농 인증에 문제가 생겨 어렵게 되고, 현재는 급식업체에 농산물을 대부분 납품을 하고 일부는 공판장에 출하를 합니다.
엄청 바쁘시겠는데요? 수입은 좀 어떻습니까?
돈이 되면 2기작으로 하고, 1기작으로 끝낼낀데 돈이 안됭께는...(웃음)
지난해 농사는 좀 어땠습니까?
저희 같은 곳은 작년 같은 경우는 여름에 침수피해를 당해가지고 수확 하루 전날 고만 싹 (물에) 담가버려 가지고 싹 폐기처분을 하고, 청암 댐에서 이제 수문을 많이 방류를 하잖아요? 그러면 이제 역류가 나죠. 구례쪽은 방류 때문으로 확정이 된 상태라 보상이 됐는데, 여기는 수문을 열었지마는 비가 많이 왔다고 할 수도 있는 기고...정말 이제 그걸 검증하기가 쉬운 부분은 아니거든요. 애로점이 많죠. 그래서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수해의 원인을 따질만한 사안이 아니라서 피해 입은 농작물은 보험으로만 어느 정도 보상을 받았습니다.
농사 지으시면서 어렵거나 힘드신 점은?
제가 올 4월 이전까지 유기농을 쭉 했거든요. 유기농을 하다 이제 무농약으로 인증을 바꿨어요. 근데 윤작을 해야 된다는 법이 있어요. 그래서 콩을 심으라는데 작년에 콩을 한 동을 비워놓고 못 심었죠. 그걸 지적을 하더라고. 그럼 이제 법대로 하시오. 법대로 하시고 나도 뭐, 편하게 농사짓고 싶다. 그 조건이 안 되면 무농약을 해 줘라. 이렇게 된 거라요. 올해는 이제 벼농사에 두 필지를 더 무농약 추가인증을 냈죠. 근데 인자 좁은 필지에 옆 농가에서 논두렁에 풀약을, 제초제를 쳐 삐린기라. 논두렁에 풀약을 치면 다 넘어오거든요. 농산물품질검사원에서 오셔가지고 그게 취소사유라고 하드라구요. 친환경은 이제 친이웃도 같이 포함되는 거 아닙니까? 그 사람은 관행농으로 하지만은 그것도 이제 존중해 줘야 돼. 그래서 제가 생각해 보니까 논농사같은 경우는 우선적으로 농약 때문에 분쟁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 논두렁을, 그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원해주는 그런 사업을 하면은 이제 농약을 안 치지 않습니까? 지금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많이 하거든요. 그런 것을 친환경 쪽에 대폭 지원을 해주면 안 좋겠습니까? 이웃농가하고도 상생이 되는 거고. 이제 풀약 때문에 유기농인증이 취소되는 것도 해결이 되고 분쟁도 안 일어나죠. 그런 쪽에 이제 하동군에서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 주면 좋지요.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기에 어려움이 많네요?
하모요, 그렇지요. 유기농으로 농사 짓는 게 힘이 들죠. 저처럼 이웃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여 유기농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일도 이제 하우스 속에는 멀칭을 하지만, 이제 풀 많을 때는 예초기 가지고 베어야 되고 아무래도 힘이 들죠. 호미를 들어야뎅께는... 논농사보다 하우스 농사가 많이 바쁘고 힘들다던데요?하모, 그럼요. 하우스가 아무래도 바쁘고 힘도 들죠. 하우스 한 지가 한 17, 18년은 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하우스는 해야 생계가 되니까. 수박 같은 경우는 다 순도 따야 하고, 수박 끝나면 고추하고 메론하고 (하우스에) 넣고, 그 다음엔 양상추는 가을에 추석에 맞춰서 하고. 양상추 같은 경우는 일반 상인한테 계약재배를 하죠. 근데 워낙 양이 많기 때문에 처리하기가 힘이 들죠. 판로 개척도 만만치는 않지요. 처음 시작할 때 인자 뭐, 공판장부터 끌고 올라가는 길을 대야죠. 그래 해 가지고 하나하나 거래처 생기고, 그래 하는 거죠. 고마, 하는 대로 하다 보면 되는 거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쉬워졌죠. 겨울에도 난방 따로 안 하고 수막으로 밤에도 3도에서 5도 맞춰서 관리도 되고. 모종도 남원에 육묘장에서, 양이 한 차씩 되고 하니까 갖다 주죠. 그것만 해도 많이 도움이 되죠.
다 시골에서 나가는 추세인데 지금 반대로 하신 거잖아요. 혹시라도 도시에 살다 고향땅에 돌아와서 살기에 힘든 점은 없습니까?
이왕 들어갈 거면 (고향) 동네에 들어가는 게 좋지요. 자기 고향에 들어가면 좋지요. 개인들의 가치관에 따라서 뭐, 주위사람들을 의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선뜻 선택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분이 많을끼고. 또, 저 같은 사람은 앞뒤 안 재고 들어옹께 별로 그런 거에 신경 안 써요. 자기만 열심히 하면 되지요. (타인의) 시선이 중요합니까? 저는 고민한 적이 없는데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까?
혹시 연세가?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겠네요. (웃음) 65년생이라요. (하도 바빠서) 내가 몇 살인지도 모르겠다! 하하하!

2021년 6월 /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