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하동군은 ㈜씨케이유와 MOU를 체결했다. 씨케이유는 2026년까지 약 300억 원을 들여 대송산단에 천연고무 가공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씨케이유는 베트남·캄보디아에서 생산된 천연고무를 수집·가공하여 국내 타이어 업체에 공급하는 원자재 사업부와 폐플라스틱을 재생하는 환경 사업부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2019년 폐기물 재활용업체 인수로 시작된 환경 사업부인데, 그동안 제1생활폐기물처리장과 하동화력발전소로 환경피해를 받아온 주변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대송산단 인근 마을에 사는 K씨는 “공장도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먼저 숨 쉬고 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개발 전부터 살아온 주민들의 입장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혹시라도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들어올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물론 대송산단에는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들어올 수 없다. 입주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입주하려면 개발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하동군이 개발계획 변경신청을 하여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때문에 하동군만 의지를 갖는다면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대송산단에 들어올 수 없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하동군 투자유치과 담당자는 “주변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으며, 앞으로 씨케이유가 요청하더라도, 폐기물 재활용업을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대송산단 개발이 시작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3건, 총 4조 8678억 원의 투자협약이 체결되었지만 실제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경남QSF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기업 내부사정으로 사실상 공사가 중단되었다. 무리한 산단개발로 재정난을 겪고, 아직도 지방채를 갚고 있는 하동군으로서는 분양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변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과 함께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된 맹목적인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재평가와 반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