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
이슈/사회
home

갈사만은 살아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5대 강 중에서 유일하게 하구가 열려있는 강은 섬진강이다. 하구가 열려있으면 강은 숨을 쉬고 있는 것이고 바다는 신선한 산소를 마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곳의 강 하구는 생태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멸종위기 2급종, IUCN 적색목록 취약종이다. 전세계에 약 1만 마리 정도 남아있는 귀한 새이다. 매년 겨울 갈사만을 찾는다.
섬진강물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배알도는 모래 갯벌로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둥의 최대 서식지로 우리나라의 몇 남지 않은 보물 같은 곳이다. 봄과 가을에는 도요새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옆으로 가면 갈사만이 나오는데 여기는 겨울 철새들의 휴식처로 멸종위기종인 솔개, 잿빛개구리매, 큰말똥가리, 새매, 참매 등과 큰고니,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법적 보호종과 겨울철 찾아오는 오리류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주변에는 먹이터인 논이 확보되어 있어 순천만과 유사한 환경인데 만약 이곳을 산업단지로 만들지 않고 순천만처럼 생태습지로 지정해서 보호한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큰고니는 천연기념물 201-2호, 멸종위기 2급종으로 지정된 귀한 손님이다. 갈사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의 큰고니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단지로 지정되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는 석탄화력발전소도 있어서 송전선로가 지나가는데 겨울이면 찾아오는 큰고니와 흑두루미는 송전선로를 피해 위태롭게 날아가고, 큰고니와 오리류는 산업단지 공사와 화력발전소에서 나온 폐기물을 실어 나르기 위해 드나드는 중장비의 출입으로 편안한 휴식을 방해받고 있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호, 멸종위기1급종, IUCN적색목록 위기종으로 지정된 전세계에 약 5000마리만 남아 있는 귀한 손님이다. 저어새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갯벌이 필요한데, 나팔마을 앞 갯벌은 저어새가 먹이를 찾아 살아가는 소중한 서식지이다.
우리는 귀한 보물을 잘 지킬 줄 모르는 것 같다. 세계 최대의 갯벌이고 세계 최대의 도요새 도래지인 생명의 땅 새만금 갯벌을 죽은 땅으로 만들어 버리더니 그나마 해수 유통으로 살아나고 있는 수라 갯벌에는 공항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수만 년의 역사가 쌓여서 만들어진 갈사만을 밀어버리고 미래가 없는 산단을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남부발전에서는 새들이 먹이를 먹고 수달이 살아가고 있는 수면위에 수상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다.
가까운 순천시는 순천만을 산업단지로 만들지 않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고 논밭에 있는 전봇대도 뽑아내었다. 이런 노력으로 순천시는 ‘생태수도’ ‘생태관광’의 도시가 되었는데 하동군은 갈사만에 산단을 만들고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였다.
과연 하동군은 갈사만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일까?
큰기러기. 매년 겨울 갈사만을 찾는다. 전세계적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 2급종이다. 전세계적으로는 흔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몇 마리밖에 없는 매우 귀한 새이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호, 멸종위기 1급종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섬진강을 찾는 독수리는 약 100마리 정도 된다. (사진 : 정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