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
이슈/사회
home

교환하고 나누는 순환공간 ‘모두의가게’

“돈은 쌓아두는 게 아니다”, “좋은 일에 쓰자!”

‘모두의 가게’ 연례 행사인 ‘옷케스트라’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악양면 면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옷케스트라’에서 마을 주민들은 입지 않는 옷을 가져와 기부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옷과 교환한다.
지난 9월 20일 악양면사무소 앞에서 음식과 음악과 옷을 나누는 행사 ‘옷케스트라’가 열렸다. 행사 주최는 악양 면사무소 앞에 있는 순환공간 ‘모두의 가게’이며, 생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가져온 옷을 교환하였다. 어둠이 내릴 즈음에는 싱글맘이 자기 아이를 여러 사람과 함께 키우는 다큐멘터리 영화 ‘침몰 가족’을 감상하였다. 다음은 ‘모두의 가게’(모가) 운영위원 오주옥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모가’를 연 지 얼마나 되었나요? 오픈 이유는?
순환공간 ‘모두의 가게’는 작년 3월 9일 오픈했어요. 저희가 김밥, 떡볶이, 어묵 등 먹거리를 만들고, 주변 상가에 떡도 좀 돌려 공식적으로 주위 분들과 인사를 나눴지요. 지역에 제로웨이스트 모임을 해오던 친구들이 실천도 하고 마을공동체 프로그램도 하는 그런 공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있던 차에 지금의 자리를 임대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고, “오~ 위치 좋고! 악양의 핫 플레이스! 우리 해볼까? 그럴까? 하자!” 그렇게 우연한 기회를 제대로 꿰찼다고 할까요.
행사를 위해 어린이와 어른이 어울려 함께 부르는 생음악도 연주되었다.
‘옷케스트라’ 행사를 개최하게 된 이유는?
새 옷 구매를 줄이고 자원순환에 참여하는 일을 좀 더 즐겁게 해보면 어떨까? 안 입는 옷을 기부하는 행위로 끝내는 게 아니라 내가 가져온 옷보따리 추억도 풀어내고 들어주고 나의 필요를 담아가는 교환의 자리,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도 보고 안부도 물으면서 음식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고 영화도 보는 자리, 이제는 좀 생소해진 물물교환의 방식도 경험해보는 나눔과 순환의 자리가 되었으면 했는데, 작년보다 풍성해 운영위원들 모두 싱글벙글이네요.
모두의 가게에서 판매하고 교환되는 물품이나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주민들께 기부받은 의류, 그릇 등 각종 생활 물품과 책, 제로웨이스트 상품 및 소단위로 생산되고 있는 두부, 달걀, 청국장, 빵 등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해요. 쓰레기를 줄이려 용기를 갖고 와서 필요한 만큼 사가요. 남거나 나누고 싶은 먹거리를 가져다 놓고 가져가는 <공유냉장고>가 있고, 테트라팩, 폐전선, 폐의약품 등의 재활용과 분리수거를 위한 <자원순환 정거장>와, <오픈톡방>을 통해 개인 간 나눔과 거래도 이루어져요. <로이와 곰손들>이라는 바느질 모임과 희곡을 소리 내어 읽는 <희곡에 진심> 모임도 있어요. 더 많은 모임을 작당 중이에요.
운영위원은 몇 명이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8명의 운영위원이 월 1회 모임을 하고 교대로 모가지기를 해요. 운영위원들 대부분이 본업이 있어 ‘모가’ 운영시간이 좀 짧아요.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예요.
월세도 내야 하고 운영비도 들텐데요. 오늘 같은 경우 음식도 공짜고 물건값이 겨우 일,이천 원 정도에요.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궁금해요.
감사하게도 매월 정기적으로 ‘모가’를 후원하는 분들의 후원금이 있어서 월세 등 기본 운영비를 충당하고요, 물건값이 싼 건 순환에 목적을 두기 때문이에요. 물품 판매로 들어오는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아직 돈 때문에 못 한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 운영위원들끼리 하는 우스갯 소리가 있어요. “돈은 쌓아두는 게 아니다.”, “좋은 일에 쓰자.”
옷케스트라에 참석한 손님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침몰가족’을 함께 보고 있다.
운영위원들은 활동비를 좀 받나요?
활동비 받는 건 전혀 없고 사실 여력도 없어요. 기꺼이 즐겁게 참여하는 놀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동네에서 뭘 하면 모두에게 좋을까? 이런저런 궁리로 머리 맞대고 함께 뭔가를 도모하는 일 자체가 즐거운 사람들이 모여 ‘모가’를 운영하고 있어요.
모가를 알리기 위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순환공간 모가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물품을 기부하고 필요한 걸 사는 곳일 뿐 아니라 누구나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에요. 이 공간에서 누구랑 뭘 하면 좋을지 꿍꿍이를 하고 작당을 모의하고 들락거리면서 ‘모가’가 시끌벅적해졌으면 좋겠어요.
모두의 가게 : 하동군 악양면 악양동로 388 (악양면사무소 앞) 055-884-0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