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전남도의회는 ‘광양시 하천수계 종점 현실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섬진강 종점을 옮겨 하구 일대를 매립하여 관광단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광양시 계획대로 이곳을 매립하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섬진강 하류 하동읍 등의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어디에서 어디로
현재 섬진강 종점은 배알도 근처에서 금성면 해양파크빌 인근을 잇는 선이다. 광양시는 이 선을 남해고속도로 섬진강교 일대로 올리려고 한다.

섬진강의 현재 종점과 광양시가 옮기려는 종점의 위치
옮겨서 무얼하려고? 매립해서 목욕탕과 술집을 짓는다!
광양시 계획은 선소리와 망덕리 일대 약 10만 8000㎡(3만 2600평)을 매립해 관광호텔과 사우나, 찜질방, 가요유흥주점 등을 짓겠다는 것이다. 결국 목욕탕과 술집을 지으려고 섬진강 하구를 매립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섬진강 종점을 옮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개발계획의 승인과 관련되어 있다.
목욕탕과 술집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국가하천인 섬진강 하구를 개발하려면 환경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목욕탕과 술집을 짓는 계획으로는 환경부장관 승인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광양시 계획대로 섬진강 종점을 옮기면 망덕리와 선소리 일대는 하천이 아닌 바다가 된다. 그러면 이 일대는 공유수면법에 따라 광양시가 관리하게 된다. 광양시 마음대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선소리 일대 매립 계획도(상), 망덕리 일대 매립 계획도(하)
하구 생태계 파괴 그리고 홍수
문제는 광양시 계획이 하동읍 등 섬진강 하류의 홍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화개장터가 물에 잠겼을 때, 조금만 비가 더 왔으면 하동읍도 물에 잠길 뻔했다. 불
어난 강물이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한 탓이었다. 강물이 바다로 빨리 빠져나가야 홍수 위험이 줄어든다. 강물이 빨리 빠져나가려면 강폭이 넓고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2020년 홍수 이후 신비와 두곡 일대 모래톱을 준설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전라남도-광양시, 지방하천부터 추진
국가하천인 섬진강 종점을 옮기려면 영산강유역환경청, 하동군, 경상남도 등 여러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광양시는 전라남도 관할의 지방하천부터 종점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라남도와 광양시가 섬진강 종점을 옮기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하동군의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