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의 현황과 실태, 지원의 문제점
하동군에는 11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으나 운영 중인 곳은 7개 정도이고, 활동의 편차도 크다. 작은도서관은 어떤 도서관인지, 현황과 실태는 어떤지, 군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에는 문제가 없는지, 운영이 잘 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의 사례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작은도서관’ 주민의 참여와 자치가 기반인 도서관
‘작은도서관 진흥법’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이란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하여 지역사회의 생활 친화적 도서관 문화의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작은도서관 진흥법 및 시행령’, ‘하동군 작은도서관 운영 지원 조례’는 작은도서관의 설치 및 운영, 작은도서관의 운영방향,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군수의 책무, 예산의 지원, 위원회의 설치 등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단체 또는 개인은 작은도서관을 설치·운영할 수 있고, 설치·운영 중인 작은도서관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등록한 사립 작은도서관의 조성 및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대부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작은도서관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다. 군수는 작은도서관 조성 및 운영,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상호 협력, 작은도서관 운영 활성화에 대한 행정적 지원과 이에 필요한 도서관 자료구입비 및 운영비 등을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운영자는 작은 도서관별로 운영위원회를 둘 수 있다.
하동읍에 있는 하동도서관은 공공도서관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계획에 따라 설치· 운영되는 반면, 면이나 마을에 있는 작은도서관은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설치· 운영되는 자치조직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은 7개 뿐
하동군은 1개 읍, 12개 면이 있는데, 등록된 작은도서관은 11개로 공립(직영1, 위탁3)이4개이고 사립이 7개이다. 이 중 9월 15일 현재, 사서 역할 인력을 지원받는 곳이 5곳이고
운영보조금을 받는 곳이 6곳, 하나 이상 지원받는 작은도서관은 7곳이다.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읍 1개, 5개 면에 7개가 있고, 나머지 7개 면에는 작은도서관이 없거나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하동읍(대한실버), 화개면(별천지, 지리산반달), 악양면(악양), 적량면(희망), 북천면(북천코스모스), 청암면(청학) 등이다.
사람을 뽑을 때, 해당 작은도서관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군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사서 역할의 인력지원과 관련하여, 하동형 일자리로 지원이 되다보니, 해당 작은도서관의 특성이 무시되어 곤란을 겪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는 해당 작은도서관을 잘 이해하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뽑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군청이 나서 하동도서관과 연계하여 작은도서관 실무자의 사서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신설하고 정례화”해 주기를 요청했다.
다음으로 “작은도서관의 공과금(전기, 수도, 통신료 등)은 면에서 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한 작은도서관의 경우 작년 공과금 총액이 200여만 원이 넘었는데, 운영보조금 320만 원 중에서 공과금 약 200여만 원을 내고 도서를 구입하고 나면, 다른 프로그램 진행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작은도서관 간의 간담회를 운영하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도서관 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점과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조례 개정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다.
별천지 작은도서관, 화개면 주민자치회에서 운영
주민자치회나 운영위원회가 활성화되어 지역(면이나 마을)과 소통하고 주민 참여가 활발한 두 곳을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화개면에 있는 ‘별천지 작은도서관’이다. 별천지 작은도서관은 화개면 주민자치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주민자치센터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주민자치회를 통한 주민 참여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물에는 장난감 은행, 모임방 등이 있어 지역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일상적인 활동으로는 초·중생 25명 정도가 참여하는 방과후 돌봄교실이 있는데, 매일 간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은 독서지도와 보드게임도 한다고 한다. 또 ‘찾아가는 독서문화교실’이라는 제목으로 신흥마을 커뮤니티에서 6월부터 11월까지 14회에 걸쳐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가하는 ‘마음소리 그림책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귀농·귀촌자의 이용이 많고 도서 상호대차 서비스도 가능하다.
지리산반달 작은도서관, 마을 문화의 중심 역할
다른 하나는 화개면 의신마을에 있는 ‘지리산반달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 운영위원회는 월 1회 열리는데, 마을의 이장, 부녀회장, 청년회장 등 당연직 위원 3명을 포함 12명으로 구성되며, 도서관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한다.
마을에서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묻자, “저희 마을의 문화행사나 체험행사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무방해요.”라고 손정희 관장은 말한다.
마을 주민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할머니들의 티셔츠나 장화에 그림 그리기 체험행사, 젊은층의 나만의 컵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 작가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사진전을 하였고 올해는 그림전을 할 예정이다.
또 독서 모임이 있어 2주에 한 번 정도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고 있으며, 드로잉 수업도 하고 있다.
상·하반기 합쳐 도서를 1백여만 원 가량 구입하고 있는데, 내가 원하는 책을 신청해서 읽을수 있어 좋다고 한다.
우리 면에, 우리 마을에 작은도서관이 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있다면 이용해 보았는지, 이용해 보았다면 어떤 점이 좋았는지, 무엇이 아쉬웠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도서관의 변화는 그곳을 활발히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